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등번호 5번…팀 타선 이끄는 핵심 선수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24년 프로야구 챔피언을 가리는 마지막 단계인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는 'No. 5'의 전쟁이다.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고 KS에 직행한 KIA 타이거즈의 올 시즌 최고 타자 김도영(21)과 삼성 라이온즈 '왕조의 끝자락'인 2015년 이후 9년 만에 KS 무대를 다시 밟은 구자욱(31)은 나란히 등번호 5번을 달고 뛰는 선수다.
김도영은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빛나는 선수였다.
정규시즌 홈런 38개와 도루 40개로 국내 선수 최초의 40홈런-40도루 클럽 가입에 도루 2개가 모자랐지만, 사이클링 히트와 역대 최연소·최소 경기 30홈런-30도루 클럽 등 숱한 기록을 남겼다.
정규시즌 141경기 타율 0.347, 189안타, 38홈런, 100타점, 143득점을 한 김도영은 21세 이하 최연소 최다 홈런, 최연소 100타점-100득점,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까지 곁들였다.
김도영에게 이번 한국시리즈는 포스트시즌 데뷔 무대다.
입단 첫해인 2022년 KIA는 정규시즌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섰지만, 그에게 타석은 돌아오지 않았다.
김도영은 KS를 대비한 연습경기에서 홈런을 두 차례 터트리며 순조롭게 결전의 그날을 기다린다.
관건은 첫 가을야구 무대가 주는 중압감이다.
김도영이 압박감을 이겨내고 일찌감치 방망이를 날카롭게 돌리기 시작하면, 12번째 KS 우승에 도전하는 KIA도 한결 순조롭게 시리즈를 풀어갈 수 있다.
삼성은 구자욱의 무릎 상태에 팀 명운이 걸렸다.
구자욱은 지난 15일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회 2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왼쪽 무릎을 다쳤다.
그는 후속 타자 르윈 디아즈의 2루타 때 절뚝거리며 홈을 밟은 뒤 경기에서 빠졌고, 검진 결과는 왼쪽 무릎 인대 미세 손상이었다.
이튿날 일본으로 떠나 요코하마 이지마 의료원에서 치료받아 복귀 의지를 보여준 구자욱은 19일 플레이오프 4차전에 앞서서 팀에 합류했다.
아직 무릎이 완전치 않은 구자욱은 4차전에 출전하지 않았고, 벤치에서 팀의 1-0 승리를 지켜봤다.
구자욱은 올해 정규시즌 129경기에서 타율 0.343, 33홈런, 115타점을 수확하며 데뷔 후 최고 성적을 냈다.
김도영에게 가려져서 그렇지, 어지간한 시즌이라면 리그 MVP를 노려볼만한 성적이다.
구자욱은 LG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3점 홈런을 터트리며 이름값을 했지만, 부상 때문에 3차전과 4차전은 나서지 못했다.
구자욱이 빠진 게 모든 이유는 아니겠지만, 삼성은 3차전과 4차전 2경기에서 단 1득점에 그쳤다.
삼성이 KIA를 상대로 '언더독'(스포츠 경기에서 전력 열세인 쪽을 가리키는 말)의 반란을 일으키려면, 구자욱의 장타가 꼭 필요하다.
구자욱의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KS 1차전 선발 출전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19일 LG와 플레이오프 4차전이 끝난 뒤 "(구자욱의) 상태는 계속 체크해야 한다. 선발로 출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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