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학생인권옹호관 “사립학교서 전교생 예배 의무···종교의 자유 ‘침해’”

서울시 학생인권옹호관 “사립학교서 전교생 예배 의무···종교의 자유 ‘침해’”

투데이코리아 2024-10-21 18:40: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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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교육청 전경. 사진=뉴시스
▲ 서울시교육청 전경.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기봉 기자 | 기독교계 사립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동의 없이 예배 및 성가합창 대회에 참석하도록 한 것은 헌법상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는 서울시교육청의 판단이 나왔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이하 센터)는 최근 서울 중구소재 사립학교 A학교에 “종교 활동 참여에 학생 선택권을 실질적으로 부여하고 특정 종교 주제의 교내 대회 참여를 강제하지 않을 것”을 권고했다.
 
이는 A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 학교가 교육과정 외 활동 등을 강요하고 각종 학내 행사에 학생, 교사, 보호자를 동원해 학생인권조례가 보장하는 자유를 침해받고 있다고 구제신청을 제출한 것에 따른 결과다.
 
사립 일반고등학교인 A학교는 학교가 수립한 ‘2024학년도 교육계획’에 따라 1학년을 대상으로 종교 과목 수업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전교생을 대상으로 1년간 종교 예배를 22회 운영하고 있으며, 희망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성경퀴즈골든벨’과 모든 학생이 참여하는 ‘성가경연대회’ 등도 함께 진행해왔다.
 
또한 성경퀴즈골든벨과 성가경연대회는 학생의 생활기록부 내 행동 특성사항으로 기재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학사일정에 포함되지 않은 예배활동인 ‘학급 경건회’도 매일 진행되고 있는 파악됐다.
 
센터 측은 학급 경건회가 매일 아침 학급별 조회 시간을 이용해 찬양과 기도를 진행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운영과 관련해 학생의 참여 의사를 확인하거나 선택권을 부여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회 시간이 짧다고 해도 학교 연간 수업일수가 약 190일에 달하기에 반복적 종파 교육을 위한 예배 활동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A학교 1학년 교육과정에서 7개 학급 중 6개 학급은 종교 과목을 배정하고 나머지 1개 학급에 철학 과목을 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는 학교가 학생들에게 종교 과목 선택에 대한 수요 조사 및 선택권을 부여하지 않고 임의로 배정한 것이며 교사들로부터 철학 과목을 수강하는 학급도 실제 수업 내용은 종교학 수업과 동일한 내용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A학교가 운영하는 예배 중 학생과 교사에게 헌금을 모금하고 과일을 가져오도록 하는 관행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학교는 쪽방촌 기부와 장학금 등으로 활용된다는 이유로 ‘추수감사예배’를 통해 학생과 교사들로부터 헌금을 수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A학교 측은 쪽방촌 기부 사진 등을 포함해 집행 내용을 공개했다고 밝혔으나, 센터는 가정통신문을 통해 헌금과 과일을 요청한 점을 들며 해당 내용이 강제성을 띠는지에 대해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A학교는 헌금액을 학교 발전기금으로 학교 회계에 세입 반영했다고 진술했으나 세부내역은 상세히 소명되지 않았다.
 
실제로 A학교 측의 2023년도 ‘학교 예·결산서’와 ‘학교발전기금 회계 접수 및 집행내역’, ‘결산고보서’에도 헌금과 관련된 내역은 확인할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A학교 측은 기독교 정신에 따라 설립된 미션스쿨로 학생들도 이를 인지하고 지원한 것이라고 항변했으나 센터 학생인권옹호관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학생인권옹호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A학교는 종교법인 등이 설립한 독립학교가 아니라 기독교 이념을 바탕으로 창립된 일반 사립학교”라며 “일반 학교에는 추첨식으로 원하지 않아도 입학하는 학생들이 있으므로 이들의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선 종교 행사 참여에 대한 선택권을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해당 관계자는 A학교의 철학으로 배정된 학급에서도 결국 종교학을 가르치고 추수감사예배 헌금과 관련해서도 공개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철학 과목에 대해서도 학생들이 선택해 따로 반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조사 결과 철학 과목 수업 내용도 명목상 철학이지 종교와 관련된 내용을 가르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헌금과 관련해 “학교 측에서는 헌금을 받고 전입금으로 보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공개하지 않아 확인할 수가 없다”며 “현재 서울시교육감에게 헌금 관련 회계 적정성 여부 등을 면밀히 조사해달라고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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