똑바로 입어라…중국 자금성서 쫓겨난 유명 패션 디자이너 일행

미국의 유명 패션 디자이너가 자금성을 방문했다가 복장 때문에 퇴장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자금성을 방문했다가 쫓겨난 패션 디자이너 릭 오웬스(맨 왼쪽)와 일행들. /레딧(reddit) 캡처

지난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디자이너 릭 오웬스는 15일 지인들과 함께 중국 수도 베이징의 자금성을 방문했다. 그들은 입구에서 사진을 찍던 중 관계자로부터 퇴장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공개된 사진 속에서 이들은 얼굴에 흰색 화장을 하고 입술과 눈 주변을 검게 칠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오웬스의 그룹은 이 상황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불만을 표출하며 전했다. 자금성 관계자는 이들에게 "화장을 지우고 평상복으로 갈아입으면 입장이 가능하다"고 안내했지만, 이들은 이를 거부했다. 페칼 매터 측은 이 사건을 "굴욕적이고 비인간적"이라고 표현하며, "우리는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치르는 대가를 이해한다. 표현의 자유를 없애려는 사람들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금성 측은 이에 대해 "적절한 복장을 하지 않은 사람은 입장이 허용되지 않는다"며 반박했다. 그들은 오웬스와 그의 일행이 "어둡고 이상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고 언급하며, 실제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자주 받았다고 지적했다.

현지에서는 자금성 측의 결정을 지지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베이징 데일리 신문은 사설에서 "이들의 옷차림에 대한 자유가 존중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중국 역사와 문화를 존중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발했다. 또 아방가르드한 패션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하면서도 "공공질서를 지키고 문화적 예절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비판했다.

중국의 네티즌들도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주로 "그들에게 원하는 옷을 입을 자유가 있는 만큼, 자금성도 그들을 들여보내지 않을 자유가 있다", "중국인이 수영복 차림으로 외국 교회에 들어가는 것을 허용하는 곳은 없다",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 등의 반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