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이야기 확산…경찰 "성폭행 사건 확인 안 돼"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파키스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펀자브주에서 '성폭행 은폐 소문'이 돌면서 대규모 대학생 시위가 발발, 파키스탄 당국이 주내 모든 학교에 이틀간 휴교령을 내렸다.
18일(현지시간)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파키스탄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펀자브주에 있는 한 여자 대학 건물 지하실에서 한 여학생이 성폭행당했다는 이야기가 확산했다.
이후 경찰은 이 게시물에 등장하는 대학 경비원을 체포했지만, 피해자가 확인되지 않아 성폭행 사건이 있었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이 대학을 운영하는 사립 펀자브 대학 그룹의 아리프 쇼드리 이사도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존재하지 않는 사건"이라며 온라인에서 가짜 뉴스가 퍼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대학생들은 펀자브주 라호르에 모여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학교가 명성을 지키기 위해 경찰과 정부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고 진실을 은폐하려 한다고 항의했다.
대학생들은 학교 건물 창문을 부수고 버스를 불태웠다. 또 시위를 막으려는 경찰과 충돌했다.
시위는 수도 이슬라마바드 인근 라왈핀디에서도 벌어졌다.
시위가 거세지자 전날 오후 늦게 펀자브주 교육부는 오는 19일까지 주내 모든 학교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펀자브주 내무부도 같은 기간 각종 집회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현지 경찰은 시위 현장에서 기물을 파손하고 불을 지른 혐의로 380명을 체포했으며 SNS에서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이를 바탕으로 기사를 쓴 언론인을 체포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학생들은 이날 저녁부터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접한 북서부 카이버 파크툰크와주에서 희생자들에 대한 정의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이번 사건과 관계없이 수감 중인 임란 칸 전 총리 지지자들이 칸 전 총리의 석방과 헌법 개정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도 예고되면서 주말 동안 파키스탄 전국이 혼란스러울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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