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와 모친 최은순씨에 대한 동행명령장이 야당 주도로 발부되면서 여당은 극렬하게 반발했다. 영부인을 대상으로 한 국회의 동행명령장 발부는 역대 최초다.
법사위는 21일 오전 전체회의에서 대검찰청 국정감사 증인 채택에도 불구하고 불출석한 김 여사 모녀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 건을 의결했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 6인이 반대했으나, 나머지 야당 위원 11명이 전원 찬성하면서 가결됐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김건희·최은순 증인은 불출석 사유도 없고, 왜 안 나오는지 알려지지도 않아 국회에서 불가피하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여당 측은 '망신 주기' 의도가 다분한 결정이라고 날 선 반응을 나타냈다. 이날 표결에 앞서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현재 대통령 부인이기도 하고 과거에도 이런 전례가 없었는데, 지금 상황에서 영부인에 대해서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겠다는 것은 망신 주기 외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직격했다.
이에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가 국민적 요구를 무시하고, 국회에 불출석한 횟수가 벌써 몇 번째냐"며 "김 여사 자체가 관례도, 전례도 없던 영부인 아닌가. 지금 (여당이) 김 여사의 체면을 생각해 줄 때가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국감 도중 법사위 소속 장경태·이건태·이성윤 민주당 의원이 동행명령장 집행에 나선 국회사무처 직원들을 따라 대통령 관저로 향했으나, 경찰에 가로막혀 송달은 끝내 불발됐다.
장경태 의원은 이날 오후 법사위장에 돌아와 "국회의원과 국회사무처 직원들은 바리케이드 앞에서 한 치도 나아갈 수 없었다"며 "법정에서 충분히 처벌로 다룰 수 있는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 위원장도 국회증언감정법을 근거로 향후 법적 조치를 시사했다.
여야는 3주차로 접어든 이날 국감에서도 양당의 '사법 리스크'를 두고 격돌하면서 '정쟁 국감'을 반복했다.
야당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거악을 수사하기 위해 수사권이 필요하다는 게 검찰의 논리였는데, 살아 있는 권력 앞에 무릎 꿇은 검찰에게 어떻게 수사권을 줄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반면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방탄 5종 세트'를 이미 시작했다"며 "이 대표 수사 검사들에 대해서 '탄핵 스토킹'을 하고 있다. 아무것도 한 게 없는 검찰총장에 대해 불과 근무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탄핵 소추를 진행하겠다고 당론으로 발표하다시피 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날 국감에서는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제기한 강혜경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는 "명태균·김영선씨가 거짓말을 너무 많이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출석하게 됐다"고 밝혔다.
강씨는 "명씨가 '김 여사와 이렇게 일을 했다'는 얘기를 수시로 해왔기 때문에 저는 공천 관련해서 김 여사가 힘을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며 공천 개입설을 주장했다. 명씨가 김 여사 통화한 녹취록을 자주 들려줬다고 주장한 강씨는 "'오빠 전화 왔지요. 잘될 거예요'라고 (김 여사가 말한) 내용을 들었다. 오빠는 윤석열 대통령을 지칭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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