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2인자 없다' 재계도 '핵관' 세대교체

'영원한 2인자 없다' 재계도 '핵관' 세대교체

주주경제신문 2023-12-12 14:53:34 신고

3줄요약

재계가 다가오는 2024년 대대적인 2인자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오너가 젊어지며 새로운 가신(家臣)을 곁에 두겠다는 것이다.

SK는 그룹 사상 처음으로 사촌경영을 선언하며 변화를 시도한다. LG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선대회장 시대의 막을 내리고 물러나며 구광모 시대를 알렸다. HD현대는 오너 3세인 정기선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기존 부회장들이 용퇴하며 입지를 다진 정기선 호의 출발을 선언했다.

◆ SK 3세대 ‘사촌경영’ 시작…후계구도 본격화?

최태원 SK 회장(63) 취임 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3세대 ‘사촌경영’ 체제가 시작된다. 2016년 말 1950년대생 1세대 경영자들이 떠난 뒤 50대 젊은 참모로 지난 7년간 주요 계열사를 이끈 2세대 SK 경영진이 경영 2선으로 물러나는 것이다.

SK는 지난 7일 ‘2024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발표하며,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SK그룹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새 의장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SK 부회장, 장동현 SK 부회장은 SK에코플랜트 자문,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 고문으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의 오른팔이자 초교·대학 동기 동창인 조 의장은 2007년 최 회장의 제안으로 SK 재무담당으로 입사했다. SK와 SKC&C 합병을 주도하며 SK그룹 지배구조 완성을 주도했다. SK바이오팜 대표로 신약개발 사업을 이끌었으며, SK머티리얼즈 인수를 매듭지었다.

2016년 이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4 연임을 맡으며 SK그룹 2인자로 인정받았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의 SK수펙스추구협의회 차기 의장 선임과 함께 SK그룹은 사촌경영 체제를 시작한다. 최 부회장은 고(故) 최종건 SK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최 회장의 사촌 동생이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와 최창원 부회장이 이끄는 SK디스커버리로 나뉜다. 에너지, 화학, 바이오라는 유사한 사업을 하는 것 같지만, 에너지 수소분야 외에는 구체적인 사업 영역이 겹치지 않는다.

최창원 부회장의 중용이 후계구도와 연관 있다는 해석이 있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지난 10월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후계 구도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내가 사고를 당하면 우리 그룹은 누가 이끄냐”며 “나만의 계획이 있지만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 LG 떠나는 마지막 구본무 사람 권영수 부회장..미래기술 경쟁력 박차 구광모 호

6년 차를 맞은 LG그룹 4대 회장 구광모 체제에도 세대교체 바람이 분다. 구본무 선대회장 체제에서 부회장을 맡았던 인물 중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용퇴를 결정하고, 구광모 회장과 인연이 깊은 부회장들이 남으며 구광모 회장의 색깔이 짙어졌다.

권영수 부회장은 1979년 럭키금성 시절 LG그룹에 몸을 담은 ‘44년 정통 LG맨’이자 위기에 빠진 LG 계열사의 구원투수였다.

4분기 연속 적자를 앓던 LG디스플레이를 2007년 취임 후 2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을 키워 애플 수주를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2012년 LG화학으로 거취를 옮겨 현재의 전기차 배터리 세계 1위 LG에너지솔루션을 일구어냈다.

이후 권영수 부회장은 2018년 구본무 선대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구광모 회장이 선임되었을 때 구광모 회장과 함께 LG 각자대표를 맡으며 구광모 회장 체제를 안착시켰다.

구본무 선대회장 체제의 마지막 사람인 권영수 부회장이 용퇴를 결정하며 LG전자의 구광모 체제는 미래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

2018년 구 회장 취임부터 LG그룹 새 리더십 토대를 다진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물러나고, 권봉석 ,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남았다.

권봉석 부회장은 구 회장과 LG전자에서부터 인연을 맺었으며, 신학철 부회장은 구 회장이 회장 취임 후 처음 영입한 외부 인사다.

핵심 부품 계열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LG이노텍 최고경영자(CEO)는 전략가나 최고재무책임자(CFO)출신보다는 기술·연구개발(R&D), 현장을 잘 아는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 사장과 문혁수 LG이노텍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이 낙점됐다.

지난해에는 회사의 허리를 맡은 전무와 상무급 신규 임원과 40대 젊은 임원 수혈이 이뤄졌다면, 올해는 사령탑을 전격 교체하며 새로운 체제의 출전 준비를 마쳤다.

◆ 현대 정기선 시대 본격화

HD현대의 주력 사업인 조선 부문을 이끌던 가삼현 HD한국조선해양 부회장과 한영석 HD현대중공업 부회장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자문역으로 물러선다.

가삼현, 한영석 부회장의 퇴임과 현대그룹 최대주주이자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6남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아들 정기선 사장의 부회장 승진이 맞물리며 ‘정기선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했다.

가삼현 부회장은 정몽준 이사장의 의중을 잘 파악했다는 평을 받는다.

가 부회장은 1982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영업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사업 대표를 맡기도 했다.

정몽준 이사장과는 ‘축구’로 통했다. 정몽준 이사장을 따라 대한축구협회에 파견됐으며, 2002년 월드컵 때 대외협력국장, 2002 FIFA 월드컵 한국·일본 조직위원회 경기운영본부장 등을 맡으며 정몽준 이사장의 신뢰를 받았다.

오너 3세 정기선 부회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가 부회장이 용퇴한 것은 현대그룹 경영권 승계 안정성을 위해 힘쓴 가 부회장으로서는 당연한 수순이라는 해석이다. 정 부회장의 그룹 내 입지가 단단해졌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조선업을 넘어 수소,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힘쓴다.

지난 2021년 수소 사업 비전인 ‘수소 드림 2030’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그룹내 각 계열사의 인프라 및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육상과 해상에서 수소의 생산에서부터 운송, 저장, 활용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정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서울대학교와 공동으로 개최한 인공 지능(AI) 분야 산학연 포럼인 'HD현대&SNU AI 포럼'에서 "올해 1월 AI 센터를 발족하는 등 이전과는 다른 수준으로 AI 분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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