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발 없이 걷지도 못해 지체장애 3급 판정을 받은 공무원 A씨(34)를 무차별 폭행으로 아래턱과 이가 부서지고 얼굴이 찢기는 등의 중상해를 입힌 10대들의 형량에 국민들의 분노가 이어지고 있다.
"병X 새X야, 네가 그렇게 싸움을 잘해?"
전북 전주에 사는 공무원 A씨는 지난해 10월 15일 이후 삶이 무너졌다. A씨는 목발 없이 걷지도 못하는 지체장애 3급이다.
사건은 야근을 마치고 후배 상담을 해준 뒤 식당에서 '혼밥'을 하던 중 발생했다.
A씨는 일면식도 없는 10대 2명에게 쳐다본 거 같다는 이유로 무차별 폭행을 당해 아래턱과 이가 부서지고 얼굴이 찢기는 등 7주간 병원 치료가 필요한 중상을 입었다.
검찰은 사건 당시 고등학생인 B군(18), C(19·현재 대학생)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과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C군은 과거 동네후배 D(17)군을 폭행한 혐의로도 기소되어 실형을 받은 바 있다.
전주지법 형사5단독 노미정 부장판사는 지난 9월 6일 B군과 C군에게 각각 징역 6개월에 징행유예 2년,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서 "장애인인줄 몰랐다"
공개된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사건 당일 오전 4시 전주시 효자동에 위치한 한 중국집에서 혼자 짬뽕을 먹고 있었다.
이때 식당 밖에 있던 B군이 손짓으로 A씨를 불러냈다. 이유는 "A씨가 날 향해 손가락질하며 욕한다 생각했다"라고 한다.
B군은 다짜고짜 "왜 펴다보냐"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A씨가 "오해가 있는 거 같은데 진짜 안 쳐다봤다"라고 해 말다툼으로 이어졌다. B군 일행 8명은 A씨를 둘러싼채 위협했다.
B군은 A씨에게 두 차례 머리를 들이받고 왼손으로 A씨 얼굴을 강하게 밀었다. A씨가 뒷걸음치자 C군이 A씨 어깨를 밀어 넘어뜨렸다. A씨도 일어나 목발을 짚고 C군에게 다가가 주먹으로 얼굴을 한 차례 때렸다.
그러자 C군은 두 주먹으로 A씨 얼굴을 네 차례 때리고 바닥에 쓰러진 A씨 얼굴에 '사커킥'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B군 등은 "X신 X끼야, 네가 그렇게 싸움을 잘하냐"고 조롱했다.
이들은 재판 내내 "A씨가 장애인인 줄 몰랐다"고 주장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피해액 1억... 공탁금은 겨우 2천...
A씨는 "신경 손상으로 표정이 자유롭지 못하고, 오른쪽 눈꺼풀 근육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항상 눈물을 흘려 결막염이 자주 생긴다"고 했다.
"매일 악몽을 꾼다"는 A씨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판정도 받았다.
B군 가족은 공탁금 2000만원을 법원에 맡겼지만 A씨 측은 "감형을 위한 형식적인 제스처"라며 거절했다.
A씨 측 변호사는"A씨는 현재까지 병원 치료비와 휴직으로 인한 급여 누락, 간병비만으로 4000만원 이상 손실이 발생했다"며 "앞으로 양악 수술과 치아 교정, 정신과 치료까지 받으면 4500만원이 추가로 든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날 B군에게 징역 10개월 실형을 선고해 주고, C군 항소를 기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18일 열린다.
Copyright ⓒ 투데이플로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