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여전한 'HMM 곳간 빼먹기' 우려...산은 안전장치 유효할까

하림, 여전한 'HMM 곳간 빼먹기' 우려...산은 안전장치 유효할까

주주경제신문 2023-12-19 17:37:37 신고

3줄요약

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컨테이너사 HMM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여전한 곳간 빼먹기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하림 측은 승자의 저주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 경영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팬오션·JKL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향후 세부 계약 조건에 대한 협상을 거쳐 2024년 상반기 중 거래를 종결할 계획이다.

매각 대상은 채권단이 보유한 HMM 주식 약 3억9879만주(지분 57.88%)다. 인수가는 6조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앞서 본입찰에는 팬오션·JKL 컨소시엄과 동원그룹이 참가했다. 업계에선 유찰 가능성을 점쳤지만, 유효경쟁이 성립됐다.

하림그룹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참가했다. 하림그룹은 정성평가와 정량평가에서 동원그룹보다 앞선 것으로 전해졌다.

정성평가에선 2015년 팬오션(옛 STX팬오션) 지분 58%를 1조80억원에 인수해 성공적으로 경영한 경험을 높게 평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자금 조달 면에서도 팬오션을 통한 자산유동화, 영구채 발행 등을 통해 3조2500억원 수준의 자체 인수 자금 조달 계획을 세운 게 가점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

정량평가에서도 동원그룹의 인수가를 근소한 차이로 앞선 것으로 전해졌다. ​

하림그룹은 매각 측에 영구채 주식 전환을 3년간 유예해달라고 요청하면서 논란이 일었으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에 앞서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HMM을 최종 인수할 경우 하림그룹은 재계 27위에서 13위 수준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현재 하림그룹의 자산은 17조원 수준으로, HMM의 자산 25조8000억원을 포함하면 42조8000억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아울러 국내 1위 벌크선사 팬오션과, 세계 8위 컨테이너선사 HMM을 보유한 초대형 국제선사로 도약하게 된다.

일부 주주들과 노조 사이에선 하림그룹의 '곳간 빼먹기'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하림그룹과 HMM 간 체급 차이가 너무 극명한 탓이다.

하림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 규모는 1조6000억원인데 반해, HMM의 현금성 자산은 10조원이 넘는다. HMM의 현금성 자산을 함부로 유용하거나, 단기적으로 주가를 올리고 지분을 매각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

HMM해원연합노조는 현재 사측과 단체협약을 진행 중이다. ​노조는 특히 이번 하림의 HMM 인수가 '졸속 매각'이라고 비판하며, 매각 절차를 중단시키기 위해 모든 방안을 동원해 투쟁한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하림그룹을 '해운기업사냥꾼'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노조는 "자기자본 비율이 떨어지는 하림이 HMM을 인수할 시 현금성 자산이 10조원에 달하는 HMM이 하림의 곳간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가 내세운 근거는 현재 글로벌 해운업계에 닥친 불황이다. 노조는 세계 2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사도 적자로 돌아서며 본격적인 불황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국내 유일의 국적 대형 컨테이너선사를 매각하는 데다 조단위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인 만큼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향후 5년간 지분매각 금지 △3년간 연간 배당 5000억원 제한 △매각 측 비상임이사 지명권 등을 조건으로 달았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런 안전장치가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역으로 생각해 보면 하림그룹이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림그룹은 3년간 영구채 주식 전환 유예 등을 요구하는 등 무리하면서까지 인수를 추진했다. 입찰가 등을 이유로 우선협상대상자가 됐지만, 과연 하림그룹이 원했던 그림일지, 하림그룹이 6조원이 넘는 대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하림이 요구한 대로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1조6800억원의 잔여 영구채 전환이 3년간 유예될 경우, 인수 측 지분율이 유지돼 더 많은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김홍국 하림 회장은 지난 18일 하림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승자의 저주는 없을 것"이라며 "2015년 팬오션을 인수할 당시 승자의 저주에 걸릴 것이라 말하던 사람들이 1년이 지나자, 팬오션 인수는 신의 한 수였다고 평가를 180도 바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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