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헌곤(왼쪽)과 KIA 나성범.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KIA 타이거즈
사자와 호랑이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정규시즌 2위 삼성 라이온즈는 19일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4차전에서 LG 트윈스를 1-0으로 꺾고 1위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파트너가 됐다. 올 정규시즌에는 팀 타율 1위(KIA·0.301)와 홈런 1위(삼성·185개)답게 만날 때마다 타격전을 펼쳤다. 이번 KS 또한 타격전이 되리란 예상이 많은 이유다.
●호랑이 잡는 사자
삼성은 김헌곤(36)에게 기대를 품을 만하다. 김헌곤은 KIA에 무척 강했다. 올 시즌 KIA와 15경기에서 거둔 성적이 무려 타율 0.404(47타수 19안타), 3홈런, 8타점이다. 50타석 이상을 채운 삼성 타자 중 타율이 가장 높다. 여기에 PO 4경기(선발 3경기)에서도 타율 0.364(11타수 4안타), 2홈런, 4타점으로 활약했다. 최근 컨디션 또한 좋기에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김헌곤은 KIA 핵심 투수들에게서 좋은 기억을 만들었다. 양현종(12타수 4안타 1홈런)을 비롯해 좌완 최지민(3타수 2안타)과 우완 장현식(2타수 2안타 1홈런) 등 필승조까지 잘 공략했다. 특히 양현종에게는 통산 타율 0.348, 3홈런, 8타점으로 강하다. 김헌곤은 ‘KIA에 강해 자신감이 있겠다’는 말에 “좋은 기록이 나타나기는 했지만, 의도하진 않았다”며 몸을 낮췄다. 이어 “몸에 맞아서라도 출루하겠다는 각오로 임하겠다. 팀이 이길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자 잡는 호랑이
KIA는 나성범(35)을 앞세울 수 있다. 나성범은 올 시즌 삼성과 11경기에서 타율 0.370(46타수 17안타), 4홈런, 14타점으로 강했다. 나성범을 비롯해 최형우(타율 0.381), 서건창(0.367), 박찬호(0.364) 등 올 시즌 삼성에 좋은 기억을 지닌 타자가 적지 않다. 다만 삼성전에서 꾸준하게 자신감을 보여준 선수는 나성범이 대표적이다. 나성범은 지난해(9경기·0.400·3홈런·10타점)에 이어 올 시즌에도 삼성을 만나면 맹타를 휘둘렀다.
나성범 역시 김헌곤만큼이나 삼성 에이스를 잘 공략했다. 원태인(5타수 3안타), 데니 레예스(3타수 2안타 1홈런) 등 올해 포스트시즌(PS)에서 삼성을 이끈 투수들에게 강했다. 단, 승부처에서 기용되는 좌완 이승현에게는 5타수 1안타로 다소 고전했다. 이 같은 정규시즌 상대 성적이 단기전에서도 통할지 지켜보는 것 또한 흥미로울 전망이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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