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파병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를 대가로 러시아 측에서 군사 기술 등을 받아 무기 체계를 빠르게 진전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보 상황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향후 북한의 전세 기여도에 따라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등에서 대응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북한군 파병 규모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일부에서는 북·러가 맺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이 공식 비준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대규모 파병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사단급 병력 파병으로 우크라이나전 전세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북한 참전으로 북·러 간 '군사 동맹'이 이뤄진 것이 사실상 확인된 셈이라며, 이를 계기로 북한이 핵무기 등 첨단 기술을 받아 양국 간 군사 협력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홍민 연구위원은 20일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러시아가 정찰위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과 같은 핵심 원천 기술을 제공해 북한 무기 체계가 획기적으로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며 "한·미 동맹의 통합 억제에 대응한 북·러의 억제라는 구도로 나아갈 수도 있어 한반도 전략적 대치 구도에 심대한 변화"라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군 1만2000명은 사단급 규모로 북한 '특수작전군'이 파병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파병에 대한 중국 측 입장이 관심사다. 사전에 파병 사실을 알리고 양해를 구했는지, 구하지 않았다면 북·중 관계는 더욱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파병을 결심한 데에는 '경제적'인 부분이 가장 크다고 보고 있으며, 이번 파병을 김정은의 '패착'이라고 진단했다.
박원곤 교수는 "지난 6월에 북·러가 조약을 맺었고 아직 비준이 안 된 상태라 북한이 우크라이나전에 1만명보다는 적은 북한군을 파병했을 수도 있다"며 "미국 정부 입장이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러시아는 어떠한 상황이든 현재 병력이 필요한 상태"라며 "러시아가 용병처럼 병력 수에 따라 북한에 페이백을 해줄 수도 있고, ICBM 등 기술이나 무기 체계를 제공해 줬을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이럴 때일수록 한반도 문제의 심각성을 야기해 나토, 유럽 동맹국들과 협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박 교수는 "북한군도 일종의 신세대가 많다. 북한군이 전장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에 간다고 해도 외부에 노출되기 때문에 이들이 나중에 북한으로 돌아와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예측도 내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군 파병설의 출발점은 우크라이나발"이라며 "지난 6월 북·러 간 신조약 체결 후 양국 모두 국내 비준 동 과정 중(미발효 상태)에서 대규모 전투병 파병을 운운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규모 기술병을 파견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병이든 용병이든 포탄이든 대가는 첨단 재래식 무기 기술 협력, 외화 획득, 대북 제재 반대에 정치적 협력 등"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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