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투트쿠(왼쪽 사진)와 피치(오른쪽)는 19일 수원체육관에서 벌어진 현대건설과 ‘2024~2025 도드람 V리그’ 여자부 개막전에서 팀의 세트스코어 3-1 승리에 앞장섰다. 사진제공|KOVO
2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에 그친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이 올 시즌에는 웃을 수 있을까. 일단 외국인선수 투트쿠(25·튀르키예)와 피치(28·뉴질랜드)가 개막전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친 덕에 기분 좋게 출발했다.
흥국생명은 19일 수원체육관에서 벌어진 현대건설과 ‘2024~2025 도드람 V리그’ 여자부 개막전에서 세트스코어 3-1(25-19 14-25 25-22 25-16)로 이겼다. ‘배구여제’ 김연경이 15점, 공격 성공률 40.54%로 건재를 과시한 가운데 각각 측면과 중앙에서 힘을 보탠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투트쿠(21점·43.59%)와 미들블로커(센터) 피치(7점·46.67%)의 퍼포먼스도 두드러졌다.
흥국생명에는 의미가 큰 승리였다. 특히 비시즌 동안 우려를 낳았던 투트쿠와 피치가 순조롭게 팀에 적응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투트쿠는 이달 초 경남 통영에서 막을 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에선 3경기 12세트에 출전했으나 52점(블로킹 8개), 공격 성공률 30.76%에 그쳤다. 공격 성공률이 너무 낮고, 신장(191㎝) 대비 타점이 낮다는 혹평이 뒤따랐다. 전임자인 옐레나(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윌로우(미국)가 더 낫다는 얘기도 적지 않았다.
피치를 향한 우려 또한 컸다. 피치는 이달 16일 황루이레이(중국)의 대체 아시아쿼터 선수로 흥국생명에 합류했다. “이동공격을 할 수 있는 미들블로커가 필요하다”는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탈리아)의 요청에 의한 영입이었다. 애초 올해 5월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서 선발되지 못한 데다, 동료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도 적었던 만큼 적어도 개막전에선 활약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개막전에서 드러난 투트쿠와 피치의 경기력은 희망적이었다. 특히 자신들의 강점인 높이를 앞세워 양 날개의 높이가 낮은 현대건설을 공략한 게 인상적이었다. 현대건설이 블로킹 5개를 따내는 사이 흥국생명은 무려 12개를 잡아냈는데, 투트쿠와 피치는 각각 4개와 2개를 책임졌다. 아본단자 감독 체제에서 지난 2시즌 동안 상대적으로 외국인선수가 취약했던 흥국생명에 투트쿠와 피치가 얼마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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