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주주의 눈물로 올린 삼목에스폼 공장...'주주 출입금지'

[르포] 주주의 눈물로 올린 삼목에스폼 공장...'주주 출입금지'

주주경제신문 2023-12-18 15:58:37 신고

3줄요약

2016년 5월 삼목에스폼 주주들이 발칵 뒤집힐 일이 일어났다. 당시 자산총계 2425억원, 현금·현금성 자산만 271억원에 달하던 삼목에스폼이 유상증자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삼목에스폼은 증권신고서에서 해당 자금을 산업단지 조성과 직원 기숙사 건축, 시화공장 재건축에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회사는 무차입 경영을 고수하며 돈이 있음에도 주주들에게 손을 벌렸다. 직원 복지 자금은 덤이었다. 무려 발행 주식의 절반 수준인 490만주 규모의 유상증자였다. 유상증자 공시 직후 주가는 20% 가까이 떨어졌고, 소액주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유상증자에 참여했다고 회상했다.

6년이 지난 2022년 충북 진천시에 스마트팩토리인 ‘에스폼 산업단지’(이하 에스폼산단)가 준공됐다. 새 공장이 복덩이였는지 그해 삼목에스폼 영업이익은 2021년 37억원에서 2022년 694억원으로 직전연도대비 18배 넘게 폭증했다.

<주주경제신문>이 지난 15일 주주의 눈물로 지어진 ‘에스폼 산업단지’와 ‘진천공장’을 주주연대와 함께 방문했다.

주주연대 차량이 에스폼산단 주차 차단기에 막혀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주주연대는 에스폼산단 위쪽에서 공장 부지를 둘러봤다. (사진=김나경 기자)

◆ 에스폼 산업단지

충북 진천시 광혜면에 위치한 ‘에스폼산단’에 도착했지만, 주주들은 공장 내로 들어갈 수 없었다. 주주연대 측에서 지난 11월 15일 사측에 ‘주주연대 주관의 공장 견학 요청’ 내용 증명을 보냈으나, 사측이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견학을 거부했다.

주주연대는 “직원의 통솔하에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는다”고 평했다. 타기업 주관의 공장견학 경험이 있는 기자 역시 의아했다.

주차 차단기가 더 이상의 공장 진입을 막자 주주연대는 ‘에스폼산단’의 규모를 보기 위해 산 중턱을 올랐다.

에스폼산단 부지 전경. (사진=김나경 기자)

면적 12만 5500평(41만4875㎡)의 세계 최대규모 단일공장을 직접 눈으로 보니 마치 하나의 마을을 보는 듯했다.

‘에스폼산단’은 공정의 70%를 자동화한 스마트팩토리로 사측은 과거 해당 공정으로 인건비를 30%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리적 이점으로 인한 물류비 절감도 가능하다.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 평택~제찬간 고속도로 등 남북과 동서축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해 전국 공사현장과 접근성을 높인 것이다.

또한 단일 부지에 자가 공장을 설립함으로써 공장 임차료도 절약했다. 과거 삼목에스폼의 전국 가동 공장 중 81.8%는 임차공장이었다.

스마트공장으로 인한 생산량 증가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삼목에스폼의 알루미늄폼 생산량은 직전연도대비 17만9952매 늘었다. 올해 3분기에는 이미 지난해 생산량을 9만8632매 뛰어넘었다.

수주도 뒷받침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5077억원으로 한 해 매출을 훌쩍 넘겼다.

에스폼산단에 보관돼 있는 알루미늄. (사진=김나경 기자)

'에스폼산단’ 한쪽에는 수많은 알루미늄이 보관돼 있었다.

익명의 소액주주는 작년 주주총회에서 사측이 현재 삼목에스폼 알루미늄 보유량이 11만 5000톤에 이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공사 현장을 재현하는 구조물과 현대 임대 대기 중으로 추정되는 판넬. (사진=김나경 기자)

공사 현장을 재현하는 구조물과 현대로 임대하는 판넬이 준비돼 있었다.

삼목에스폼은 건설 현장에서 내벽과 외벽 거푸집 판넬을 임대하는 사업을 한다. 임대사업인 만큼 규격제품은 회수 후 세척만 하면 재사용 가능하다. 비규격 제품은 안성공장 고로에서 녹여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주주연대는 이렇듯 재사용 가능한 판넬에 대한 감가상각이 심하게 이루어지는 것 같다고 의문을 표했다.

◆ 진천 공장

충북 진천시 이월면에 위치한 기존 진천공장. (사진=김나경 기자)

주주연대가 외부에서 보기 어려운 ‘안성공장’ 견학은 포기하고 돌아가기로 했다.

돌아가는 길에 충북 진천시 이월면에 위치한 기존 진천공장을 들렀다.

삼목에스폼은 2021년 7월 삼목에스폼의 지주사격인 에스폼(김준년 대표 외 특수관계자 지분 100%)의 특수사업·소재사업·폼사업부문을 흡수합병했다.

하지만 진천공장은 아직 에스폼 간판을 교체하지 않고 운영되고 있었다.

◆ 기자의 소회

삼목에스폼 주주연대가 에스폼산단 앞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사진=김나경 기자)

주주연대는 차가운 겨울비를 맞으며 준비해 온 플래카드를 걸었다.

유상증자 사용 목적 중 하나였던 직원 기숙사 건축과 시화공장 재건축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삼목에스폼은 주주 주머니를 털어 공장을 지었지만, 그 공장으로 얻은 이익은 주주와 나누지 않고 있다.

삼목에스폼의 영업이익은 2020년 127억원 적자에서 2021년 37억원 흑자전환한데 이어 지난해 694억원으로 18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회사 자본유보율은 2021년 5412.51%, 2022년 6218.04%로 쌓였다. 현재 유보자금이 자본금의 60배에 달한다는 뜻이다.

등기이사들의 연봉도 천정부지로 올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목에스폼 등기이사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은 2021년 8739만4000원에서 지난해 1억6309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삼목에스폼은 8년 동안 주당배당금 100원을 고수하고 있다.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에서 얼마만큼 주주에게 돌려줬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배당성향은 2021년 4.43%, 2022년 2.24%로 해마다 줄었다.

힘들 때만 주주를 찾고 잘 되니 주주를 팽하는 기업의 모습을 보니 씁쓸하다. 회사에 기대를 버린 주주들이 차라리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를 해 달라는 요구가 이해되는 부분이다.

주주에게 투자를 받고 그 이익을 주주와 나눈다는 주식회사의 의미가 무색해지는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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