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변동진 기자] GC녹십자가 지속적인 사업 악화로 적자의 늪에 빠지면서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켜졌다. 1년에 상환해야 할 차입금 규모가 4000억원을 넘은 반면, 현금은 700억원 수준에 불과하고 현금창출능력도 급감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녹십자 올해 연결기준 2분기 매출 7742억원, 영업이익 2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1% 줄었고, 영업이익은 73.9% 쪼그라들었다. 특히 당기순손실은 397억원으로 전년 동기 194억원에서 적자 폭이 확대됐다.
GC녹십자의 실적이 뒷걸음질 치고 수익성이 악화된 까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마진 품목인 헌터라제의 매출이 급감했고, 독감 백신의 국내 사업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사업 악화는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작년 매출은 1조 6266억원으로 전년 대비 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44억원으로 57.6% 줄었다. 또한 순손실은 198억원으로 2022년 694억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실적으로 인해 재무부담이 가중됐다. GC녹십자가 1년 내 상환해야 할 단기차입금은 4153억원으로 지난해 말 3154억원에서 31.7% 증가했다. 그러나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716억원 수준이다. 2021년 1861억원에 달했지만 2022년 1054억원, 지난해 497억원으로 줄었다가 소폭 회복했다.
순차입금비율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이 지표는 ‘이자’를 지급하는 차입금이 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보통 20% 이하를 우수한 수준으로 본다. GC녹십자의 올해 상반기 순차입금비율은 47.05%로 지난해 말 35.56%에서 약 11.49%p 증가했다. 회사는 지난해 1분기까지 20%선(29.19%)을 유지하다가 같은 해 상반기 말부터 30%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차입금 부담이 확대되고 있지만, 현금창출능력(EBITDA)은 크게 약화됐다. 2022년 1464억원에서 지난해 1103억원으로 24.6% 줄었고, 올해 2분기 4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했다. 재무안정을 위해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행인 점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획득하고 현지 시장에 진출한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로 인해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약의 힘으로 구조적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에 돌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내 독감 백신 물량 일부가 4분기로 지연됨에 따라 실적에 소폭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하지만 구조적 턴어라운드 대세에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 연구원은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의 대형 보험사 처방집 등재 등으로 출시 두 달 만에 약 150억원의 매출이 전망되는 등 올해 미국 매출 600억원 달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북미법인(GCBT) 자회사 적자는 4분기부터 흑자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자회사 실적은 4분기로 갈수록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GC녹십자의 올해 연결기준 매출을 전년보다 7% 늘어난 1조 7341억원, 영업이익은 60% 증가한 551억원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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