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김혜인 기자 = "반차, 휴가 다 써서 왔는데 우천 연기라니요"
22일 KBO 한국시리즈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와 2차전이 열리기로 한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경기 시작 2시간을 남겨두고 경기장 주변으로 관중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비는 소강상태에 들어 잠시 그쳤지만, 곧 우천 연기 소식이 전해졌다.
관중석 출입구 셔터가 내려지자 입구까지 올라온 한 커플은 "아직 안 연 거예요?"라며 보안요원에게 묻기도 했다.
"오늘 경기 전부 연기됐습니다. 내일 합니다"라는 요원의 대답에 한가득 들고 있던 치킨 상자와 응원봉을 들고 한숨을 내쉬며 발길을 돌려야 했다.
경기 성남에 거주하는 박재우(34) 씨 부부는 "강릉과 용인에 각각 거주하는 양가 부모님까지 모시고 광주에 왔는데 경기가 미뤄져서 다들 실망이 크다"고 전했다.
서울 친구와 함께 여수에서 경기를 보러 온 구승찬(22) 씨도 "숙소에서 하루 더 자고 내일 경기를 꼭 볼 생각이다"며 "기왕 하루 미뤄졌으니 선수들이 푹 쉬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정팀인 삼성 라이온즈의 팬들 사이에서도 우천 연기 공지가 전해지자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함께 터져 나왔다.
유니폼은 물론 각종 굿즈들로 가득 찬 짐가방을 다시 둘러메거나 숙소에서 가지고 나온 캐리어를 끌고 경기장 밖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일부 팬들은 급하게 되돌아가는 교통편을 알아보는 이들도 있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선수들에게 인사를 하거나 사인을 요청하러 온 팬들이 모여들면서 원정팀 출입구 앞으로 긴 줄이 생겨나기도 했다.
부산에서 경기를 보러 온 박한나(27) 씨는 "우천 연기 뜨자마자 근처 숙박업소도 금방 만실이라고 팬카페에 글이 올라왔다"며 "어차피 남은 휴가도 없고 내일 무조건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라 김영웅 선수 사인이라도 받고 가자는 생각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KBO는 22일 열릴 예정이던 한국시리즈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와 2차전을 그라운드 사정과 비 예보로 하루 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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