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두려운 푸틴이 북한 끌어들여"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의혹과 관련해 서방에 조치를 취해달라고 거듭 요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연설에서 "러시아를 지원하는 북한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보도에 비춰 파트너들의 결단력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평화를 두려워한다. 이 때문에 침략을 확대하고 북한을 전선에 참여시키려 한다"며 "오로지 전쟁만을 원한다는 명백한 신호"라고 비난했다.
또 파병 북한군이 배치될 것으로 관측되는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전황에 대해 "쿠르스크 작전이 전략적 목표에 부합하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전쟁은 시작한 영토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8월6일 접경지역인 러시아 쿠르스크주를 침공해 일부 지역을 두 달 넘게 점령 중이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북한군이 실제로 파병될 경우 쿠르스크에 우선 배치될 것이라고 잇따라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국 정보기관 보고 등을 근거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기정사실로 하고 '세계대전'을 운운하며 연일 서방에 대응책을 요구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해 탄약과 군사장비 등을 포함한 4억달러(5천500억원) 규모의 군사 지원을 약속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스틴 장관과 러시아 군사 목표물을 겨냥한 장거리 무기 사용 승인, 공격용 드론과 순항 미사일 등의 생산량 증대 등을 논의했다.
50여개 지원국 장관급 협의체인 우크라이나방위연락그룹(UDCG) 회의를 국가 정상급으로 격상해 개최하는 방안도 협의했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12일 독일을 방문해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열리는 이 회의에 직접 참석할 계획이었으나 자국 허리케인 피해로 무산됐다.
UDCG 회의는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지금까지 30차례 가까이 열렸으나 대부분 각국 장관이 화상으로 만났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날도 격전지 동부전선을 중심으로 교전했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당국은 이날 자국군 병참기지인 포크로우스크 인근 쿠라호베·비르노흐라드 마을이 각각 공습받아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남동부 자포리자에서는 러시아군의 탄도미사일 공격으로 3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부상했다. 수도 키이우에서는 이틀 연속 야간 드론 공습으로 최소 1명이 다쳤다고 지역 당국이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밤사이 전선에서 60㎞ 떨어진 지점에 있는 러시아군 방공 미사일 시스템 부크(BUK)-M3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언론들은 이 방공망 가격이 모델에 따라 4천만∼5천만 달러(550억∼690억원)라고 전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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