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란티스의 왕 ‘아쿠아맨’이 신작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이하 아쿠아맨2)으로 돌아온다. 전작에서 이부동생 ‘옴’과 왕좌를 놓고 싸웠다면, 이번엔 동생의 손을 잡고 브로맨스를 펼친다.
영화 ‘아쿠아맨2’는 5년 만에 돌아온 ‘아쿠아맨’의 속편이다. 전작의 경우 DCEU(DC 확장 유니버스)에 여러모로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웠다. 특히 상업영화의 가장 큰 미덕인 흥행에 성공했다. 월드 와이드 기준 DC 코믹스 원작 영화 중 최고 흥행작이다.
대한민국에서도 500만 관객을 넘겼다. 중국에서도 큰 재미를 봤다. 당초 전 세계 중국 최초 개봉으로 프로모션을 펼쳤고, 바닷 속을 형형색색으로 가득 채우며 중국 관객 입맛을 저격, 개봉 첫날에만 2,4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당연하게 속편이 제작이 결정됐고, 전편의 흥행을 이끈 제임스 완 감독의 손에 다시 한번 메가폰이 쥐어졌다. 그 아래 제이슨 모모아, 패트릭윌슨, 니콜 키드먼, 엠버 허드 등이 다시 뭉쳤다.
그리고 전편과 비슷한 길을 걷기 시작한다. 빌런도 '블랙 만타'(야히아 압둘 마틴 2세 분)가 대를 이어 등장한다. 환경 오염을 향한 메시지도 여전하다. 이번엔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이변을 짚는다.
하지만 나름의 취사 선택을 했다. 전작이 액션과 수중 세계 등 화려한 볼거리에 힘을 줬다면, 이번엔 서사와 인물에 더 무게를 뒀다. 캐릭터의 관계를 보다 유기적으로 엮는다. 시리즈의 미래를 본 한 수다.
특히 '아서'(제이슨 모모아 분)과 '옴'(패트릭 윌슨 분)의 브로맨스가 영화의 중심을 이끈다. 액션부터 드라마, 코미디까지 책임진다. 전작에서 해갈하지 못했던 두 사람의 미묘한 관계는 이번 편을 통해 우애라는 꽃으로 다시 피어난다.
이 과정에서 패트릭 윌슨의 매력이 돋보인다. 빌런에서 벗어난 옴은 어린 시절부터 결핍됐던 가족에 대한 애정을 본작에서 충만하게 채운다. 형이 부탁한다면 바퀴벌레도 먹어 치울 기세다. '인시디어스' 시리즈, '컨저링' 시리즈 등 제임스 완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패트릭 윌슨은 잘생긴 비주얼과 뮤지컬로 다져온 발성으로 아틀란티스 왕가의 품격을 높인다.
다만 전작의 킹 메이커였던 ‘메라’(엠버 허드 분)의 활약이 눈에 띄게 줄었다. 조력자로 비치는 것도 아쉬웠던 전작이었는데, 존재감이 더 미비해졌다. 아서 주니어까지 탄생했는데 거기서 파생했을 부부 케미가 보이지 않는다. 마초의 매력이 넘쳐나는 아서이기에 그 밸런스가 더 어긋나 보인다.
단, 그 빈자리는 문어 '토포'가 채운다. 원작의 팬이라면 두 팔 벌려 환영할 마스코트의 등장이다. 작중에서 침투 전문으로 육성시킨 요원이라는 설정이다. 연체동물이라는 장점을 살려 십분 활약하니, MCU의 '구스'를 넘어 '로켓'보다 조금 못 미치는 위치에 자리한다.
액션의 비중이 줄고, 빌런의 무게가 줄어들었지만 볼거리는 여전하다. CG의 기술이 아무리 좋아지고, 관객의 눈이 높아졌어도, 해양 수중 영화의 스케일은 아무나 함부로 넘볼 수 없는 수준이다. 하여 이를 총괄한 제임스 완 감독의 수완이 대단할 따름이다. 그 와중에 자신의 인장은 확실하게 새겨 넣었다. 이번 영화를 보며 그의 연출에 깜짝깜짝 놀라는 관객이 여럿 생겨날 터다.
‘형 만한 아우는 없다’는 영화판의 속설 아래 화제성과 재미, 완성도만 본다면 전작에 비해 실망할 수 있다. 하지만 당초 ‘형 만한 아우는 없다’는 이야기로 성공한 ‘아쿠아맨’이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개봉하는 '아쿠아맨2’의 목표는 누가봐도 가족 관객이다. 눈에 호사를 일으키는 비주얼과 액션, 호쾌한 마초 유머, 전작보다 부각시킨 가족애를 가득 담았다. 추운 연말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충분히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영화다.
영화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은 20일 국내 개봉한다. 러닝타임은 124분, 12세 관람가.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권구현 기자 nine@hanryu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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