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면담'에 정치권 관심이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른바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법을 마련하는 자리로,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청을 어느 수준까지 수용하느냐에 따라 향후 당정 관계와 여야 대립 구도가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21일 오후 4시 30분에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난다. 두 사람이 만나 현안을 논의하는 건 지난달 여당 지도부 만찬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이 자리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하기로 하면서 당초 한 대표가 요청했던 '독대'가 아닌 '면담' 형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정 실장이 먼저 일어서는 방식으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짧은 독대가 성사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의제 제한은 없으나 '김 여사 논란 해법'이 핵심 이슈로 꼽힌다. 한 대표는 △대통령실 인적 쇄신 △대외활동 자제 △의혹 규명에 대한 협조 등 3가지를 공개 주장한 바 있다. 여기에 의정 갈등 해법으로 제시한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위한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친한계 핵심 관계자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야당이 곧 특검법 발의를 예고했는데 이걸 어떻게 타개해 나갈 지가 고민"이라며 "여사에 대한 여러가지 민심을 전하고 구체적인 대응법을 논할 것이다. 자꾸 어떤 (윤·한) 대치의 프레임으로 얘기하는데 목표는 결국 정권 재창출"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 3선 중진 출신의 김태흠 충북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간 한 대표가 독대를 요구하고 언론을 통해서 하는 것은 자기 정치나 대통령과의 차별화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며 "신뢰의 기반이 없는 독대는 독대가 아니라 하극상이나 담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과의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며 "집권여당 대표라는 사람이 대통령 인사권까지 거론하면서 할 얘기 다 해놓고 만나서 무슨 할 얘기가 더 남았는지 모르겠다"고 쏘아붙였다.
결국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지가 관건이다. 일단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이미 언급한 '제2부속실'의 조속한 설치 등을 통해 김 여사의 대외 활동을 공식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윤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11월 10일)을 전후해 대통령실과 정부 인적쇄신을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의혹 규명에 대한 협조'다. 검찰이 김 여사 관련 각종 의혹들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서 야당의 특검 공세는 불이 붙은 상태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이 세 번째로 발의한 김 여사 특검법에 윤 대통령이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를 향해 "두 사람은 보수 몰락의 가장 큰 책임이 있다"며 김 여사·채상병 특검법 수용을 주장했다. 그는 "(검찰이) 김 여사 사건들을 연달아 불기소한 것이 얼마나 낯 뜨거운 내로남불인지 평생 검사였던 두 사람은 너무나 잘 알 것"이라고 직격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건희 특검 수용이 국정 쇄신, 민생 회복의 전제"라며 "이제 김 여사 문제는 특검에 맡기고, 민생에 집중하기 바란다"고 윤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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