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예술성·생명력 이어가는 '감독판' [D:방송 뷰]

'키리에의 노래: 디렉터스 컷' CGV골든에그지수 13% 상승

영화의 감독판은 한 작품에 대한 감독의 정신과 예술적 비전을 담아 영화의 마지막 완성도를 높이는 중요한 매개체다. 이는 상업적 이유나 러닝타임 한계로 수정되거나 삭제된 부분을 복구하거나 새로운 결말을 제시함으로써 작품의 생명력을 이어가는 역할과 예술적 탐험의 중요성을 부각시켜 영화 팬들의 환영을 받는다.

최근에는 이와이 슌지 감독의 '키리에의 노래'가 감독판으로 공개돼 극장에서 관객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았다. 노래로만 이야기하는 길거리 뮤지션 키리에(아이나 디 엔드 분), 자신을 지워버린 친구 잇코(히로세 스즈 분), 사라진 연인을 찾는 남자 나츠히코(마츠무라 호쿠토 분) 세 사람의 비밀스러운 사연을 들려줄 감성 스토리인 '키리에의 노래'는 지난 10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감독판으로 월드 프리미어 첫 선을 보인 바 있다.

국내 정식 개봉작은 2시간 가량으로 개봉했으나, 감독판은 178분 가량으로 더 깊이 있는 이야기와 마치 실제 버스킹 공연을 보는 듯한 더 길어진 공연 장면들이 삽입됐다.

이에 '키리에의 노래: 디렉터스 컷'은 깊이 있는 스토리텔링과 한층 더 완벽해진 미장센 등으로 CGV골든에그지수를 무려 13%나 상승, 역주행하는 광경을 연출했다. 이는 감독의 원래 의도와 예술적 비전이 높이 평가받은 결과다.

감독판의 성공적인 사례 중 하나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이다. 이 작품은 1982년 오리지널 개봉 당시, 리들리 스콧의 디스토피아가 내용이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관객들이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흥행도 참패했다. 하지만 1990년대 비디오가 대중화가 되면서 재평가 되면서, 리들리 스콧은 워너브러더스에 요구로 삭제된 장면이나, 실수 등을 보완해 무려 다섯 번의 감독판 편집본이 공개됐다.

이후 2007년 리들리 스콧 감독의 시나리오 수정과 캐스팅 과정, 촬영 현장의 이야기, 흥행 실패, '블레이드 러너'에 평에 대한 리들리 스콧의 솔직한 심경까지 모두 담긴 214분 분량의 최종 감독판이 세상에 나왔다.

이는 감독들이 자신의 예술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관객의 충성도 상승을 기대하는 불러일으켰다.

잭 스나이더 감독의 '저스티스 리그'는 팬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감독판이 제작됐다. 잭 스나이더 감독은 '저스티스 리그' 촬영 도중 딸의 사망해 하차하고, 조스 웨던 감독이 추가 촬영으로 영화를 완성해 2017년 개봉시켰다. 하지만 혹평이 주를 이뤘고, DC 팬들은 꾸준하게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를 만들어 달라고 목소리를 냈다.

4년 뒤 공개된 '저스티스 리그'의 감독판은 기존 극장판에 일부 미공개 장면을 추가한 일반적인 감독판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240분 영화로 부활했다. 잭 스나이더 감독이 조스 웨던 감독의 추가 촬영분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거세됐던 캐릭터들의 당위성과 서사를 부여하고 세계관, 액션 장면 등을 보완해 작품의 재미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2018년 개봉한 '독전'의 감독판 '독전: 익스텐디드 컷'도 본편에서 담기지 않았던 결말을 담아 화제가 됐다. 이에 '독전: 익스텐디드 컷'은 감독판임에도 불구, 19만 관객들이 관람했다.

감독판은 단순히 영화의 추가 장면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영화의 생명력을 높이는 수단이 됐다. 이는 관객들이 좀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선사하면서 감독들이 자신의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강조한다. 이는 과거와 현재 의미가 변질되지 않고 끊임없이 감독판이 전달하는 메시지이자 존재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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