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김봉수(오른쪽)는 올 시즌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연령별 대표팀 이력도 전무하고, 2021시즌 제주 입단 당시 정식 오퍼를 받지도 못했지만 어느덧 수준급 수비 자원으로 발돋움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하나은행 K리그1 2024’에서 김천 상무의 선전이 인상 깊다. 34라운드까지 16승9무9패, 승점 57로 3위다. 선두 울산 HD(승점 62), 2위 강원FC(승점 58)와 우승컵을 다툰다.
김천의 상위권 질주는 이변이다. 지난 시즌 K리그2 우승으로 올 시즌 K리그1로 승격됐지만, 잔류에 급급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정정용 감독의 지휘 아래 리그 최고 수준의 공수 밸런스를 뽐내며 역대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센터백과 미드필더를 오가며 팀을 지탱하는 김봉수(25)가 있다. 올 시즌 팀이 치른 34경기(1어시스트)에 모두 출전한 그는 내로라하는 선수들과 주전 경쟁에서 당당히 승리했다. 지난해 12월 입대 후 김재우(대전하나시티즌), 원두재(코르파칸클럽), 김동현(강원FC) 등 쟁쟁한 선임들 사이에서 살아남았다. 조진우, 김민덕, 박대원, 서민우 등 내로라하는 동기들과 후임들에게도 자신의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2021시즌 제주 유나이티드 입단 후 호평받은 건실함이 김천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김봉수는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뒤 팀에 합류했을 때 수비진에 부상자가 많아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포진해 있었고, 조직력이 갖춰져 있었기 때문에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올 시즌 활약을 돌아봤다.
이제는 수준급 수비 자원으로 발돋움했지만, 학창 시절의 절실함을 잊지 않고 있다. 광주대를 중퇴한 2021년 초 제주에서 입단 테스트를 3번이나 받았고, 계약기간도 1년에 불과했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
김봉수는 “아마추어 시절 나는 연령별 대표팀 이력도 없었고, 튀는 스타일의 선수도 아니라 프로 구단의 정식 오퍼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열심히 운동하다 보니 제주에 입단할 수 있었다”며 “제주에서 이창민(거제시민축구단), 김오규(서울 이랜드) 등 좋은 형들을 만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지난해에는 24세 이하(U-24) 대표팀에 발탁돼 태극마크도 달아보는 등 좋은 일이 잇따랐다”고 밝혔다.
꿈같은 시간이 이어지고 있지만, 취해있지 않는다. 과거 조규성(미트윌란)과 오현규(헹크)처럼 김천에서 성장한 선수들을 본받아 더 뛰어난 선수가 되겠다는 일념이다. 김봉수는 “프로 입단 후 꿈같은 일들이 잇따르면서 더 큰 꿈을 꾸게 됐다. 지금의 우승 경쟁도 마찬가지”라며 “국가대표 발탁과 전역 후 해외 진출 등도 지금처럼 열심히 하면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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