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살 전날도 살려고 바빴다" 여론전…시신 이미지 전단도 살포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이스라엘군은 최근 사살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야히야 신와르가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 기습 전날 땅굴로 피신했다고 19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신와르와 가족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하며 "잔인한 학살 전날 밤에도 신와르는 자신과 가족의 생존을 위해 바빴다"고 말했다.
촬영 시간이 2023년 10월6일 오후 10시44분부터 이튿날 오전 1시32분으로 기록된 3분9초짜리 발췌 영상에는 신와르와 여성 1명, 어린이 2명이 땅굴 안에서 생수통과 침구, 음식물, TV 등을 옮기는 모습이 기록됐다.
이스라엘군은 이 영상을 몇 달 전 가자지구에서 확보했다고 밝혔다.
신와르가 최근 몇 개월간 머물렀다는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땅굴 내 주거공간 사진, 지난 16일 사살 당시 지상 건물 안에 있는 신와르를 조준한 뒤 포격하는 영상도 공개했다.
이스라엘군은 끝까지 저항하다가 사망한 신와르가 아랍권에서 영웅화하는 조짐을 보이자 이날 '반박 영상'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이 앞서 공개한 드론 촬영 영상에는 복면을 한 신와르가 사망 직전 한쪽 팔에 부상을 입은 채 다른 팔로 막대기를 던지며 저항하는 모습이 찍혔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신와르는 전장에서 끝까지 용감하게 싸웠다"며 "마지막 사진에서 아름답게 묘사된 그의 운명은 이 지역 저항군에게 영감의 원천이 된다"고 적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신와르의 시신 이미지를 인쇄한 전단을 가자지구 남부에 살포하며 하마스 잔당에 투항을 요구했다.
전단에는 무너진 건물 잔해에 둘러싸여 손가락이 잘린 신와르의 한쪽 팔 이미지가 인쇄됐다. 또 아랍어로 "야히야 신와르는 너희들 삶을 망쳤다. 그는 어두운 터널에 숨어 있었고 공포에 질려 도망치려다가 제거됐다. 무기를 내려놓고 인질들을 돌려주면 누구든 떠나 평화롭게 살 수 있다"고 적혔다.
이 문구는 지난 17일 신와르의 사망이 확인된 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낸 성명에서 따온 것이다.
신와르는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을 설계한 인물로 이스라엘의 '제거 1순위' 표적이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6일 가자지구 남부에서 하마스 대원 3명을 사살한 뒤 유전자 분석 등을 거쳐 시신 가운데 1구를 신와르로 확인했다.
dada@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