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김형서는 '비비'라는 브랜드가 '리브랜딩'의 단계에 와있다고 했다

Part 2. 김형서는 '비비'라는 브랜드가 '리브랜딩'의 단계에 와있다고 했다

에스콰이어 2023-11-23 16:00:00 신고

3줄요약

골드 드레스, 슈즈 모두 돌체앤가바나. 골드 이어커프 톰 우드.

골드 드레스, 슈즈 모두 돌체앤가바나. 골드 이어커프 톰 우드.


뮤직비디오도 직접 기획해서 촬영하잖아요. 타이틀곡뿐만 아니라 수록곡까지 발표곡 대부분이 뮤직비디오를 갖고 있는데, 그건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요?
뮤직비디오는 그냥 제가 만들면서 즐거워요. 많이들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사실 저는 제가 음악을 굉장히 완벽하게 만드는 사람은 못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뮤직비디오는 그걸 보충하기 위한 사족 같은 거라는 느낌도 있죠.
제가 생각을 해봤는데요. 형서 씨가 굉장히 호쾌한 사람인 데 반해 스스로의 실력에 대해서는 늘 이렇게 겸손한 자세를 가진 부분에 대해서. 어쩌면 겸손한 게 아니라, 스스로를 음악사에 남을 거장 뮤지션들과 비교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맞아요. 그들과 비교하는 거예요. 사실은 오만한 거죠. 그리고 다르게 보면 현실적인 거고요. 어쨌든 그들을 기준으로 두고 제가 부족함을 느끼니까 그 부분을 채워줄 뭔가를 더 해보자고 생각하는 거잖아요. 저는 어떻게 보면 제가 하고 있는 게 종합예술 같은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음악, 비디오, 비주얼, 상상력을 자극하는 부분까지 모든 걸 총동원하는 거죠. 저는 사실 1등이 너무 하고 싶은 사람인데, 제가 1등으로 음악을 잘한다거나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은 아니잖아요. 1등으로 예쁜 사람도 아니고, 1등으로 연기를 잘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러니까 길을 만들어서라도, 제가 만든 풀 안에서라도 1등을 한번 해보고 싶은 거죠.
그렇게 다양한 면을 보여주는 게 커리어에도 유기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드라마 〈최악의 악〉에 캐스팅된 것도 ‘KAZINO(사장님 도박은 재미로 하셔야 합니다)’ 같은 곡의 뮤직비디오가 끼친 영향이 있었을 테니까요. 감독님이 먼저 출연을 제안하셨다고 들었거든요.
러브콜을 받긴 했는데, 약식으로 오디션도 보긴 했어요. 다행히 좋다고 해주셔서 함께하게 된 거죠. 그런데 그 작품은 사실… 너무 힘들었어요. 제가 너무 못했고요. 드라마는 처음이었잖아요. 영화는 비교적 준비 기간도 길고, 생각도 좀 오래 해볼 수 있고, 테이크도 많이 가볼 수 있는 부분이 있거든요. 드라마는 그에 비하면 다른 템포로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제가 너무 몰랐던 거죠. 선배님들이 없었으면 저는 아예 못했을 거예요. 현장의 선배님들이 다들 정말 잘해주셨거든요. 많이 가르쳐주시고, 북돋워주시고.
저는 잘해냈다고 느꼈는데요. 해련(김형서의 〈최악의 악〉 배역)이라는 캐릭터가 워낙 쉽지 않은 면이 있잖아요. 연기 베테랑들이 맡은 다른 캐릭터들은 금방이라도 전부 불살라버릴 듯 이글거리는데, 혼자 서늘하게 앉아서 모든 걸 간파한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인물이니까요. 존재감만으로 시청자에게 그 온도차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하니까.
저도 사실 해련이라는 캐릭터가 쉽지 않았어요. 제멋대로인 것 같은데, 그렇다고 철이 없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성숙해서 모든 걸 다 아는 캐릭터여서도 안 되고, 사랑에 눈물을 흘릴 줄도 알아야 하고, 하… 어떻게 보면 저도 제 이해에 대한 확신을 갖지못한 상태에서 연기를 한 거죠. 다음에 하면 정말 잘할 자신 있어요.

가죽 재킷, 카디건, 시스루 톱, 스커트, 슈즈 모두 미우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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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서 씨는 각본이 너무 재미있어서 무작정 하겠다고 한 거라고 들었어요. 본인이 소화할 수 있을지 없을지 판단을 떠나서.
진짜 재미있잖아요. 보셨다니까 알겠지만 정말 재밌는 작품이죠. 저도 4화까지는 푹 빠져들어서 봤어요. 5화부터 제가 나오거든요. 그때부터는 이제 괴로워지고.
(웃음) 후반으로 갈수록 재미있어지는 작품이었어요. 영화 〈화란〉은 어땠어요? 그것도 본인 연기 때문에 보기가 힘들었어요?
〈화란〉의 경우에는, ‘좀 더 이렇게 했다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야 들지만 후회되는 건 없어요. 저도 하얀(김형서의 〈화란〉 배역)이라는 캐릭터를 정말 후회 없이 팠고, 후회 없이 찍었거든요. 사실 테이크를 정말 많이 갔기 때문에 잘 나오지 않기가 힘든 촬영이었죠.
영화를 보는 내내 형서 씨가 하얀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이해했을지 궁금했어요. 어떻게 보면 연규가 끝내 지켜야 할 존재고, 또 어떻게 보면 연규가 인간성을 저버리지 않도록 끝까지 지켜주는 존재이기도 하잖아요.
저는 제 동생한테서 하얀이라는 캐릭터의 면면을 되게 많이 봤던 것 같아요. 물론 모든 요소가 다 다른데요. 굳이 겹쳐 보자면 저는 연규에 좀 더 가까운 사람, 안 좋은 상황에서 더 안 좋은 선택을 하는 종류의 사람인 반면에 제 동생은 어떻게든 밝은 곳으로 나아가는 종류의 사람 같았던 거죠. 혼자서 잘하는 애를 제가 괜히 걱정하기도 하는데 사실 걔가 저보다 강한 부분도 있거든요. 작년에도 제가 여러 번 무너지고 하면서 동생한테 의지를 굉장히 많이 했어요. 강한 아이예요.
작년이면 나경 씨가 한창 데뷔 준비를 하던 때 아닌가요? (김형서의 동생 김나경은 걸그룹 트리플S의 멤버로 데뷔했다.)
맞아요. 그렇게 바쁜 애를 붙잡고.(웃음) 그런데 나경이는 원래 책임져야 할 뭔가가 있을 때 진짜 힘을 발휘하는 애예요. 저는 짐이 많으면 그냥 자리에 주저앉아버리거든요. 난 못 해. 못 하겠어 하고. 아니면 그 짐들은 생각 못 하고 문제만 해결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거나요. 근데 걔는 이렇게 저렇게 들쳐 업고 짐을 들고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요. 그런 부분에서 저와는 정말 다른 사람이라는 걸 많이 느꼈죠. 하얀이를 연구할 때도 나경이의 존재가 도움이 많이 됐어요.
〈화란〉은 칸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기도 했죠. 지난 인터뷰에서 형서 씨는 스스로를 ‘알량한 재주를 가진 사람’이라고 표현했는데, 데뷔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음악과 연기 두 분야 모두에서 꿈의 무대에 오른 셈이에요. 코첼라와 칸 영화제.
그러니까요. 제가 진짜 운이 좋다니까요.
그걸 그냥 운이라고 일축한다고요?
운이죠. 저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요. 세상에 저보다 잘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김형서 같은 사람은 김형서밖에 없잖아요.
그것도 운인 거죠. 다행히 저라는 사람을 받아들여주고, 주목해주는 시대라는 거잖아요. 시대도 운인 거예요.
끝도 없이 반박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시간이 여의치 않네요.(웃음) 슬슬 마무리 질문을 드릴까 봐요. 김형서라는 아티스트는, 혹은 비비라는 브랜드는 지금 어떤 지점에 와 있을까요?
전환점에 와 있죠. 왜 예를 들어서… (잠깐 고민하다가) 아니다. 이렇게 말하면 문제가 되겠구나. 이건 그냥 오프 더 레코드로 들어주시면 되는데요.
(웃음) 잠깐만요. 기사에 쓸 수 있는 말로 해주세요. 저번 인터뷰 때도 신나게 얘기 나누고 흡족해서 돌아갔다가 나중에 다 덜어내고는 얼마나 황망했는데요.
아, 그래요?(웃음) 음. 그럼 이렇게 말할게요. 지금은 비비라는 브랜드가 리브랜딩을 하는 시기입니다. 실제 의류 브랜드로 예를 들자면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영입하고, 로고도 바꾸고, 완전히 새로운 느낌으로 재단장하는 시기가 있잖아요. 저도 그렇게 그간 소진된 이미지를 벗어내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거죠.
순조롭나요?
순조롭습니다. 내년 3, 4월쯤이면 결과물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형서 씨가 새롭다고 하니 얼마나 색다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감사합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양손을 맞잡고 녹음기를 바라보고 있다가) 녹음기 끄셨죠? 그래서 방금 제가 원래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뭐였냐면요. 브랜드라는 게…. (녹음기가 꺼진다)

튜브톱 드레스 알렉산더 맥퀸, 슈즈 발렌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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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오성윤 PHOTOGRAPHER 이규원 STYLIST 윤지빈 HAIR 박창대 MAKEUP 이숙경 ASSISTANT 송채연 ART DESIGNER 김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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