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만의 호랑이-삼성 KS 앞두고 미디어데이서 입심 대결
(광주=연합뉴스) 장현구 김경윤 기자 = 올해 프로야구 챔피언을 가리는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에 나설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약속이나 한듯 5차전에서 끝내겠다며 손가락 5개를 펴들었다.
이범호 KIA 감독, 박진만 삼성 감독은 20일 광주광역시 동구 라마다플라자 충장호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행사에 김도영·양현종(이상 KIA), 강민호·김영웅(이상 삼성)과 함께 등장해 31년 만에 벌어지는 타이거즈와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를 앞둔 각오를 밝혔다.
참석자 6명은 몇 차전에서 끝날 것 같으냐는 물음에 다함께 손가락 5개를 내밀었다.
2017년 두산 베어스와 벌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만루 홈런을 때려 KIA의 통산 11번째 우승에 힘을 보탠 뒤 이젠 감독으로 부임 첫해 한국시리즈에 임하는 이범호 감독은 "정규리그 멋있게 잘 치렀다"며 "삼성이 KS에 올라올 것으로 예상하고 잘 준비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전통의 라이벌끼리 제일 큰 무대에서 만났으니 명승부를 펼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패기 있게 12번째 우승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역 시절 현대 유니콘스와 삼성 라이온즈에서 6개의 우승 반지를 수집한 박진만 감독은 "시즌 1위인 KIA는 워낙 전력이 탄탄한 팀"이라면서도 "어느 팀이나 틈이 있으니 그 빈틈을 파고들고 플레이오프에서 얻은 충만한 기로 KIA를 잡아보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 감독은 "시즌 전 (여러 전문가가) 삼성을 하위권으로 분류해 선수들이 준비를 열심히 했던 것 같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우리가 LG 트윈스에 열세라는 평가가 있었는데 역시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마찬가지다. KIA가 우리보다 위에 있다고 평가하지만, 이번에도 선수들이 잘 준비해서 우승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언더독'(약팀)의 거침없는 신화를 꿈꿨다.
야수 출신인 이 감독과 박 감독은 모두 철벽 마운드 대신 불타는 방망이를 선호해 눈길을 끌었다.
이 감독은 "야구는 방망이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KS가 재밌는 게 중요하다. 우승은 공격력 좋은 팀으로 판가름 날 것 같다. 잘 치는 팀이 이길 확률이 크다"고 했다.
박 감독도 "불타는 장타력으로 이기면 좋겠다"면서 "플레이오프에서 0-1로 지고 1-0으로 이겨봤는데 숨이 막혀 답답했다. 우리 팀 장타력이 1위여서, 타석에서 활기찬 상황이 벌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범호 감독은 삼성의 강점으로 수비를 꼽고 "최소 실책 팀이라 우리가 대량 득점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점수를 한 점 한 점 빼는 전략을 펴겠다"고 밝혔다.
박진만 감독은 "KIA의 전력이 탄탄해 경기를 풀어나가기 쉽지 않았다"면서도 "단기전에서 정규시즌 기록은 크게 상관없다. KIA의 약점을 파고들라고 전력 분석팀에 얘기했으니 그 틈을 어떻게 공략하는지는 경기를 보시면 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와 마찬가지로 어깨 치료차 미국에 간 투수 코너 시볼드와 구위가 떨어진 베테랑 마무리 오승환을 빼고 한국시리즈를 치른다.
박진만 감독은 "구단이 코너와 접촉한 결과 팀에 합류할 수 없는 몸 상태라고 들었다"며 "우리 불펜이 플레이오프에서 잘 던졌기에 한국시리즈에서도 그대로 가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21일 등판하는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 제임스 네일은 야구는 물론 일반 생활을 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을 정도라고 이범호 감독은 전했다.
왼쪽 무릎 인대를 다친 삼성 간판타자 구자욱은 매일 컨디션을 점검해야 하며 선발 출전은 어렵고 대타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 감독은 1선발의 중책을 맡긴 네일을, 박 감독은 포수 강민호를 각각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을 기대하는 선수로 꼽았다.
데뷔 3년 차에 KIA는 물론 한국 야구의 중심타자로 도약한 김도영은 "부상 없이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왔으니 젊은 패기로 영광스러운 무대에서 우승까지 달려가도록, 팀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대투수' 양현종은 "1위로 정규리그를 마무리해 (충분한 휴식으로) 체력적, 정신적으로 다시 새롭게 할 계기가 됐다"며 "반드시 100% 컨디션으로 1차전부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프로 선수 21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 강민호는 "우리의 시작은 안 좋았지만, 잘 뭉쳐서 여기까지 왔다"며 "우리는 잃을 게 없으니 하늘에 맡기고 후회 없이 뛰겠다"고 다짐했다.
김도영과 입단 동기인 슬러거 김영웅은 "한국시리즈에서만큼은 내가 도영이보다 더 잘해보겠다"며 호기롭게 말했다.
cany9900@yna.co.kr,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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