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왼쪽)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시스
여야 국회의원들이 다시 한목소리로 체육계 자정을 요구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어진 대한체육회 등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6개 공공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체육회의 예산 문제와 운영 난맥상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내부 규정을 어기고 후원기업에 독점권을 제공한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문체위 현안 질의 때 기획재정부와 상의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정정을 요구했다. 기재부는 이 회장이 어떤 형식으로든 공문을 보낸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같은 당 진종오 의원은 이 회장의 개인 비위를 추궁했다. 이 회장이 설립한 자선재단 서담의 실존 여부와 이 회장 부인의 세금 체납 의혹 등을 따져 물었다. 이에 이 회장은 “관련이 없다”거나 “모른다” 등의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해 큰 질타를 받았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4파리올림픽 당시(24일간) 운영한 코리아하우스 운영 문제에 주목했다. 총 운영예산 45억 원 중 25억 원을 임차비로 들였다는 내용과 함께 운영 대행 용역입찰 선정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의혹을 제기했다. 또 이 업체가 담당한 체육인대회 사업비가 종전 2억7000만 원에서 9억2000만원으로 폭등한 것도 지적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대개 일정한 인건비가 이 회장 취임 후 제각각이었다”고 하자, 같은 당 신동욱 의원은 “체육회의 회계관리는 일반 동호회보다 못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체육회-문체부의 갈등을 주목한다는 이 회장의 최근 발언에 대해 “(이 회장이) 정치활동을 많이 한다. 각종 선거 때 지역 체육계의 성명을 받는 것 등이 정말 스포츠와 정치의 분리를 의미하냐”고 꼬집었다.
앞서 해외출장을 이유로 정몽규 회장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대한축구협회(KFA) 또한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의원들은 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홀로 면담했다는 이임생 KFA 기술총괄이사의 증언이 위증이라며 고발을 요청했다.
지난달 현안 질의에서 이 이사는 ‘홍 감독 면담에 누가 동행했느냐’는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면담은 나와 감독님만 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 자리에는 최영일 KFA 부회장도 동행했다.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이사의) 진술은 허위다. 위증 혐의로 고발해달라”고 하자, 같은 당 전재수 문체위원장은 “위증, 증인 불출석 등을 종합해 위원회가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정 회장이 자신의 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 직원을 충남 천안 일대에 짓고 있는 축구종합센터 건설 현장에 파견한 것과 자문 계약을 맺은 부분 등을 물으며 정 회장의 협회 사유화를 의심했다. 정 회장은 25일 예정됐던 귀국일을 앞당겨 24일 종합감사에는 출석하기로 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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