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그는 이렇듯 극과 극을 달리는 얼굴 덕분에 방송가에서는 벌써 ‘신 스틸러’의 자리를 꿰찼다. 2020년 tvN ‘여신강림’과 5월 종영한 tvN ‘선재 업고 튀어’에서는 통통 튀는 ‘의리남’ 김초롱 역으로 연달아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다 이달 초 종영한 MBC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블랙아웃’(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서는 전작과 180도 다른, 극악무도한 악역을 소화해 시청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극중 예민하고 소심하게 보이는 간호사 신민수 캐릭터를 맡은 이우제는 주인공 고정우(변요한)가 휘말린 살인사건 피해자를 강간한 주범이란 사실이 드라마 말미에 드러내며 추악한 민낯을 내보인다.
최근 서울 서대문구 스포츠동아 사옥에서 만난 이우제는 “이번 드라마는 나에게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 자신하며 “이런 ‘반전’의 얼굴을 가졌다는 게 배우로서 기쁘고 행복할 따름”이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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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알아봐주시는 시청자 분들의 연령대가 다양해졌다는 건 느껴요. 전에는 주로 학생드라마에 출연해서인지 10~20대 분들이 알아봤는데, 요즘엔 어머니 또래 분들이 반가워해주더라고요. 얼마 전에는 극중 현수오 역인 이가섭 형, 양병무 역의 이태구 형, 하설 역의 (김)보라와 서울 망원동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지나가던 아주머니께서 자동차를 세우고는 ‘어머, 병무랑 민수 아니야?’라며 우리 극중 이름을 불러주셨어요. 우리끼리 ‘우와!’하면서 엄청 신기하다고 기뻐했답니다.”
Q. 캐릭터의 정체를 알고 있었나. 연기하면서 어땠나.
“동명의 독일 원작소설이 있어서 우리 모두가 다 ‘나쁜 놈’인 건 알고 있었어요. 다만 그렇게까지 ‘센’ 연기를 해야 하는지는 몰랐죠. 창고 장면(장하은이 연기한 심보영 캐릭터를 양병무 역 이태구와 함께 겁탈하는 내용)을 찍은 후엔 이틀 연속으로 누군가에게 쫓기는 악몽을 꿨어요. 그렇게 나쁜 역을 한 건 처음이었거든요. 극중 캐릭터가 범죄를 숨기고 초조해했던 감정이 남았나 봐요. 우리끼리도 ‘욕 많이 먹겠다’며 많이 이야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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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은 사실 극중에서 자주 입어서 어렵진 낯설진 않았어요. 분장 선생님께서 고등학교 시절 장면에는 여드름을 그리자고 제안해주셔서 외모에 약간의 차이를 뒀죠. 지금에 와서야 좀 더 풍성하게 연기해볼걸 아쉬움이 들죠. 그때는 잘하고 싶은 의욕이 앞서서 여유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전에는 또래 배우들과 호흡을 주로 맞춰서 언젠가 선배들과 연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변요한 형님을 비롯한 많은 선배들이 출연하니 꼭 잘하고 싶었거든요. 저에겐 큰 기회이기도 했고요.”
Q. 잘하고 싶은 욕심이 컸는데 2년이나 기다려야 해서 답답했겠다. 드라마 촬영을 2022년에 마치지 않았나.
“드라마가 나오길 엄청나게 기다렸죠. 변요한 형이랑 만날 때마다 ‘우리 언제 나와요?’라는 게 공식 질문일 정도였다니까요. 모두가 한 마음으로 진심을 다해 촬영한 드라마인 만큼 더 기다려졌어요. 여기서 만난 모든 사람들과 아직도 단체 문자메시지를 매일 나눌 만큼 절친하게 지내요. 가족 같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행운이었어요.”
Q. 극의 주인공인 변요한은 어땠나.
“말 그대로 스타니까 처음에는 설레고 떨렸어요. 전 신인인데 형과 계속 호흡을 맞춰야 하는 역할이었거든요. 한편으론 ‘내가 실수하면 어떡하지’라며 무서운 마음도 들었어요. 그런데 막상 현장에서 형을 만나니 정말 다정하고 잘 이끌어주는 선배였어요. 친구 연기를 할 땐 ‘찐친’(진짜 친구)처럼 대해주셨고, 현실에선 정말 좋은 형이자 선배가 돼 주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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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 또한 제게는 행운일 따름이에요. 변 감독님께서 저의 간절한 마음을 인상 깊게 봐주셨어요. 잔뜩 쪼그라들었던 첫 촬영 날에 ‘우제야, 너 하고 싶은 대로 펼쳐서 해’라고 한 마디 해주셨어요. 그 말이 얼마나 힘이 됐는지 몰라요. 변 감독님이 절 또 불러주신다면 뭐가 됐든 달려갈 거예요.”
Q. 이번 캐릭터가 연기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주변에서 이번 드라마를 두고 ‘너의 모든 전작들의 엑기스를 뽑은 느낌’이라고 말했어요. 이렇게나 색다른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잡는 건 배우로서 결코 쉽지 않아요. 그래서 더욱 이번 작품을 잘 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진심을 쏟은 드라마가 저의 터닝포인트가 되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따름이에요. 겉으론 순진한 척하면서 속을 칼을 숨기고 있던 신민수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다음엔 그와 반대로 애초부터 나쁜 캐릭터를 해보면 어떨까요? 저의 ‘두 얼굴’을 잘 사용해보고 싶어요.”
Q.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다양한 연기가 가능한 배우라는 사실을 시청자와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다음 10년은 인지도와 폭넓은 경력을 쌓는 데에만 집중할 거예요. 그 다음 10년에 대한 이야기는 제가 당장의 목표를 이룬 뒤에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걸로 하겠습니다. 쉬지 않고 달려가는 모습, 잘 지켜봐주세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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