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가입 국민투표는 '반대' 우세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친서방·친러 노선 후보 간 대결 구도로 20일(현지시간) 치러진 몰도바 대선에서 개표 초반 친서방 후보인 마이아 산두 현 대통령의 득표율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직 검찰총장으로 친러시아 진영의 대표 주자인 알렉산드르 스토야노글로 후보가 예상 밖으로 선전하면서 이변이 없는 한 내달 3일 두 후보 간 결선투표가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AFP·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몰도바 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율 40%의 상태로 산두 후보와 스토야노글로 후보의 득표율을 공개했다.
산두 후보는 35.56%, 스토야노글로 후보는 29.31%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1·2위를 달리고 있다.
임기 4년의 대통령을 뽑는 이번 선거에는 11명의 후보가 나왔지만 친서방과 친러시아 노선의 극명한 세 대결 속에 산두 후보와 스토야노글로 후보에 표가 결집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현재 개표 현황은 대선 직전 여론조사 결과와는 격차가 나타난다.
산두 후보가 선두인 것은 다르지 않지만 스토야노글로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진 모습이다.
여론조사 기관 CBS-AXA의 조사 당시 집권당 행동과연대당(PAS)의 산두 후보는 36.1%, 사회주의당의 스토야노글로 후보는 10.1%의 지지율을 보였다.
실제 개표 현황에 드러난 스토야노글로 후보의 득표율은 여론조사 지지율보다 월등히 높아져 산두 후보를 추격하는 모습이다.
산두 후보의 득표율이 50%를 넘는다면 연임을 확정하겠지만 현 추세대로 개표가 마감되면 내달 3일 결선투표가 불가피해 보인다.
치솟은 물가 등을 이유로 산두 대통령 집권기에 쌓인 정부 비판 여론이 이날 대선에서 스토야노글로 후보의 선전으로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대선 전 러시아 자금 수백만 달러를 몰도바 사업가 일란 쇼르와 및 그 주변 인물들이 유권자에게 살포했다는 현지 경찰의 발표는 스토야노글로 후보에게 악영향을 주지는 못했다는 관측도 뒤따른다.
야권의 지지세 확장은 이날 대선과 함께 실시된 유럽연합(EU) 가입 찬반 국민투표에서도 나타난다. 이 국민투표는 산두 후보가 친유럽 성향의 정책 노선에 대한 국민적 신임을 재확인하기 위해 던진 승부수였다.
대선 직전 여론조사 당시엔 EU 가입 찬성 여론이 63%로 나왔지만 이날 40% 이상 개표 상태에선 반대 56%, 찬성 44%의 분포를 보였다.
이 같은 민심 변화가 개표 종료 후 확정될 경우, 내년 총선에서 현 집권당인 PAS의 과반 의석 유지도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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