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한동훈 '3대 요구안' 거부 공식화…"분위기 나쁘지 않았다"?

대통령실, 한동훈 '3대 요구안' 거부 공식화…"분위기 나쁘지 않았다"?

프레시안 2024-10-22 12:05:42 신고

3줄요약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지난 21일 회동에서,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 해소 3대 요구안'에 대해 모두 부정적 취지로 답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2일 오전 기자들에게 전날 회동 내용, 특히 한 대표가 전한 '3대 요구안'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반응을 비교적 상세히 전했다. 3대 요구안은 △대통령실 인적 쇄신 △대통령 영부인 공개활동 중단 △영부인 사법리스크에 대한 입장 표명과 진상규명 협조 등이다.

먼저 '대통령실 인적 쇄신' 요구와 관련, 윤 대통령은 "한 대표도 나를 잘 알지 않나. 나는 문제가 있으면 반드시 정리했던 사람이다"라며 "인적 쇄신은내가 할 일이다. (대통령실의) 누가 어떤 잘못을 했다면 구체적으로 누가 어떻게 무엇을 잘못했는지 얘기해줘야 조치할 수 있다. 소상히 적어서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에게 알려주면 잘 판단하겠다"고 말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한 대표가 '김건희 라인' 배제를 요구한 데 대해 '누가 뭘 잘못했는지 구체적으로 말해보라'며 사실상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대통령 영부인 공개활동 중단' 요구에 대해 윤 대통령은 "아내도 많이 지쳐있고 힘들어하고 있다. 의욕도 많이 잃었다"며 "꼭 필요한 공식 의전이 아니면 이미 자제하고 있고 앞으로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전직(대통령) 영부인들의 관례에 따라 대외활동을 많이 줄였는데 그것도 과하다니 더 자제하겠다"고 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의혹 진상규명 협조' 부분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이 "의혹 일부는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의혹이 있으면 막연하게 이야기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가져와 달라. 혐의나 단서가 있어야지 단순 의혹제기만으로 되는 건 아니다"라며 영부인 관련 의혹 제기에 구체적 내용이나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특히 윤 대통령은 장모 최은순 씨가 징역형 실형을 받고 복역했던 것을 언급하며 "나와 내 가족에 무슨 문제가 있어도 편하게 빠져나오려고 한 적이 있느냐"고 했다.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은 "(특검은) 객관적 혐의와 단서가 있어야 하는데 정치적 동기로 (특검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여당이 브레이크를 걸어줘서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날 오전 <중앙일보>와 <연합뉴스>, TV조선 등이 보도한 대통령실 고위관계자 발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만약 우리 당 의원들 생각이 바뀌어서 야당 의원들과 같은 입장을 취하는 결과가 온다면 그건 나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 우리 당 의원들을 믿는다"고 했다고 한다. 이는 한 대표가 '김건희 리스크 해소 조치를 하지 않으면 특검법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윤 대통령은 간접 압박한 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한 대표의 압박을 물리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또 "어처구니없는 의혹에 대해서는 대응을 제대로 하고 싶어도 '대통령이 싸우는 게 맞나'(싶어) 그럴 수 없다. 당에서 같이 싸워달라", "말이 안 되는 공세를 하면 당이 적극적으로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 대표는 전날 회동에서 '3대 요구안' 외에도 명태균 씨 관련 의혹에 대한 소명 등도 윤 대통령에게 건의했는데, 이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반응인 것으로 보인다.

언론에 보도된 고위관계자 발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명 씨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명태균이 처음 우리에게 접근한 건 '김종인 박사의 말씀을 들어야 된다, 김종인 박사와 손을 잡아야 된다'라는 조언을 하기 위해서였다"며 "실제로 초기에는 그렇게 된 것도 맞는 얘기다. 명태균의 조언대로 됐다. 그러나 나중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서 단호히 잘랐다"고 한 대표에게 설명했다고 한다.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와 명 씨 간의 메신저 소통에 대해서는 "아내의 경우 나와 달리 명 씨를 달래서 좋게 좋게 선거를 치르려는 노력을 했던 것 같다"고 윤 대통령은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특별감찰관 문제에 대해 "이미 여러 번 말했듯이 특별감찰관은 여야가 협의할 문제"라고 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날 오전 TV조선이 보도한 대통령실 고위관계자 발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특별감찰관 문제에 대해 "북한인권재단 이사 임명과 연동돼 있는 문제"라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제2부속실 문제에 대해서는 전날 회동에서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바는 없으나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11월 초쯤이면 운영될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회동 내용에 대해 윤 대통령이 전반적으로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얘기하면 필요한 조치 취하겠다", "비서실장과 정무실장에게 자세한 내용을 보내달라"고 했으며 특히 "당정이 하나되고 정부를 성공시키는 것이 당을 성공시키는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회동 분위기에 대해 "전반적으로 차분하고 원만한 분위기였고 서로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했다. 말미에는 미 대선 전망과 동남아 순방 얘기를 나눌 정도로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며 "한 대표도 (윤 대통령의 말에) 별다른 반론을 제기하거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발언시간 비율은 6대4 정도였다고 이 관계자는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한 배경에 대해 "대통령은 통상적으로 외부의 다른 분을 만날 때 비서실장이나 관련 수석이 배석해 왔다.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전 대표에 대해 국정감사 증인출석 동행명령장을 의결하고 이를 집행한 데 대해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부인에게 동행명령장을 독단 처리한 것은 의회 일당독재의 민낯을 또 다시 보여준 행태", "대통령 부인에게 망신을 주고 국정감사를 진흙탕으로 몰아넣는 구태정치"라며 "1심 판결을 앞둔 당대표 방탄을 위해 동행명령까지 남발하는 정치행태에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고 정혜전 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비판·항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며 차담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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