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코리아 대표 '통역 증언'에 "국회모욕죄 검토"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21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쿠팡, 배달의민족 등 거대 플랫폼 기업에 대한 공정위의 제재가 미흡하다고 한목소리로 질타하며 개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경제부총리가 지난 7월 3일 배달료 부담을 느끼는 영세사업자에 대한 재정 지원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뒤 배달의민족이 같은 달 10일 수수료 기습 인상을 발표했다. 이 정부를 우습게 보는 것 아닌가"라며 "더 합리적이고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강명구 의원은 네이버쇼핑, 쿠팡 등 플랫폼 기업들의 다크패턴(눈속임 상술)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공정위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소비자 피해가 큰 대규모 쇼핑플랫폼부터 고칠 수 있도록 지적해주시고 시정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야당 의원들은 쿠팡 강한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로 친분이 있다는 점을 고리로 공정위의 '쿠팡 봐주기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공정위는 소비자가 구매를 확정하면 이커머스 사업자가 20일 이내 판매대금을 입점 사업자에게 지급해야 하도록 하는 내용의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을 추진 중인데, 이를 통해 혜택을 보는 기업이 쿠팡뿐이라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기업 순위 53위에 불과한 쿠팡의 대표가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국내에 왔을 때 5대 기업 회장 모시는 자리에 초대됐고, 공정위 주요 국·과장 출신들이 쿠팡 임원으로 갔다"며 "공정위가 쿠팡의 막강한 영향력을 받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특정 기업 봐주기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고, 업계의 일반적인 정산 주기를 고려했다"고 반박했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 관련 정부의 입법 방향이 '쿠팡 봐주기' 쪽으로 20일 만에 급변침했다. 대통령실 말고 당정을 순식간에 움직일 권력이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여야 의원들은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한국계 캐나다인 곽근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가 통역을 동원해 질의에 답하는 태도를 문제 삼기도 했다.
여당 간사인 강민국 의원은 "의원 질의 과정에서 곽근엽 증인이 메모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는 충분히 의사소통이 가능한데도 국감을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아닌가"라고 지적했고, 야당 간사인 강준현 의원은 "국회 모욕죄, 위증죄 관련해서 여야 간사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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