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실적 악화에 '알짜형' 줄이고 '고급형'은 늘리고

신용카드 결제 관련 이미지 [연합뉴스]

[직썰 / 최소라 기자] 카드사들이 업황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알짜카드를 단종시키는 한편 고액자산가를 위한 프리미엄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국내 8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하나‧롯데‧우리‧BC카드)가 단종시킨 카드는 ▲신용카드 247개 ▲체크카드 37개 총 282개로 최근 3년 중 가장 많았다. 

특히 같은 기간 신규 출시 상품 수보다 단종하는 상품 수가 더 많아 눈길을 끌었다. 올 한해 약 280개의 카드가 단종되는 동안 120개의 신규 상품이 새로 출시됐다. 지난해에는 192종이 새롭게 출시되고 116종이 단종된 바 있다. 

카드업계가 올해 들어 급격하게 카드를 없애는 원인은 실적 악화에 있다. 

올해 3분기 8개 전업카드사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73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단종된 카드에는 ▲신한카드 더 레이디 클래식, 딥에코 ▲삼성카드 아멕스 센츄리온 ▲KB국민카드 탄탄대로 시리즈 ▲현대카드 제로 모바일 에디션2 등 소비자들에게 유명한 '혜자카드'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투체어스 신용카드 [우리카드]

카드사들은 알짜카드를 단종시키는 한편 ‘VVIP(극소수 상류층 고객)’를 겨냥한 프리미엄 카드를 출시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달 무려 연회비 250만원의 카드를 내놨다. 우리카드가 출시한 '투체어스(TWO CHAIRS)' 카드는 고액자산가를 위한 맞춤형 카드로 우리은행 특화서비스인 투체어스 고객 중 최상위 등급인 블랙·골드 고객만 한정해 발급받을 수 있다.

해당 카드는 전월실적 조건 및 적립 한도 제한없이 국내외 전 가맹점에서 2%를 적립해 주고, 연간 1억원 초과 이용금액에 대해서는 1%를 추가로 적립해 준다.

연회비 250만원 상당의 포인트, 백화점상품권, 호텔외식상품권을 제공하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국내 마티나골드 라운지를 비롯한 전세계 럭셔리 공항라운지를 동반 3인까지 매월 8회 이용할 수 있으며 국내 특급호텔 레스토랑 및 베이커리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비자 인피니트 서비스로 제공되는 국내 공항라운지, 국내 특급호텔 및 공항 발레파킹은 본인카드로 횟수 제한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며 다양한 프리미엄 혜택을 강조했다. 

KB국민카드의 헤리티지 상품 라인업 [KB국민카드]

KB국민카드는 타겟 고객별 프리미엄 라인업을 구축했다.

연초에 MZ세대를 타겟으로 한 ‘헤리티지 스마트’카드를 출시했으며 이어서 6월,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4050세대와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헤리티지 리저브’, 최상위 VVIP 고객을 위한 ‘헤리티지 익스클루시브’를 출시했다. 연회비는 각각 20만원, 80만원, 200만원이다. 

연회비가 가장 비싼 헤리티지 익스클루시브 카드는 최상위 1% 고객을 타겟으로 해 별도의 심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이 카드는 전월 이용실적 조건 및 적립 한도가 없는 포인트리 적립 혜택과 함께 골프, 여행, 항공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2가지 종류의 쿠폰 서비스와 의료 동행서비스, 골프백 딜리버리 서비스 등 특별한 혜택을 제공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프리미엄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혜택과 특별한 카드 디자인으로 연회비 이상의 특별한 경험과 변함없는 가치를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원베일리 홈닉 삼성카드 2종 [삼성카드]

특정 아파트 주민에게만 발급해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카드도 있다. 삼성카드는 10월 래미안 원베일리 입주민 전용 신용카드인 ‘원베일리 홈닉 삼성카드’와 ‘원베일리 신세계 홈닉 삼성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래미안 원베일리 입주민 인증을 받아야 발급 가능하며 단지 인근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특화 혜택 등을 제공한다. 원베일리의 평당 매매가는 1억원이다. 

프리미엄 카드는 가입요건이 까다롭고 가입자 수가 많지 않아 전체수익에서 차지하는 절대적 금액은 많지 않다. 하지만 우량고객을 유치할 수 있고 높은 수익성과 낮은 연체율을 기대할 수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의 이런 행보가 고객들의 실질적인 이익은 외면한 채 이익만을 추구한다며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