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벗어난 송민엽 감독, ‘하이쿠키’로 드러낸 ‘욕망’ [D:인터뷰]

KBS 벗어난 송민엽 감독, ‘하이쿠키’로 드러낸 ‘욕망’ [D:인터뷰]

데일리안 2023-12-06 13:57:00 신고

3줄요약

‘오월의 청춘’ 이어

유플러스 모바일TV에서 새 도전

‘오월의 청춘’을 통해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아픔을 녹여냈던 송민엽 감독이 ‘하이쿠키’를 통해 어두운 하이틴 스릴러로 변신을 꾀했다. KBS가 아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청소년 관람불가 미드폼 드라마로 시청자들을 만나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러나 ‘중심’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을 통해 메시지를 자극적이지 않게 전달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끌어냈다.

유플러스 모바일TV 오리지널 드라마 ‘하이쿠키’는 한 입만 먹어도 자신의 욕망을 실현시켜 주는 의문의 수제쿠키가 엘리트 고등학교를 집어삼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유플러스 모바일TV와 넷플릭스를 통해 함께 공개되며 다양한 시청자들을 아울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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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오월의 청춘’을 연출한 KBS 송민엽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판타지적 설정 ‘쿠키’를 통해 인간의 욕망을 들여다보는 작품으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마약, 범죄 등 소재가 소재인 만큼 환각을 경험하거나 폭력을 가하는 장면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전체 관람가의 청춘, 역사 드라마를 연출하던 송 감독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청소년 관람불가로 만나다 보니까, ‘TV에서 할 때보다 조금 더 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막상 (연출은) 해 보니 전체적인 과정은 비슷했다. 보는 분들이 불편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지양하려고 하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 물론 회차를 비롯해 그래도 고정된 형식에서 탈피를 해 볼 수 있었다.”

마약이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가 되면서 ‘하이쿠키’가 더욱 주목을 받기도 했다. 송 감독 또한 지금과 같은 흐름을 예상하진 못했다. 오히려 ‘이것이 한국에서 통할까’라는 걱정을 했다는 송 감독은 ‘하이쿠키’의 시의적절한 메시지가 잘 통하기를 바랐다.

“작가님께서 3년 전쯤 생각을 하신 작품인데, 처음 기획할 때는, 마약이 이렇게까지 문제가 될지는 몰랐다. 그런데 좋은 일은 아니지만 드라마보다 현실에서 더한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다. 성적을 올리기 위해, 원하는 것을 위해 잘못된 길을 선택하게 되는, 유혹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루고자 했다. 잘못된 걸 알면서도 목표를 얻고 싶어 유혹에 빠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했다.”

물론 ‘하이쿠키’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현실과는 거리가 먼 부분도 없지는 않다.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10대들이 주인공으로 나선 작품에서, 마약-범죄가 메인 소재가 된 것에 ‘낯설다’는 반응을 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그러나 각 인물들의 선택을 차근차근 따라가며 설득력을 높이면서, 현실을 흥미롭게 은유해 냈다.

“소재도 그렇고, 내용적으로도 따뜻한 인물이 안 나오는 드라마다. 그 와중에도 공감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악인을 미화하는 건 아니지만, 각자의 사정들이 있고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를 알려주려고 했다. 보통 사람들도 유혹에 흔들릴 수 있겠다는 걸 담아보고 싶었다. 과장된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을 반영한 부분도 있겠지만, 드라마적인 세계관이다. 그런데 그 안에서 어색하거나, 오그라들지 않게 만들고자 노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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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오월의 청춘’과는 완전히 다른 메시지를, 색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30분 내외의 미드폼 장르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역시도 새로운 시도였다. 이에 ‘이 작품이 설득력이 있을까’라는 걱정도 했지만, 작가, 스태프들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하이쿠키’만의 호흡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전 작품과는 같은 구석이 없다. 같이 만드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제가 이런 호흡을 가진 사람은 아니다. 가지고 있는 걸 버리려고 노력을 했다. 작가님과 배우들, 스태프들과도 어떻게 하면 좀 더 재미있을지 이야기를 많이 했다. 물론 내가 결정을 하게 되지만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이번에는 배우들과도 정말 이야기를 많이 했다. 시작할 때 대본이 다 나오진 않았었다. 이야기를 하면서 대본이 더 잘 묘사되고, 단단하게 구축이 된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도전에 나선 만큼,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기보단, 새로운 시도들을 하며 색다른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 플랫폼도, 장르도, 포맷도 새로웠던 만큼, 이 기회를 잘 활용해보고 싶은 욕심도 생긴 것이다. ‘본 적 없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틀을 깨는 노력을 이어갔다.

“작품에 쓰인 음악도 내가 자주 즐겨 듣는 음악은 아니었다. 전자음악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런 음악이 드라마에서 많이는 안 쓰이기도 했다. 대사가 나오면서 그런 음악들이 나오면 부딪힌다고 하더라. 이 분위기를 내면서도 드라마에서 잘 소화가 될 수 있는 음악들을 음악 감독님께서 고민하며 만들어 주셨다. 나중에는 음악 감독님도 도전이었다는 말씀을 해 주시더라. 내려놓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만들었다.”

앞으로도 해 보지 않은 경험들을 해 나가고 싶었다. ‘오월의 청춘’ 이후 ‘하이쿠키’로 돌아온 것에 대해 ‘새 시도’라고 평가하기도 하지만,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행보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장르적으로 선호를 하는 작품이 있진 않다. 제가 그냥 지금까지 느낀 건, 어려운 길을 선택하고 싶다는 거다. 너무 평범하고 무난하면 손이 잘 안 가는 것 같다. ‘오월의 청춘’은 80년대를 구현해야 했기 때문에 만들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이번에도 판타지적인 설정이 있었는데, 그래서 도전을 해 볼만한 구석이 있다고 여겼다. 스스로 고난의 길을 가는 편인 것 같다. 만들기 어렵고, 표현하기 어려울 때 성취감이 있고, 그래야 사람들도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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