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31년 만에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무대에서 격돌한다. 전문가들은 시리즈에서 KIA가 4승 2패로 우세할 것으로 전망했다.
KIA와 삼성은 21일부터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시리즈 경기를 치른다. 1~2차전은 광주, 3~4차전은 대구에서 열리며, 5차전부터는 광주서 펼쳐진다. KIA는 7년 만이자 통산 12번째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을 정조준한다.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서 LG 트윈스를 3-1로 꺾은 삼성은 2019년 이후 9년 만에 다시 한번 KS 무대에 올랐다.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정상 정복을 노린다.
‘영호남 라이벌’로 불리는 두 팀이 KS에서 맞붙는 건 1993년 이후 무려 31년 만이다. 당시에는 해태 타이거즈(KIA 전신)가 7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삼성을 4승(1무)2패로 제치고 7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아울러 KIA와 삼성의 KS 맞대결은 1986년, 1987년, 1993년까지 3차례가 있었는데 모두 KIA가 웃었다.
◆1차전 중요, 승리 열쇠는 '수비'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는 KIA가 12승 4패로 삼성을 압도했다. 전문가들은 KS 무대에서도 KIA가 우세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4승 2패’로 시리즈 승부가 갈릴 것으로 봤다. 이순철 SBS스포츠 야구 해설위원은 20일 본지와 통화에서 “KIA는 공격, 수비, 주루가 완벽한 팀이다. 거기다 KS 직행을 이뤄내면서 휴식도 취했다. 모든 부분에서 KIA가 앞서 있다”며 “걱정스러운 건 경기 감각이다. 하지만 시리즈를 치르다 보면 큰 문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PO 4경기를 너무 치열하게 하고 올라왔다. 아주 불리한 입장이다”라고 설명했다.
KS는 1차전 승부가 중요하다. 역대 40차례의 KS 중 1차전이 무승부인 1982년 제외하면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72.5%(40번 중 29번)에 달한다. 1차전 선발 투수로 KIA는 부상에서 돌아온 제임스 네일을, 삼성은 ‘에이스’ 원태인을 내세워 승기를 잡고자 한다. 네일은 올 시즌 26경기 12승 5패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2.53으로 리그 전체 1위다. 지난 8월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턱관절 골절 부상을 털고 일어서 KS에 출격한다. 원태인은 28경기에서 15승(6패)을 쌓았다. 공동 다승왕이다. 평균자책점은 3.66이다.
박재홍 MBC스포츠 플러스 야구 해설위원은 “삼성이 준비가 잘돼 있다. 만약 삼성이 1선발 맞대결로 펼쳐지는 1차전에서 승리하게 되면 31년 만에 맞붙는 두 팀의 시리즈가 더 재미있게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1차전 승리의 열쇠는 수비에 있다. 실책 하나에 승부가 가를 수도 있다. 수비에서 앞서는 팀은 삼성이다. 삼성은 정규시즌에서 81개의 실책밖에 하지 않았다. 최소 실책 팀이었다. 인플레이 타구를 처리한 비율을 의미하는 수비 지표인 DER(Defensive Efficiency Ratio)도 0.683으로 리그 1위다. 반면 KIA는 정규시즌에서 146개의 실책을 범했다. 최다 실책 팀이다.
이순철 위원은 “1차전은 양 팀 에이스 투수가 나온다. 수비가 얼마나 탄탄하게 이뤄지느냐가 관건이다. KIA 최대 약점은 수비다.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가 나오면 강팀이라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재홍 위원은 “단기전은 수비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삼성은 수비가 더 좋다. 뚜껑을 열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장타력'도 승부 포인트
팀 타율 1위(0.301), 팀 OPS(출루율+장타율) 1위(0.828)에 오른 KIA와 팀 홈런 1위(185개)인 삼성의 화력 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KS가 열리는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비교적 작은 편이라 한 방이 승부를 가를 수 있다.
이순철 위원은 “수비를 아무리 잘해도 낼 수 있는 점수는 0이다. 결국 타격이 필요한 시점이 온다. 감독들은 타격으로 분위기를 타기를 바랄 것이다”라며 “KIA는 정규시즌이 끝난 뒤 3~4주를 쉬었다. 타자들의 타격감이 빨리 올라와서 터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IA는 리그 최강의 타선을 보유했다. 올해 정규시즌에 김도영(38개), 소크라테스 브리토(26개), 최형우(22개), 나성범(21개)까지 4명이 2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 투수들을 상대로 강했다. 핵심 타선인 최형우, 나성범, 박찬호, 김선빈, 김도영, 김태군이 모두 0.300 타율 이상을 마크했다.
삼성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구자욱(33개), 김영웅(28개), 박병호(23개), 이성규(22개)가 20개 이상의 홈런을 쳤다. PO 1~2차전에서 홈런 8방을 몰아치며 홈런 군단의 면모를 자랑하기도 했다. 다만 삼성은 PO 2차전에서 도루 도중 왼쪽 무릎 인대를 다친 구자욱이 제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이 큰 타격이다. 구자욱은 올 시즌 타율 0.343 33홈런 115타점을 작성한 핵심 타자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20일 KS 미디어데이에서 “라인업에 들어갈 몸 상태가 아니다. 중요한 순간 대타로 활용하는 것을 구상 중이다”라고 밝혔다.
박재홍 위원은 “시리즈 초반은 타격이 활발한 팀이 경기를 가져간다. 공격 싸움에 주목해야 한다. 다만 삼성은 구자욱이 빠진 상태다. 구자욱이 나와서 어느 정도 해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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