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꿈에 그리던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는다. 역사상 최초의 50홈런-50도루 고지를 밟은 데 이어 이제 빅리그 우승반지를 향한 힘찬 질주를 이어가게 됐다.
다저스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2024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7전 4승제) 6차전에서 10-5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메츠를 제압하고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오타니는 이날 1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1볼넷을 기록하며 다저스 승리에 힘을 보탰다. 타격감을 한껏 끌어올린 상태에서 월드시리즈에 나서게 됐다.
오타니는 첫 타석부터 가볍게 방망이를 돌렸다. 다저스가 0-1로 뒤진 1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깨끗한 중전 안타로 출루, 팀 반격을 이끌었다. 다저스는 1사 후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안타에 이어 토미 에드먼의 2타점 2루타로 2-1로 게임을 뒤집을 수 있었다.
오타니는 승부처에서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다저스가 6-3으로 앞선 7회말 무사 1·2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쳐내 스코어를 7-3으로 만들었다. 다저스는 오타니의 타점으로 승기를 확실하게 굳힐 수 있었다.
오타니는 마지막 타석도 쉽게 지나치지 않았다. 다저스가 7-4로 앞선 8회말 무사 1루에서 볼넷을 골라 출루, 무사 1·2루 찬스를 연결시켰다. 다저스는 무키 베츠의 1타점 2루타, 에르난데스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 등을 묶어 메츠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놨다.
오타니를 비롯한 다저스 선수단은 NLCS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 샴페인 파티와 함께 승리를 자축했다. 오는 25일부터 뉴욕 양키스와 2024 월드시리즈(7전 4승제) 우승을 놓고 격돌한다.
오타니는 NLCS 6차전 종료 후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을 비롯한 언론 인터뷰에서 "샴페인 샤워는 몇 번을 해도 기분이 좋다. 한 번 더 샴페인 샤워를 하고 2024년을 마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타니는 2017 시즌 종료 후 일본프로야구(NPB) 닛폰햄 파이터스를 떠나 태평양을 건넜다. LA 에인절스와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뤄냈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 발을 내딛자마자 '이도류 신드롬'을 일으켰다. 투타를 겸업하면서 야구 만화에서나 가능할 법한 일들을 현실로 만들었다.
오타니는 2018 시즌 투수로 10경기 51⅔이닝 4승 2패 평균자책점 3.31, 타자로 104경기 타율 0.285, 93안타, 22홈런, 61타점, 10도루, OPS 0.925로 맹활약을 펼쳤다. 팔꿈치 부상으로 타격에만 전념했던 2019 시즌에도 106경기 타율 0.286, 110안타, 18홈런, 62타점 OPS 0.848로 맹타를 휘둘렀다.
오타니는 2021년 메이저리그를 자신을 위한 무대로 만들었다. 타자로 155경기 타율 0.257, 138안타, 46홈런, 100타점, 26도루, OPS 0.965로 아메리칸리그를 폭격했다. 투수로도 23경기 130⅓이닝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면서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오타니는 2022년 더 뜨겁게 불타올랐다. 타자로 157경기 타율 0.273, 160안타, 34홈런, 90타점 OPS 0.875를 기록한 뒤 투수로 28경기 166이닝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를 기록했다. 투타 모두에서 메이저리그 S급 선수도 쉽게 기록하기 힘든 스탯을 찍으면서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베이브 루스 이후 104년 만에 단일 시즌 두 자릿수 홈런-승리라는 역사까지 썼다.
오타니는 2023 시즌 자신의 한계를 넘어섰다. 타자로 135경기 타율 0.304, 151안타, 44홈런, 95타점, OPS 1.066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투수로도 23경기 132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로 펄펄 날았다.
그러나 오타니는 지난해까지 미국에서 매년 '야구' 없는 가을을 보냈다. 에인절스의 약한 전력 탓에 포스트시즌은 늘 '남의 잔치'로 지켜보는 입장이었다.
오타니는 올해 다저스에 새롭게 둥지를 틀고 더 괴물이 됐다. 2024 시즌 페넌트레이스 159경기에 출전, 타율 0.310(636타수 197안타) 54홈런 130타점 59도루 OPS 1.036의 믿기지 않는 성적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단일 시즌 역사상 최초로 50홈런-50도루의 신기록까지 작성했다.
오타니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제 몫을 해줬다. NLCS 6경기에서 타율 0.364(22타수 8안타) 2홈런 6타점 OPS 1.184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다저스를 월드시리즈 무대에 올려놨다.
오타니는 2016년 닛폰햄에서 재팬시리즈 우승,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의 기쁨을 맛본 가운데 이제 월드시리즈 제패만을 남겨두고 있다.
오타니는 "월드시리즈에서 뛰는 건 내 인생의 목표였다. 다음 목표는 월드시리즈 우승이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양키스에는 '청정 홈런왕' 애런 저지가 뛰고 있어 오타니와 맞대결이 더욱 기대를 모은다. 저지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에서는 1할대 타율로 부진했다.
사진=AP/AFP/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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