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LCK 리그를 호령하는 '전통의 강호' T1과 '파워랭킹 1위' 젠지의 라이벌 구도가 국제 무대에서 정점을 찍는다. 세계 최고 대회에서 단 1장의 결승 티켓을 두고 운명의 승부에 나서게 됐다. 올해 롤드컵은 한국과 중국의 e스포츠 자존심 대결로 피날레를 장식하게 될 전망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를 서비스하는 라이엇 게임즈는 프랑스 파리 아디다스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4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4강전에서 LCK T1과 젠지(27일), 중국 LPL 웨이보 게이밍과 빌리빌리 게이밍(26일)이 각각 맞붙는다고 22일 밝혔다.
LCK 한 팀과 LPL 한 팀이 11월 2일 영국 런던에서 펼쳐지는 결승전에 진출한다.
T1은 작년 롤드컵 우승 이후 다소 부진한 성적으로 팬들의 우려를 샀다. 올해 LCK 스프링과 서머 시즌은 준우승, 3위에 그치며 젠지와 한화생명e스포츠에 왕좌를 넘기는 듯했다.
롤드컵 진출도 쉽지 않았다. 선발전에서 디플러스 기아에서 한차례 패배했다가 이통사 라이벌인 KT 롤스터를 3대 2로 누르고 힘겹게 4번 시드를 손에 쥐었다.
그런 T1이 글로벌 무대에서는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지난 19일 LPL 2번 시드로 올라온 강적 톱 이스포츠를 상대로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승리했다.
1세트에서 대치하던 중 '케리아' 류민석의 바드가 상대 2명을 묶자 한꺼번에 달려들면서 에이스를 만들어냈다. 2세트에서는 15킬을 달성하는 동안 톱 이스포츠에게 1킬도 허용하지 않았다. 3세트는 초반부터 킬 스코어를 벌려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T1은 2013년 이후 롤드컵 5전 3선승제 승부에서 LPL을 상대로 9전 전승을 기록하면서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참가한 모든 롤드컵에서 4강 이상 진출하는 기록도 썼다.
만약 T1과 웨이보 게이밍이 결승에서 만나면 지난해 영광의 순간을 만끽했던 '페이커' 이상혁의 모습을 다시 볼 가능성이 커진다.
T1은 작년 롤드컵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징동 게이밍을 4강에서 만나 고전했지만 이상혁이 아지르로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꾸는 명장면을 탄생시키며 결승에 진출해 웨이보를 3대 0으로 가뿐히 누르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LCK에서 최근 수차례 우승했지만 유독 국제 대회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젠지의 활약도 관전 포인트다.
젠지는 지난 20일 북미 플라이퀘스트와의 대결에서 1대 2로 밀리다 집중력을 되찾고 승리했다.
1세트에서 미드 라이너 챔피언으로 세라핀을 기용한 플라이퀘스트를 상대로 공격적으로 풀어가려다 역습에 당한 젠지는 2세트에서 '쵸비' 정지훈의 카사딘이 상대의 초반 공격을 두 번이나 받아낸 덕분에 이겼다.
3세트에서 플라이퀘스트의 원거리 공격 챔피언 조합에 무릎을 꿇은 젠지는 4세트에서 트리스타나와 애쉬를 가져가면서 받아쳤고 정글러 '캐니언' 김건부의 니달리가 교량 역할을 해내며 승부를 최종전으로 끌고 갔다.
5세트에서 젠지는 16분 동안 교전을 자제하면서 정지훈의 스몰더를 키웠고, 이후 교전에서 압도적인 화력 차이를 보여주면서 승리했다.
2018년 인수 창단 이후 여섯 번째 롤드컵에 출전한 젠지는 2021년, 2022년에 이어 세 번째로 4강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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