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마다 시속 150㎞ 강속구로 윽박…'오래 쉰 보람 있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9일 동안 푹 쉰 LG 트윈스의 외국인 선발 투수 디트릭 엔스(33)는 마치 황소 같았다.
넘쳐 흐르는 힘을 공에 실어 던지며 삼성 라이온즈의 타선을 꽁꽁 묶었다.
엔스는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4차전 삼성과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103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엔스는 kt wiz와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다소 고전했다.
5일 준PO 1차전에서 5⅓이닝 동안 3실점 한 뒤 3일 휴식 후 4차전에 재등판했고, 3⅓이닝 동안 4실점 하며 무너졌다.
엔스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쉴 틈이 없었다. 엔스는 4일 휴식 후 14일에 열릴 예정이었던 PO 2차전 선발 투수로 예고됐다.
다행히 그 경기는 우천 취소됐고, 엔스의 등판 일정은 뒤로 밀렸다.
PO 4차전까지 하루가 더 미뤄지면서 엔스는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완충'된 몸으로 열흘 만에 마운드에 섰다.
엔스는 싱싱한 어깨로 삼성 타자들을 윽박질렀다.
오랜만에 실전 경기에 나선 엔스는 1회 첫 타자 김지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는 등 살짝 흔들렸지만 이성규, 르윈 디아즈를 연속으로 맞혀 잡았고 박병호를 상대로 직구와 체인지업, 컷패스트볼을 절묘하게 던지며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4회 2사 1루에선 컷패스트볼로 김헌곤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백미는 5회였다. 선두 타자 김영웅에게 우전 안타, 강민호에게 희생번트를 내준 엔스는 1사 2루 위기에서 환상적인 제구로 후속 타자들을 막아냈다.
전병우를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몸쪽 꽉 찬 시속 150㎞ 직구를 꽂아 넣으며 루킹 삼진을 잡았다.
이어 이재현까지 풀카운트 승부에서 높은 150㎞ 직구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최대 위기를 이겨낸 엔스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김지찬, 이성규, 디아즈를 삼자범퇴 처리하며 임무를 마쳤다.
이날 엔스는 직구 47개, 체인지업 25개, 컷패스트볼 25개, 커브 6개를 던졌고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3㎞를 찍었다.
LG는 엔스의 호투를 발판 삼아 7회초 현재 0-0의 팽팽한 승부를 펼치고 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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