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서른명에게 물어본 올해의 쇼핑

Part 2. 서른명에게 물어본 올해의 쇼핑

에스콰이어 2023-12-03 17:00:00 신고

3줄요약

31. CELINE VARSITY JACKET 올해 가장 잘 산 아이템. 컬러풀한 색감과 위트 있는 디테일, 풍성한 광택의 새틴 원단… 처음 봤을 때부터 딱 내 옷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280만원의 거금이 아깝지 않을 만큼 자주 입는다. - 이필성(스타일리스트) 32. ALASDAIR MCLELLAN 〈HOME amp; AWAY〉 BOOK 파리 출장 전부터 사진가 알라스데어 맥렐란의 북 사인회를 고대했고, 빽빽한 패션쇼 스케줄 사이에 기어코 틈을 내 사인회가 열리는 북 숍을 찾았다. 좋아하는 아이돌을 만나는 기분이 이런 걸까? 사인을 받고, 어색한 기념사진을 남기고, 모자와 티셔츠, 키링, 가방까지 모조리 사고 난 후에야 겨우 그곳에서 나올 수 있었다. 한평생 ‘덕질’을 해본 적은 없으나 그 마음을 어렴풋이 알 것도 같았다. 책장 가장 좋은 자리에 꽂아두고 햇빛이 예쁠 때 한 번씩 들여다본다. - 김유진(에스콰이어 패션 에디터) 33. HERMES BOX CALF BIRKIN BAG 내 첫 버킨 백은 파리 출장길에 구매한 40 모델이었다. 브라운 토고 레더와 골드 하드웨어의 조합이 꽤 마음에 들었지만 애매한 사이즈가 흠이었다. 손에 들기에는 조금 크고, 어깨에 메는 건 별로였다. 그러다 올해 아주 운 좋게 이 30 사이즈의 복스 레더 버킨을 발견했다. 그것도 광택까지 섹시한 블랙 컬러로. 들 때마다 클래식은 영원하다는 걸 느낀다. - 이민혁 (빅터쇼룸 대표) 34. BALENCIAGA DESTROYED PANTS 평생 수많은 디스트로이드 진을 봤지만 뒷면을 이렇게 과격하게 디스트로이드 처리한 진은 처음이었다. 가격은 330만원. 덜컥 사기 부담스러운 금액인 데다 너무 과감한 디자인 때문에 고민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이 바지를 두 벌이나 구매했다. 한 벌은 내 것으로, 한 벌은 내가 스타일링하는 아티스트에게 입힐 것으로. - 문승희(스타일리스트) 35. STUSSY × MARTINE ROSE DRIVING GLOVES 바이크에 한창 빠져 있었던 올해 초. 쾌적한 드라이빙을 위해 장비를 준비하다가 스투시와 마틴 로즈가 자동차 컬렉션을 만든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드롭 리스트에 마음에 쏙 드는 장갑이 있었다. 컬러풀하고 귀여운 패치워크, 로고 플레이 패턴… 날씨가 더 추워지면 장갑을 끼고 압구정 로데오를 달릴 생각에 설렌다. -이필성(스타일리스트) 36. XIAOMI LYDSTO W2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내 인생은 로봇청소기를 사기 전과 후로 나뉜다. 올해 산 샤오미 리드스토 W2는 나에게 신세계를 열어줬다. 물걸레 청소가 끝나면 스스로 세척하고, 먼지통까지 알아서 비우는 걸 감안하면 100만원에 가까운 금액도 싸게 느껴진다.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이 청소기를 추천하고 있다. - 이현우(헤어 스타일리스트) 37. HERMAN MILLER NEW AERON CHAIR 하루 중 반 이상은 앉은 채로 그림을 그리거나 컴퓨터 작업을 한다. 좋다고 소문난 의자를 여럿 써봤지만 얼마 못 가고 애꿎은 허리만 고생시키기 일쑤. 결국 고민하던 허먼 밀러의 뉴 에어론을 구매했다. 직접 앉아보고 왜 진작 이 의자를 사지 않았는지 스스로를 탓했다. 올해 가장 잘 산 물건. - 노상호(아티스트) 38. PARABOOT FERRET ARAGON SANDALS 우리나라에서 파는 구르카 샌들은 대부분 뭉툭해서 딱히 눈길이 가지 않았는데, 일본 파라부트 웹사이트에서 날렵한 아라곤 솔의 구르카 샌들을 발견했다. 머릿속으로만 찾던 것을 실제로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올여름 내내 닳도록 신나게 신었다. - 윤성남(알란스 매니저) 39. KOOLEE × QH LIGHTER KEYLING 핑크는 내 작품에 자주 사용하는 컬러다. 작업을 하다 보면 어두운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데, 핑크가 그 무거운 분위기를 반전시켜주기 때문이다. 몇 달 전, 아끼는 동생이자 타투 아티스트 쿨리가 연 전시에서도 핑크색 라이터 키링을 구입했다. 핑크색은 딱 한 개만 만들었다고 하는데, 매일 부적처럼 들고 다니고 있다. - 서부원(작가) 40. CAKE MAKKA FLEX ELECTRIC MOTORCYCLE 디자인부터 합격이었다. 전기 바이크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 일단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소음은 적고 매연도 없고 주차 공간에서 비교적 자유로우며 가까운 거리는 차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다만 최고 속력이 50KM/H라는 것이 유일한 단점. - 황병문(포토그래퍼)
41. EGONLAB SEQUIN TOP 매장에 들어가면 내가 입고 싶은 옷보다 촬영에 쓰기 좋은 아이템에 먼저 눈이 간다. 콘셉트에 딱 맞는 아이템을 찾아냈을 때의 짜릿함은 아는 사람만 안다. 에곤랩의 이 시퀸 톱을 발견했을 때가 딱 그랬다. 고가임에도 촬영 콘셉트에 제격인 옷이라 고민 없이 샀다. 촬영을 마치고 보니 나한테도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언젠가는 도전해볼 생각이다. - 김성덕(스타일리스트) 42. BALENCIAGA FORCE BELT 오랫동안 이런 벨트를 찾아 헤매다 마침내 발렌시아가 2023 여름 컬렉션에서 꿈에 그리던 아이템을 만났다. 국내에 몇 피스 안 들어왔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결제를 했다. 그런데 실제로 차보니 골반이 너무 아팠다. 바지에 맬 수 없기 때문에 골반이 벨트의 무게를 고스란히 견뎌야 했다. 이후론 스타일링 소품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이만큼 임팩트 있는 벨트는 드무니까. - 문승희(스타일리스트) 43. TOGA VIRILIS WESTERN MULE 오리지널 웨스턴보다는 현대적으로 해석된 웨스턴 스타일이 좋다. 웨스턴 부츠처럼 생긴 이 뮬도 왠지 소장 가치가 있을 것 같아 샀는데 뮬이 이렇게 불편하고 피곤한 신발인 줄 알았다면 사지 않았을 거다. 걸음마다 아킬레스건 근처에서 덜그럭거리는 하네스도 짜증을 유발하는 데 한몫한다. 이걸 신은 날엔 그저 공주처럼 가만히 앉아 있고 싶다. - 장호빈(모델) 44. SWAN PLATE소중한 사람들과 오붓하게 둘러앉은 크리스마스 디너 테이블을 상상한다. 곳곳에 놓인 촛대와 귀여운 음식, 아껴둔 앙리 지로의 샴페인. 그리고 올여름, 파리 방브 마켓에서 사온 고고한 백조 접시 세트도 빠질 수 없다. 해가 따갑던 한여름에 오직 크리스마스 생각 하나로 이걸 샀다. 깃털이 섬세하게 살아 있는 날개 위로 켜켜이 쌓인 일곱 개의 접시는 친구들과 나눠 쓰기 딱 적당하다. - 성하영(에스콰이어 패션 에디터) 45. JOHANFORS CRYSTAL GLASS 10월 중순에 찾은 스톡홀름은 내내 흐렸고 가끔 눈이 내렸다. 해가 떠서 질 때까지 늘 오후 5시처럼 우중충했다. 그 도시에선 짬이 날 때마다 빈티지 숍을 뒤졌다. 그러다가 이 작고 얇고 가벼우며 색과 무늬가 아름다운 이 잔을 목도했다. 의심하지 않고 살 수밖에. 깨질까 봐 캐리어에도 넣지 못하고 신주단지처럼 모셔왔다. 그 와중에 잔을 네 개만 들고 온 건 마지막 남은 이성이다. - 강민지(엘르 디지털 에디터) 46. SIMONE ROCHA RIBBON BAG 유튜브 채널을 만든 이후 지녀야 할 짐이 하나 더 늘었다. 바로 카메라. 물건 좀 들어봤다 자부하는 내게도 카메라는 참 까다롭다. 투박한 모양과 툭 튀어나온 렌즈 때문에 보통의 가방에는 잘 들어가지도 않고, 묵직한 무게감은 가방 모양을 망가뜨리기 일쑤다. 그런데 이 가방을 만나고 카메라 가방 유목민 생활을 정리했다. 탄탄한 나일론 소재와 넓은 내부 공간, 도톰하고 널찍한 숄더 스트랩, 게다가 리본도 퍽 귀엽다. - 김진환(스타일리스트) 47. SAINT LAURENT MUSIC NOTE VELVET JACKET 10년이 채 안 된 컬렉션임에도 생 로랑의 아카이브 피스가 되어버린 재킷. 바로 2016 F/W 뮤직 노트 컬렉션의 벨벳 트러커다. 존재감이 확실해 힘주고 싶은 날엔 어김없이 이 재킷을 고른다. 강렬한 버건디 벨벳과 크리스털 장식 덕에 다른 액세서리도 필요 없다. 닳도록 입은 흰 티에 블랙 진마저 쿨하게 만들어주는 마법 같은 옷. - 장호빈(모델) 48. OUR REGACY THIRD CUT JEANS 아워 레가시를 줄곧 좋아했다. 바쁜 해외 출장 중에도 아워 레가시 매장이 보이면 어떻게든 틈을 내 들를 만큼. 올해 런던 출장을 갔을 때엔 세 벌의 바지를 샀다. 전부터 눈독 들이던 어두운 그레이 컬러의 서드컷 진, 같은 디자인의 블루 데님 진 그리고 촉박한 시간에 쫒겨 허겁지겁 산 조금 다른 핏의 그레이 진. 마지막에 산 바지는 왠지 좀처럼 손이 안 간다. 다크 그레이 진만 줄창 입는다. - 황병문(포토그래퍼) 49. ROLEX VINTAGE WATCH 올해 초, 도쿄 빈티지 매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롤렉스 빈티지 워치. 원래는 가방을 보려고 들른 곳인데, 이 시계를 보는 순간 눈이 번쩍 떠졌다. 적당한 크기에 과하지 않은 디자인 그리고 고급스러운 골드와 블랙의 조화까지.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 바로 손목에 차고 나왔다. 1950년대 제품이라 시간이 정확하진 않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시간을 보려고 이 시계를 차는 건 아니니까. - 남호성(르메르 amp; 아미 브랜드 매니저) 50. SONIC EDITIONS ASAP ROCKY PRINT 음악도 안 들으면서 밴드 티셔츠는 산다. 속된 말로 패션 빅팀, 그게 나였다. 에이셉 라키, 잘 모른다. 힙합, 더더욱 모른다. 이 액자를 구매한 건 이미지 그 자체로 끌렸기 때문이다. 곳곳의 명암과 대비는 확실한데, 보고 있으면 희한하게 사진 같다가도 페인팅 같기도 했다. 그 오묘한 경계가 좋았다. - 강민지(엘르 디지털 에디터)



EDITOR 에스콰이어 패션팀 PHOTOGRAPHER 정우영 ASSISTANT 최지훈 ART DESIGNER 주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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