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만나 정국 현안을 논의했다.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 활동 자제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의 의혹 규명 절차 적극 협조 등 이른바 '3대 요구'를 윤 대통령에게 직접 요청했다. 악화한 민심을 극복하기 위한 쇄신을 강조한 것인데, 윤 대통령에게 기대했던 답을 얻지는 못한 걸로 보인다.
박정하 당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나빠지고 있는 민심과 여론 상황, 이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 필요성을 밝혔다"며 이같이 전했다.
한 대표는 3대 요구와 함께 '대통령실 특별감찰관 임명', 의료개혁을 위한 '여야의정협의체 조속 출범' 필요성도 요청했다고 한다.
박 실장은 한 대표의 '3대 요구'에 대해 윤 대통령이 뭐라고 답했는지에 대해선 "대통령 답변을 말하기는 적절치 않다"면서, 윤 대통령의 공감대 여부나 대통령실 반응은 전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이날 만남은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한 대표가 독대를 요청한 지 약 한 달 만에 어렵사리 성사된 것이지만, 이번에도 '독대'를 거절한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3대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관측됐다.
여권의 분위기를 종합해 보면,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건의에 즉답을 내놓기보다는 한 대표의 견해와 그가 전달하는 민심을 듣는 것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 대표가 기대한 대답을 윤 대통령이 내놓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당초 한 대표는 면담 전 직접 국회 브리핑을 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면담 후 국회로 향하는 대신 곧바로 귀가했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당정 만찬 당시처럼 "화기애애"했다는 식의 서면브리핑도 내지 않았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은 이날 오후 4시 54분쯤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시작돼 오후 6시 15분까지 1시간 20분가량 진행됐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두 사람은 면담에 앞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등과 파인그라스 잔디밭을 10여분간 함께 걸으며 담소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어린이정원 근처까지 걸어가는 동안 한 대표에게 '제79주년 경찰의날' 행사, 북-러 군사 밀착과 관련해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나눈 통화 내용을 공유했다.
파인그라스 내부로 이동해 면담이 시작되자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한 대표가 당초 건의한 '독대'가 끝내 성사되지 않은 것이다. 면담 내용은 기자들의 취재 없이 비공개로 진행됐다. 면담은 차담 형식으로 이뤄졌다. 다과상에는 윤 대통령을 위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한 대표를 위한 제로 콜라, 과일이 올랐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실이 독대가 아닌 '면담'으로 선을 그었을 때부터 3대 요구 수용은 없을 걸로 예측 가능했던 것 아닌가. 예상했던 결과"라면서 "당정을 향한 민심이 악화하고 있는데 이를 돌파할 방안을 도출하거나 받아들이는, 손에 잡히는 결과가 없다. '빈손 회동'이라 해도 반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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