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스페인 라리가에 또 한 명의 코리안리거가 탄생할까. 2006년생 공격수 김민수(지로나)가 경기를 앞두고 1군 훈련에 소집됐다.
스페인 매체 '풋볼 판타지'는 18일(한국시간) "지로나를 이끄는 미첼은 몇몇 유소년 선수들을 불러들였다"라고 보도했다.
지로나는 오는 20일 오전 1시30분 스페인 지로나에 위치한 에스타디 몬틸리비에서 레알 소시에다드와 2024-2025시즌 스페인 라리가 10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현재 홈팀 지로나는 승점 12점으로 리그 11위, 원정팀 소시에다드는 승점 9점으로 리그 15위에 위치해 있다.
경기를 앞두고 지로나는 너무 많은 부상자가 발생해 선수단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첼 감독은 부족한 선수를 채우기 위해 경기 전 유소년 선수들을 1군 훈련에 소집했는데, 이중엔 김민수도 포함됐다.
매체는 "지로나는 이번 주 금요일 아침 마지막 훈련 세션을 마쳤다. 그들은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리그 경기를 준비 중"이라며 "데일리 블린트는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했지만, 결국 선수단에 포함되는 않을 것이다. 블린트는 브리안 힐, 존 솔리스, 야세르 아스프릴라, 오리올 로메우, 빅토르 치한코우, 파우 로페즈, 포르투와 함께 레알 소시에다드전에 출전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들의 부재로 인해 지로나는 유럽 대항전 진출권을 두고 경쟁하는 직접적인 라이벌(소시에다드)와 싸우기 위해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한다"라며 지로나의 선수 명단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미첼 감독은 현재 지로나 B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산 유망주 김민수를 선택했다. 김민수는 안탈 야코비슈빌리, 실비 클루아, 라울 마르티네스 등 다른 B팀 동료들과 함께 소시에다드전을 앞두고 지로나 1군 명단에 포함됐다.
2006년생으로 현재 18세인 김민수는 주로 왼쪽 측면에서 활약하는 공격수다. 경기도 광주시 광주초등학교 진학 후 스페인으로 건너간 그는 메르칸틸 아카데미, CF 댐 아카데미를 거쳐 지난해 1월, 지로나 B팀과 계약을 맺었다.
2022-2023시즌 19세 이하 팀과 B팀을 오간 김민수는 테르세라 페데라시온(5부리그) 18경기, 933분을 출전해 2골을 터뜨렸다.
김민수는 빠르게 두각을 드러냈다. 현재 스페인 5부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지로나 B팀으로 콜업된 뒤 지난해 여름 1군 선수들과 함께 프리시즌 명단에 포함되면서 새로운 유망주의 탄생을 알렸다. 그는 프리시즌에 두 골을 터트리며 맹활약하기도 했다.
김민수는 2023-2024시즌 U-19팀 리그에서 4경기 2골을 기록했고 B팀에서도 26경기를 소화해 3골을 넣었지만 1군으로 들어가는 건 힘들었다. 지로나 입장에서 공격의 핵심인 '우크라이나 듀오' 치한코우와 아르템 도우비크 외에 논(Non)-EU 쿼터를 17세 유망주에게 주는 건 어려운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김민수는 이번 시즌도 대부분의 시간을 B팀에서 보내는 줄 알았으나,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인해 기회가 왔다.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는 물론 최근 스트라이커로 포지션을 변경한 김민수는 언제든지 출전할 준비가 되어 있다.
1군 선수들의 부상으로 김민수는 기념비적인 라리가 데뷔전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또 소시에다드전에 출전한다면 일본의 스타플레이어 구보 다케후사와 한일전을 치를 가능성이 있다.
구보도 어린 시절 스페인에서 축구를 배우며 성장했고, 2022년부터 소시에다드에서 뛰고 있다. 소시에다드 주전 윙어인 그는 올시즌 10경기 출전해 2골을 기록 중이다.
다만 김민수의 출전 가능성을 높게 보기는 어렵다. 주요 전력들이 이탈한 상황에서 김민수를 벤치에 앉힐지도 의문이고, 만약 벤치에 앉게 되더라도 지로나가 여유 있게 경기를 리드하지 않는다면 출전 기회가 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김민수에게는 이번 1군 명단 포함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그만큼 지로나가 내부적으로 김민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1군 선수들과 같은 자리에서 경기를 본다는 것만으로도 김민수에게는 큰 경험이 될 것이다.
혹시 출전하게 된다면 김민수는 이천수(소시에다드·누만시아), 이호진(라싱), 박주영(셀타 비고), 김영규(알메리아), 이강인(발렌시아·마요르카), 백승호(지로나), 기성용(마요르카)에 이어 스페인 라리가에 데뷔한 8번째 코리안리거가 된다.
라리가는 한국 선수에게 약간의 벽 같은 곳이다. 기술 뛰어난 선수들이 뛰다보니 한국 선수들이 활약하기가 쉽지 않았다.
다행히 지난 시즌까지 이강인이 마요르카에서 활약하며 라리가 역시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그 역시 파리 생제르맹(PSG)로 떠나며 라리가에 한국 선수가 없다.
지로나는 과거 백승호(버밍엄 시티)가 2017년 여름 바르셀로나B를 떠나 이적한 곳이기도 하다. 2018-2019시즌엔 지로나 소속으로 라리가 데뷔 무대를 갖기도 했다. 백승호가 가장 최근 라리가에서 데뷔한 한국인 선수다.
사진=지로나 SNS,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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