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가 교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독립유공단체인 광복회가 "흉상 재배치는 반헌법적 시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광복회는 22일 성명서를 통해 "군이 육사 내 홍범도 흉상을 철거해 재배치하려는 것은 독립전쟁 영웅들의 역사와 정신을 훼손하고, 국군의 뿌리를 부정하는 반(反)헌법적 시도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광복회는 "흉상재배치 계획은 일본 제국주의 부역자들로 가득 찬 ‘조선경비대’를 군의 시원으로 삼겠다는 음모"라며 "그 계획을 당장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홍 장군 흉상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3월 다른 4명의 독립운동 영웅 흉상과 함께 육사생도 교육시설인 충무관 앞에 설치됐다.
육사는 작년 8월 31일 교내 기념물 재정비 계획에 따라 홍 장군 흉상은 외부로, 나머지 독립운동 영웅 흉상들은 교내 다른 장소로 이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됐다. 소련 공산당 가입 전력이 있는 홍 장군 흉상이 육사에 설치된 것은 부적절하다는 게 당시 육사와 군 당국의 입장이었다.
이에 따라 홍 장군 흉상을 충남 천안 소재 독립기념관으로 옮기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반대 여론이 커지고 광복회 등 독립유공자 단체와 야당도 강하게 반발하면서 흉상 이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광복회는 "이번에 다시 ‘흉상 재배치’ 운운하는 것은 현 정부의 친일 매국정책이 얼마나 집요하고 뿌리 깊은 지 말해주는 대목"이라고 짚었다.
이어 광복회는 "지금이라도 군은 흉상 재배치 계획을 포기하고 ‘의병-독립군-광복군’으로 이어지는 우리 군의 자랑스런 역사를 군의 시원(始原)으로 법제화하는 데 나서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정형균 육군사관학교장은 지난 17일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군본부 감사에서 홍범도 흉상과 관련해 "육사 내부적으로 여론을 수렴한 결과 존치시켜야겠다는 의견이 많다"면서 "위치 자체는 현재보다 조금 더 선양하기 적절한 곳으로, 육사 내에서 조정하자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