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지난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 홋스퍼에 합류하면서 해리 케인을 대신해 손흥민의 새로운 파트너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던 제임스 매디슨의 입지가 급격하게 좁아지고 있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서 매디슨이 빠지자 토트넘의 경기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게 이유다. 매디슨은 현재 토트넘에서 빠질 수 없는 자원처럼 여겨졌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휘하는 토트넘은 지난 1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2024-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PL) 8라운드 홈 경기에서 4-1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리그 7위로 올라섰다. 6위 첼시와의 승점 차는 1점에 불과하고, 다음 라운드 경기 결과에 따라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승점 15)을 넘어 5위 진입까지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오랜만에 돌아온 손흥민을 앞세워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승리를 노린 토트넘은 전반 15분 손흥민의 날카로운 슈팅이 나올 때만 하더라도 분위기가 좋았다. 그러나 전반 18분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을 무너뜨린 가나의 에이스 모하메드 쿠두스에게 선제골을 헌납하면서 끌려갔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선제골 이후 수비적으로 나오자 토트넘은 상대 수비를 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토트넘이 공을 갖고 있는 시간이 길어도 막상 의미 있는 장면을 만들지는 못했다. 오히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몇 차례 역습을 허용했지만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판더펜 듀오의 수비 덕에 버텼다.
토트넘은 동점골에서 해답을 찾았다. 전반 36분 빠른 속도로 공격을 전개한 끝에 공을 몰고 올라온 매디슨의 패스를 받은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동점골을 터트린 장면이었다. 이렇듯 토트넘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수비가 자리를 잡지 못했을 때 빠르고 정확하게 빈틈을 공략하는 방식으로 공격할 필요가 있었다.
전반전을 마친 토트넘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바로 팀의 플레이 메이커인 매디슨을 파페 마타르 사르와 교체한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팀의 부주장이자 핵심 자원 중 하나인 매디슨을 하프타임에 교체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무모한 결정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이 용병술은 적중했다. 활동량이 주무기인 사르는 곧바로 영향력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토트넘 중원이 살아나자 자연스럽게 공격도 좋아졌다. 이후 토트넘은 손흥민의 기점 패스에서 시작된 이브 비수마의 역전골과 상대 자책골, 그리고 손흥민의 추가골로 4-1 승리를 거뒀다.
매디슨 대신 교체되어 들어간 사르는 중원을 휘저은 것 외에도 후반 15분경 중원에서 상대 공격을 끊어낸 뒤 전방에 있는 손흥민에게 단숨에 패스를 연결, 손흥민의 골을 어시스트하면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결과적으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이 들어맞은 셈이다.
현지에서도 매디슨 대신 사르를 투입한 게 결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1-0으로 앞서고 있던 전반전에는 토트넘이 기회를 놓칠 때마다 좌절하는 신음소리가 들렸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어떤 팀보다 더 많은 횟수인 12번의 코너킥 기회가 있었지만 한 번도 위협적이지 않았다"며 "해법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대담한 하프타임 교체였다"고 짚었다.
매체는 매디슨이 토트넘에서 중요한 선수이고,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전반전에서 손흥민, 데스티니 우도기와 좋은 호흡을 통해 상대 수비를 괴롭혔다는 점을 이야기하면서도 "그러나 매디슨은 중원 역동성을 완전히 바꾼 사르의 투입을 위해 교체됐다. 매디슨의 경기력이 나빴던 것은 아니지만 사르가 토트넘에 더 많은 신체 능력을 더해줬다"고 설명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미드필드에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사르에게서 그런 부분을 더 기대할 수 있었다. 사르는 에너지가 가득했다"며 "그는 우리가 중원을 장악하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됐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는 말로 사르를 칭찬했다.
이 교체와 승리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영입될 당시만 하더라도 토트넘의 새로운 에이스이자, 케인을 대신해 손흥민과 함께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매디슨이지만 그가 빠져야 토트넘의 경기력이 살아난다는 걸 확인한 교체와 경기 결과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디슨이 지난 시즌 부상을 당한 이후 한 차례 슬럼프를 겪은 적이 있어 입지가 탄탄한 상태가 아니라는 점도 매디슨에게는 불안 요소다.
과거 첼시에서 활약했던 토니 카스카리노는 '타임즈'를 통해 "매디슨은 토트넘의 정신력과 중원에서의 문제를 바꿔야하는 임무를 짊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매디슨을 교체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며 "브라이턴전에서 역전패를 당한 뒤 모든 선수들에게 주전 자리가 보장된 건 아니라는 메시지가 전해졌을 것이다. 지난 시즌 빅 사이닝이었던 매디슨도 교체 타이밍을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했다.
카스카리노는 그러면서 "매디슨은 자신의 경기력을 두고 반성해야 한다. 매디슨은 더 이상 젊고 유망한 선수가 아니다. 다음 달이면 28세가 되기 때문에 경기에서 스스로를 채찍질해야 한다. 그는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빠졌고, 토트넘에서도 선발 자리가 보장되지 않는 선수"라며 매디슨이 주전으로 활약하려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여름 강등팀 레스터 시티를 떠나 4000만 파운드(약 716억원)의 이적료로 토트넘에 합류한 매디슨은 상당한 기대를 받으면서 런던에 입성했던 것과 달리 엄청난 수준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는 못하다.
이적 직후에는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떠난 이후 토트넘에 없던 창의성을 불어넣는 모습에 많은 팬들이 기뻐했지만, 지난해 11월 참사를 당한 첼시전에서 부상을 당해 한동안 경기에 뛰지 못한 이후로는 경기력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2선에서 창의성을 제공했던 매디슨은 올해 초부터 다른 선수가 됐다. 장점이던 패스 능력도 나빠졌고, 그렇다고 활동량이 높은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수비적으로도 팀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토트넘 동료들이 매디슨을 위해 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매디슨이 제 경기력을 찾지 못하는 동안 토트넘도 헤맸다.
이번 시즌 들어 브렌트퍼드전을 기점으로 브레넌 존슨과 함께 다시 살아나는 듯했으나, 이번에는 자신보다 더 어린 선수인 사르와의 주전 경쟁에서 갑작스럽게 우위를 내주고 말았다. 매디슨이 이번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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