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름치 모습. 사진=수과원 제공. |
이번 성과는 시민과학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이뤄졌고, 2024년 5월부터 진행된 모니터링에서 6월, 금강 본류에서 약 3cm 크기의 어름치 치어를 처음 발견했다. 이어 10월까지 총 30개체의 올해 태어난 치어를 추가로 확인했다. 집중호우에도 불구하고 어름치가 고운 모래가 깔린 자연 환경에서 성장하며 정착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름치는 강과 하천의 중·상류 지역, 자갈이 많은 맑은 물에서 서식하는 고유 담수어류다. 어린 어름치는 고운 모래를 선호하지만, 하천 정비나 집중호우로 인한 바닥 교란이 생존에 큰 위협이 된다.
이번 정착 성공은 시민과학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시민과학자들은 '(사)대한토종담수어' 소속으로 활동하며, 어린 어름치의 미소서식지 관찰과 서식지 제보 등 금강 일대에서의 현장 모니터링을 수행했다.
어름치는 1972년 충북 옥천군에서 자연 서식지로 처음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후, 1978년에는 개체수 감소로 인해 종 자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1970년대 후반 금강에서는 절멸됐고, 2022년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되며 추가적인 보호가 이뤄졌다.
수과원 중앙내수면연구소는 금강 내 어름치 복원과 종 보존을 위해 1999년부터 한강 어름치를 활용한 복원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를 통해 친어양성과 대량 인공종자 생산 기술을 확립했으며, 2001년부터 올해까지 총 87,000마리의 인공 치어와 성어를 금강 본류와 지류인 무주남대천에 방류했다.
2023년 무주 남대천에서는 어름치 산란탑과 치어 개체군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올해는 금강 일대까지 정착 범위가 확장됐다. 20여 년간 이어진 복원 연구의 성과로 평가된다.
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이번 성과는 시민과학자들과 수과원이 협력한 첫 성공 사례로, 앞으로도 지역 주민들과 함께 멸종 위기 담수어류 복원과 종 보존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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