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곽민구 기자ㅣ쿠팡이 이달 말까지 제주 감귤 농가에서 감귤 약 800톤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감귤 매입은 역대급 폭염과 잦은 국지성 호우로 피해를 입어 판매가 여의치 않은 제주 농가의 감귤을 매입해 감귤 물가를 안정화하는 한편, 농가 소득을 보전하기 위한 조치다.
쿠팡은 최근까지 330톤의 감귤을 매입했으며, 이달 말까지 500톤을 추가로 사들일 계획이다. 이는 매년 감귤 시즌이 본격화되는 10월을 맞아 쿠팡이 매입한 역대 최대 규모다.
쿠팡의 이번 매입 결정은 올 7~9월 중순까지 제주 지역에 폭염과 잦은 국지성 호우로 최근 노지 감귤의 열과(과일이 갈라지거나 터지는 현상) 피해 규모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제주의 폭염일수는 21.4일로, 전년(6.6일) 대비 14.8일 늘어나면서 고온으로 감귤 농가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이에 쿠팡은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져 제주 농가에서 유통 채널로 판매가 여의치 않은 감귤을 대거 매입했다. 현재 쿠팡이 매입한 감귤은 절반가량이 소형(49~53mm)과 대형(63~70mm)이 차지한다.
감귤 시장에서 통상적으로 인기가 높은 중형 감귤(54~62mm)은 가격대는 높지만 생산량이 적다. 반면 대부분의 생산량을 차지하는 소대형 감귤은 중형과 비교해 20~30% 저렴하지만,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진다.
폭염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소대형 감귤의 유통이 원할 하지 않으면 감귤이 크기별로 가격 격차가 벌어져 중장기적으로 물가가 치솟고, 전체적인 농가 소득이 감소할 수 있다.
쿠팡은 구매한 소대형 감귤 중에서 당도와 맛, 품질이 중형 감귤만큼 우수한 상품을 선별해 고객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한성영농조합 김성천 이사는 “올해 제주의 지속적인 기상이변으로 감귤 농가의 시름이 깊었는데, 쿠팡이 감귤을 제값에 매입해 위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며 “쿠팡이 제주 감귤 유통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준 만큼 품질 좋은 감귤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대림 국회의원(제주시갑)은 "폭염 등 이상기후로 피해가 가중된 제주 농가의 감귤을 쿠팡이 대규모로 매입하면서 지역이 위기를 딛고 일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제주 농가의 위기 상황 극복에 일조해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쿠팡 관계자는 “유례없는 이상기후로 감귤 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은 것은 물론 어려운 상황이 내년 1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이번 매입은 제주 감귤의 물가 상승을 최소화하고, 이들의 농가 소득을 보전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앞으로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고물가 부담, 악천후 피해 등 위기에 놓인 지역 농가를 돕기 위해 대규모 농산물 매입 및 판매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이달 초 이른 추석과 폭염으로 못다 팔린 국내 농산품의 판로 지원을 위해 사과, 포도, 배 등 국산 과일 600톤을 대량 매입해 할인 판매했으며, 지난 8월엔 값싼 중국산 과일로 수출이 위축된 한국산 포도 등 450톤 규모의 햇과일을 매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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