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승리했을 때 영웅이 나타난다. 정상빈이 오랜만에 ‘K-음바페’ 별명에 어울리는 득점력을 발휘하며 미네소타유나이티드를 미국 프로축구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다.
20일(한국시간) 미국 세인트폴의 알리안츠 필드에서 2024 메이저리그사커(MLS) 정규리그 최종전을 치른 미네소타유나이티드가 세인트루이스시티에 4-1로 승리했다.
결정적인 승리였다. MLS는 정규리그를 34라운드까지 바쳤을 때 성적을 기준으로 동부 9팀, 서부 9팀이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갖는다. 8위와 9위는 와일드카드 라운드라는 이름의 단판승부로 플레이오프 마지막 티켓을 다투게 된다. 이렇게 서부에서 8팀이 결정되면 토너먼트 방식으로 서부 우승팀을 가린다. 그리고 서부 우승팀과 동부 우승팀이 갖는 플레이오프 파이널은 ‘MLS 컵 2024’라는 이름으로 열리게 된다.
최종전 승리를 통해 미네소타는 15승 7무 12패로 승점 52점을 따냈다. 이는 플레이오프 직행을 의미했다. 최종전을 앞두고 미네소타는 승점 49점으로 콜로라도래피즈(승점 50)보다 아래였고 밴쿠버화이트캡스(승점 47), 포틀랜드팀버스(승점 47)에 따라잡힐 수도 있는 위기였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미네소타는 승리하고 콜로라도, 밴쿠버, 포틀랜드는 모두 패배하면서 이들이 각각 6위, 7위, 8위, 9위가 됐다.
로빈 로드의 이른 선제골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고 있던 후반 24분, 정상빈이 투입됐다. 그리고 정상빈은 후반 27분 속공 상황에서 프랑코 프라가파네의 패스를 받아 문전으로 파고들었다. 몸을 날려 패스에 간신히 발끝을 대면서 밀어넣은 골로 점수차를 벌렸다.
세인트루이스는 후반 30분 마르셀 하르텔의 골로 추격했다. 하지만 후반 33분 코너킥 상황에서 세인트루이스 수비수 헨리 케슬러의 자책골이 나오며 미네소타가 다시 점수차를 벌렸다.
후반 38분 정상빈이 환상적인 득점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역습 상황에서 정상빈이 직접 공을 몰고 전진하며 상대 압박을 뚫어냈고, 중앙선을 넘어간 뒤 태니 올루와세이에게 전달했다. 올루와세이가 오른쪽을 파고드는 동안 정상빈이 모든 체력을 짜내 중앙으로 쇄도했다. 돌아온 패스를 정상빈이 마무리하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정상빈의 정규리그 성적은 32경기 6골 1도움을 기록했다. 원래 포지션인 공격수뿐 아니라 윙백, 풀백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으면서 올린 기록이다. 이 때문에 약 110일 동안 득점이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윙백으로 뛰면서 도움을 하나 올렸을 뿐이었다. 그런 정상빈이 정규리그 최종전이라는 결정적인 시점에 멀티골로 날아올랐다.
정상빈은 처음 미국에 진출한 지난 시즌은 팀내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고, 1골 1도움에 그쳤다. 이에 비하면 올해 출장 시간이 두 배 넘게 늘어났으며 공격포인트도 많이 끌어올린 셈이다.
정상빈은 지난 2020년 수원삼성 유소년팀인 매탄고 소속으로 고등학생 최초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장 기록을 썼다. 이어 본격적인 프로 첫 시즌 6골 2도움을 기록했고, 폭발적인 활약으로 국가대표팀까지 승선했다. 당시 별명이 K-음바페였다.
이를 바탕으로 2022년 잉글랜드의 울버햄턴원더러스로 이적한 뒤 자매구단인 스위스의 그라스호퍼로 임대됐다. 그러나 부상과 팀 상황 때문에 거의 뛰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초 미네소타로 팀을 옮기면서 재도전에 나섰다. 미국 도전 2년차에 한결 나은 성과를 내면서 플레이오프의 맛까지 볼 수 있게 됐다.
미네소타의 플레이오프 서부 8강전 레알솔트레이크다. 동서부 8강전은 3판 2선승제로 진행된다. 이어 서부 4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경기에 걸쳐 열린다. 컨퍼런스 파이널과 대망의 MLS 컵 파이널은 각각 단판 승부로 진행된다.
리오넬 메시 등 슈퍼스타들이 소속된 인터마이애미를 만나려면 MLS 컵 파이널까지 진출해야 한다. 인터마이애미는 동부에 있기 때문이다. 그 전에 서부 최강자 LAFC와 LA갤럭시를 넘어설 수 있을 때 이야기다. LAFC는 토트넘홋스퍼에서 뛰었던 위고 요리스, 그 프랑스 대표팀 동료였던 올리비에 지루 등 한때 유럽에서 뛰었던 스타들이 있다. LA갤럭시는 일본의간판 센터백이었던 요시다 마야, 독일 대표 출신 마르코 로이스 등의 유럽파 스타들이 버티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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