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이 끝나고 나니 빨리 다음 경기를 하고 싶더라고요."
김선형(36·서울 SK)의 연료 탱크가 다시 채워졌다.
김선형은 지난 22일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프로농구 정규리그 1라운드 원주 DB와 홈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33분 49초를 뛰며 22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 4스틸로 코트를 누볐다. 특히 4쿼터에도 10분을 전부 뛰며 에너지 레벨을 떨어뜨리지 않았고, 결국 경기 종료 직전 자밀 워니, 안영준과 함께 역전을 이끄는 주역이 됐다.
지난 시즌과 완전히 달라진 에너지 레벨이 돋보인다. 2021~22시즌 파이널 최우수선수(MVP), 2022~23시즌 정규리그 MVP였던 김선형은 지난 시즌 갑작스러운 부진에 빠졌다. 2022~23시즌 파이널에서 부상을 입고, 이후 국가대표 일정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회복과 시즌 준비가 부족했다. 결국 컨디션 난조와 부상으로 35경기 평균 24분 44초만 뛰고 시즌을 마감했다. 에이스인 그와 함께 2년 연속 챔프전에 올랐던 SK도 4위에 그쳤다.
전희철 감독은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김선형을 올 시즌 무리하지 않게 쓰고자 했다. 22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전 감독은 "선형이가 본인은 아니라고, 30분 이상 뛸 수 있다고 하지만 지금은 27분에서 28분을 뛰는 게 적당한 것 같다. 쿼터 당 7~8분정도를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선형은 이날 전희철 감독의 기대 이상을 보여줬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선형은 시즌 초반인 걸 고려해도 컨디션이 좋다고 자신했다. 그는 "지난 시즌은 2~3분만 뛰고도 벤치에 교체 사인을 보냈다. 전희철 감독님도 '벌써?'라는 제스처를 하셨다. 그만큼 몸 상태가 최악이었다"며 "올 시즌은 아직 2경기지만, 벤치를 안 쳐다본다. 오프시즌으 잘 보내서 4쿼터까지 스피드가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김선형은 "지난 20일 개막전(안양 정관장과 홈 경기)이 끝난 후 '빨리 다음 경기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웃은 그는 "올해는 출전 시간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코트에 있을 때 얼마나 역할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다짐했다.
전희철 감독은 "선수들 체력 상태는 그날 그날 보면 알 수 있다. 오늘은 선형이가 4쿼터에도 지치지 않았다. 비시즌 체력 준비를 잘해서 그런 것 같다. 게임 상황에 맞춰 조절해야 한다"며 "이기면 선수들은 또 금방 회복한다"고 기뻐했다. 김선형은 "감독님께서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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