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내가 옳았다" 자신감…북부 난민촌에 추가폭격
하마스 "해방투쟁 계속"…죽은 신와르의 강경노선 계승 예고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미국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수장 야히야 신와르 사망을 가자지구 휴전협상의 새 동력으로 삼으려 하지만 전쟁 당사자들은 호응하지 않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더욱 강경한 기조로 전쟁을 이어갈 태세를 확인했고 리더십을 잃은 하마스 역시 내부 수습에 부심하며 항전 의지를 앞세웠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신와르 사망 소식이 알려진 이후 가자지구 종전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잇달아 발신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정치적 해결을 위한 기회가 왔다"고 했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전쟁을 끝낼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다음 주 이스라엘과 중동을 찾을 예정이다. 그는 현지에서 이스라엘 인질석방과 가자지구 인도적 상황 개선, 가자지구 전후 구상 등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국의 적극적인 움직임에도 이스라엘은 여전히 전쟁을 이어가려는 모습이다.
이스라엘군은 18일 엑스(X·옛 트위터)에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에 추가 병력이 진입하는 영상을 게시하며 하마스 요원들이 이 지역에 재집결해 작전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민방위대는 AFP통신에 이날 밤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자발리야 난민촌에서 최소 3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이제 우리가 전쟁을 끝내지 않겠다고 고집한 이유가 국내와 전 세계 모두에게 분명해졌다"며 자신의 전쟁 전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가자지구 주민들도 이스라엘군이 느슨해진 징후는 전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하마스도 당장 협상 테이블에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수장을 잃은 충격을 추스르고 내부 혼란을 수습하는 일이 먼저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분석가인 조너선 파니코프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하마스가 휴전 협상을 할 의향이 있는 지도자를 뽑을지, 전쟁을 계속하려는 지도자를 선택할지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 출신인 믹 멀로이는 차기 지도자가 하마스 대원들을 결집하고 휴전 합의를 고수할 지휘체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역시 관건이라고 관측했다.
하마스는 신와르 죽음 뒤 이스라엘에 맞서겠단 의지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하마스 정치국원 바셈 나임은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은 우리 지도자 살해가 우리와 팔레스타인 국민의 투쟁 종말을 의미한다고 믿지만 "하마스는 매번 더 강해지고 더욱 많은 지지를 받는다"며 "(숨진) 지도자는 미래 세대가 팔레스타인 해방을 향한 여정을 계속하도록 하는 아이콘이 됐다"고 주장했다.
하마스 가자지구 2인자 칼릴 알하이야는 방송 연설에서 신와르가 내걸었던 휴전 조건을 고수하겠다며 "가자지구 공격을 중단하고 교도소에 갇힌 우리 죄수들을 석방하지 않는 한 인질들은 당신들에게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와르는 협상에서 하마스 내 대표적인 강경파로 꼽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뿐 아니라 중동 주변국과의 입장차 조율도 휴전 협상의 여전한 난제로 꼽힌다.
특히 휴전 뒤 전쟁을 완전히 종식하는 '전후 구상'에 대한 미국과 아랍 국가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미국은 전쟁 후 가자지구 평화 유지와 재건에 아랍 국가들이 참여하는 방안을 고려해왔다. 반면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고 팔레스타인 주권국 인정에 동의해야만 재건 지원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족주의 극우세력이 한 축을 이루는 네타냐후의 이스라엘 정권은 팔레스타인의 독립국 개념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이같이 휴전을 둘러싼 간극 속에 미국과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보호 방안에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안보 당국자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하마스가 신와르 살해에 대한 복수로 인질에게 해를 끼치는 일을 방지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NN 방송은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신와르 시신을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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