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용인] 김희준 기자= 스트라이커로 돌아온 허율이 센터백 경험과 국제 무대에 대해 이야기했다.
20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페이즈 3차전을 치른 광주FC가 조호르다룰탁짐에 3-1로 이겼다. 광주는 동아시아 권역 유일 3연승을 거두며 전체 1위(승점 9)를 수성했다.
이날 광주는 광주광역시가 아닌 용인시에서 홈경기를 치렀다. 1차전 요코하마F.마리노스와 경기는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됐는데 당시 AFC 감독관이 잔디 상태를 지적해 AFC에서 대체 경기장 물색을 지시했다. 가까운 경기장들은 각자의 사정으로 조호르전에 사용하기 어려웠고, 각 지자체와 협의 끝에 용인미르스타디움이 대체지로 낙점됐다. 이동거리만 260km가 넘어 홈구장이라 부르기도 어려운 위치였다.
그래도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펼치는 데에는 도움이 됐다. 경기 내내 비가 내렸음에도 배수 시설이 잘 돼있어 경기장이 진흙탕이 되는 경우는 발생하지 않았다. 짧은 패스로 후방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가는 걸 선호하는 광주 축구에도 잘 맞았다. 멀티골을 넣어 경기 수훈선수로 뽑힌 아사니도 “잔디 상태는 너무 좋았고, 덕분에 팀원들이 즐기면서 했다”라고 만족했다.
허율 역시 잔디 상태에 흡족해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나 “용인이라는 먼 길을 와서 경기하고 비도 많이 와 힘들었지만 승리할 수 있어 기쁘다”라며 “이동거리가 긴 것보다 잔디가 좋은 게 확실히 이점이 더 큰 것 같다. 확실히 템포나 경기 흐름이 빨라졌다. 잔디가 좋지 않으면 공이 튀어서 끊기는 느낌이 있는데 여기서는 공이 매끄럽게 이동해서 경기가 빠르게 진행되는 느낌이었다”라고 밝혔다.
허율은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돼 스트라이커로 45분 동안 경기를 소화했다. 조호르에 밀리지 않는 피지컬과 단련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전방에서 공을 소유해냈고, 후반 43분에는 아사니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에 머리를 갖다대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기도 했다.
이번 시즌 큰 변화를 겪었다가 원 상태로 돌아왔다. 허율은 시즌 초반이 지나면서 광주 센터백이 줄부상을 당하자 중앙 수비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큰 키에 공격수들의 심리를 잘 안다는 이점이 있어 이정효 감독이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수비진이 안정화된 최근에는 다시 공격수로 나서고 있으며, 이 감독도 허율이 앞으로는 90% 이상 스트라이커로 출전할 거라 말했다.
허율은 센터백 경험이 스트라이커로서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아무래도 수비 입장에서 상대를 막는 포인트를 생각하다 보니 공격수로 돌아갔을 때 더 과감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덕에 도전적으로 해서 상대에게 더 위협적이었던 부분들이 큰 도움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경기력에 대해서는 “득점이 기록되지 않은 건 아쉽지만 팬들과 함께 그 골을 만끽했다. 그 득점은 우리가 준비한 플레이에서 나와 좋았고, 다음 경기가 기대되는 플레이였다”라며 “피지컬에서는 자신이 있어서 큰 부담이 없었다. 상대가 준비했던 것보다 많이 보여주지 못한 부분도 있고, 우리도 잘 준비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현재 광주는 첫 ACL에서 3연승을 구가하며 1위에 자리했다. 국제 무대 자체가 떨림인 동시에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일본 강호 요코하마와 가와사키프론탈레를 상대로도 광주 축구가 통한다는 걸 선수들이 체감하면서 전반적인 경기력도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허율도 이를 인정했다. ACLE에서의 3연승에 대해 “선수들의 꿈은 해외 진출이다. 해외 무대에서 뛰는 게 목표인 선수들이 많다. 개인, 팀 혹은 지도자 분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그곳에서 3연승을 거둬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자신감도 얻었다”라며 “다음 비셀고베와 경기에서는 더 힘이 붙을 것 같다. 비셀고베는 리그 상위 팀이고, 우리가 이미 일본 두 팀을 꺾었기 때문에 광주를 쉽게 보지 못할 거다. 우리도 비셀고베를 잘 분석할 거다. 경기 자체에 대해서는 설레는 마음이 크고, 재밌는 경기를 하겠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터뷰 막바지에 최근 해외 리그를 챙겨보냐는 질문이 나왔다. 허율은 공격수 답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를, 그 중에서도 엘링 홀란을 많이 참고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수비수를 볼 때는 어떨까. 허율은 PL 대신 독일 분데스리가의 김민재를 꼽았다.
“수비수는 김민재 선배님을 많이 참고한다. 뱅상 콩파니 감독님 부임하시고 전술적인 부분이 강화됐다. 특히 수비력이 정말 빠르고 강하다고 느꼈다. 그 부분을 많이 눈여겨봤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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