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한소희가 <경성크리처>를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이유

Part 1. 한소희가 <경성크리처>를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이유

에스콰이어 2023-11-22 19:00:00 신고

3줄요약

문샤인trade; 골드 소재의 36mm 케이스와 메시 브레이슬릿, 말라카이트 그린 다이얼이 눈길을 끄는 드 빌 트레저 오메가. 레더 베스트 고엔제이. 슬리브리스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문샤인trade; 골드 소재의 36mm 케이스와 메시 브레이슬릿, 말라카이트 그린 다이얼이 눈길을 끄는 드 빌 트레저 오메가. 레더 베스트 고엔제이. 슬리브리스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번 오메가 화보의 제품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어울리는 골드 색상들로 골라봤어요.
어쩐지. 요새 골드가 새롭게 뜨고 있기도 하니까요. 제가 워낙 손목이 얇아 시계를 차지 않다가 오메가와 인연을 맺으면서 시계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특히 오메가에서 제게 어울리는 시계를 선물해주시면서부터는 차고 다니기 시작했고요.
손목이 정말 얇으시네요.
맞아요.(팔을 들어 보이며) 이렇게 하면 스트랩이 안 보여요.(웃음) 그래서 종종 옷 위에 차기도 하거든요. 오늘 찬 시계 중에도 옷 위에 찬 컨스틸레이션 골드 워치가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하긴 옷을 입고 차도 넉넉하겠군요. 여기 오기 전에 소희 씨 블로그 글을 엄청 재밌게 읽었어요. 글을 정말 잘 쓰더군요. 비문이 없는 건 물론이고, 읽는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노력한 흔적들이 보였어요.
그게…쉬운 게 아니더라고요. 블로그 하나 쓸 때면 썼다 지웠다, 다시 썼다 지웠다를 반복해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줄줄줄’ 다 적어놨다가 어떤 건 필요가 없어서 지우고 또 어떤 건 읽는 데 헷갈릴까 봐 지워요. 최대한 제 블로그를 찾는 팬들이 깔끔하고 콤팩트한 글을 읽을 수 있게요. 말이 길어지면 (팬들이) 지루해할까 봐 걱정돼서 그래요. 글의 양보다는 질로 승부하자. 그런 마음이죠.
그건 타인에 대한 상냥한 태도이기도 해요.
올해부터는 글을 쓰면서 제 감정이 팬들에게 전가되지 않기를 바랐어요. 제가 힘들 때고 기쁠 때고 글을 쓸 때는 그 당시의 감정이 글에 최대한 드러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거죠. 슬픈 감정이나 힘든 마음을 드러내서 걱정하지 않도록, 저 때문에 하는 걱정은 최대한 덜어드리고 싶거든요.
거의 모든 포스팅에 댓글이 4500개가 넘게 달렸어요. 반응은 한계 숫자인 9900개를 이미 넘겨서 카운트가 멈췄고요. 전 이렇게 반응이 활발한 블로그는 처음 봐요.
(웃음) 저 오래 했거든요. 블로그는 데뷔하기 전부터 했어요. 아직도 인스타보다는 블로그를 통해 얘기하는 게 좀 더 편해요.

세드나 trade; 골드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다이아몬드 세팅 베젤로 우아함을 강조한 씨마스터 아쿠아 테라 150M 쉐이드 오메가. 시스루 드레스 아크네 스튜디오.

세드나 trade; 골드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다이아몬드 세팅 베젤로 우아함을 강조한 씨마스터 아쿠아 테라 150M 쉐이드 오메가. 시스루 드레스 아크네 스튜디오.

블로그에 올라온 음악 취향이나 영화 취향이 저와 비슷한 세대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어요. 모과이, 파이스트, 쿡스는 소위 엑스세대 중에서도 인디 음악 팬들이 듣던 음악들이니까요. 어떻게 그런 취향을 갖게 됐는지 궁금해요.
아 그래요? 중학생 때 처음 음악을 의식적으로 듣기 시작한 게 너바나, 라디오헤드, 오아시스였거든요. 거기서 시작해 흘러가다 보니 파이스트와 모과이까지 가게 된 거죠.
그런데…그 음악들이 제가 중학생 때 실시간으로 들은 음악이거든요. 중학교 2학년 때 라디오헤드 2집이 막 신보로 나왔죠. 소희 씨랑 저랑 10년 넘게 차이가 나서 신기해요.
생각해보면 저랑 비슷한 음악을 듣는 친구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어요. 좀 특이한 편이었던 것 같아요. 남들이 ‘좋다 좋다’라며 열광하는 걸 일부러 안 듣는 기질이 있었거든요. 그런 애 있잖아요. 학교에서 맨날 이어폰 끼고 하루 종일 노래만 듣고 있는 아이요.(웃음) 그게 저였어요. 학창 시절 음악에 관심이 많기도 했지만 그림을 그리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리려면 많은 걸 봐야 하잖아요. 뮤직비디오도 보고, 전시도 보고, 영화도 자주 봤어요. 그땐 정말 가리지 않고 볼 수 있는 것들을 다 봤던 것 같아요.
어쩐지…최근에 본 영화도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였지요. 시네마떼끄에도 자주 갈 것 같아요.
맞아요. 혼자 예술영화 극장을 돌아다니고 실물 전시를 보러 다니는 걸 정말 좋아해요. 요즘은 워낙 미디어 아트들이 활발하기도 하고, 실물 전시를 보기보다 온라인으로 먼저 작품을 감상하는 경우들이 있잖아요. 그래도 저는 최대한 실물을 보려고 직접 가는 편이에요.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를 보면서는 어떤 생각을 했어요.
이건 영화 바깥의 이야기이기는 한데요, 그런 영화를 만들기 위해 도전하는 사람들이 점점 없어지지 않을지에 대한 걱정을 했어요. 사이언스 픽션이나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상업적으로 점점 더 그 지배력이 강해지다 보면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처럼 보고 나면 어떤 감정인지 모르겠지만 가슴이 먹먹해지는 그런 영화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요.
그런 얘기들이 영화인들 인터뷰를 하다보면 종종 나오더라고요.
저도 정답은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소비자를 생각하지 않고 영화를 만들 수는 없을 테니까요.
그렇지요. 영화 안에서는 뭐가 가장 좋았어요?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가 맡은 줄리엣의 눈이 너무 좋았어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도 그녀가 겪은 세월이 다 느껴지는 눈빛이었죠. 웃고 있어도 우는 것만 같고, 어쩐지 그림자가 남들의 그것보다 더 짙은 느낌이었어요. 사실 어떤 관객에겐 엄청 불친절한 영화일 수도 있겠지요.
맞아요. 영화가 거의 끝나갈 때까지 대체 줄리엣은 왜 저럴까, 계속 생각하게 되지요.
그런데 그 얘기가 밝혀지고 나서 정말 가슴이 먹먹해지잖아요.

매끈한 30mm 케이스와 스틸 amp; 옐로 골드 콤비 브레이슬릿으로 모던함을 더한 드 빌 프레스티지 오메가. 패딩 베스트, 니트 뷔스티에 모두 블루마린. 데님 팬츠 메종 마르지엘라.

매끈한 30mm 케이스와 스틸 amp; 옐로 골드 콤비 브레이슬릿으로 모던함을 더한 드 빌 프레스티지 오메가. 패딩 베스트, 니트 뷔스티에 모두 블루마린. 데님 팬츠 메종 마르지엘라.

한편 DPR(Dream Perfect Regime )처럼 힙한 뮤지션들도 좋아하죠.
맞아요. 안 가리고 그냥 다 듣고 다 봐요.
그런데 신기한 건 그 와중에도 취향의 일관성이 느껴지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저도 그걸 잘 모르겠어요. 저도 분명히 알아요. 제 취향은 확고해요. 그런데 제 취향이 뭐냐고 물어보면,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게 말이 좀 안 되는 것 같지만 전 좀 ‘엄’한 걸 좋아해요.
엄한 것이라…엄하다…무슨 뜻일까요?
이게 좀 추상적인 표현인데, 제가 좀 엄하다고 느끼는 게 있어요. 넓게 보면 마이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짜 마이너한 건 또 아니거든요. 너바나도 라디오헤드도 오아시스도 제 또래들 사이에서만 마이너했지 실은 한 시대의 최정상을 찍었던 아티스트들이니까요. 그런데 말로 풀어서 음악 취향을 설명하지는 못하겠네요.
‘엄하다’는 의미를 짐작해보자면 만드는 사람들이 진심이었던 작품들을 말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비슷하다고 할 수 있어요. 영화로 얘기하는 게 더 쉬울 것 같은데요, 뭔가에 미쳐 있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그 영화가 좋아져요. 예를 들면 영화를 보면서 모든 장면을 논리적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제 경우는 단 한 장면이라도 정말 제 몸을 통과하듯 강렬하게 체험되고 나면 다른 모든 장면의 의도가 이해되거든요.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도 그랬고, 라르스 본 트리에르의 〈멜랑콜리아〉 역시 그런 영화였어요. ‘도대체 어쩌려는 거지?’라고 생각하며 보다가 단 한 장면이 저를 통과하고 나자 감독이 전달하려던 모든 것을 그냥 알게 되는 영화였어요. 그 모든 것이 무엇인지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요.
최근에 본 작품 중에 추천하고 싶은 영화가 있어요?
최근에 본 것 중에는 〈디태치먼트〉가 정말 좋았어요. 에이드리언 브로디가 주인공인 선생님 역을 맡았어요. 영화는 분명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요. 한 남자, 한 인간의 시선을 통해 이 ‘교육’이 대상이 되는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꽤 직설적으로 보여주지요.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결국 교육과 환경에 따라 너와 내가 바뀔 수 있다는 메시지가 좋았어요. 그건 결국 나도 너와 같고 너도 나와 같다는 통섭적인 메시지로 확장되기도 하니까요.
제가 왜 그 작품을 아직도 안 봤을까요?
꼭 보세요. 재밌을 거예요.

옐로 골드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선레이 마감한 샴페인 다이얼, 다이아몬드 아워 마커가 특징인 컨스텔레이션 오메가. 프린팅 톱 꾸레쥬. 스커트 더 아티코 by 무이.

옐로 골드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선레이 마감한 샴페인 다이얼, 다이아몬드 아워 마커가 특징인 컨스텔레이션 오메가. 프린팅 톱 꾸레쥬. 스커트 더 아티코 by 무이.

그나저나 드디어 기다리던 12월이 왔습니다. 기대작인 〈경성크리처〉가 곧 공개되지요.
안 왔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말하면 제 마음은 지금 반반이에요. 어서 12월이 와서 빨리 보고 싶다는 마음이 반, 너무 떨리고 두려워서 안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반이에요.
모든 작품이 공개될 때마다 이렇게 떨려요?
아니요. 그렇지 않아요.
그럼…너무 대작이라서 그래요?
그것도 아녜요. 〈경성크리처〉 시즌 1은 제가 20대 때 찍은 작품이거든요. 지금으로부터 한 2년 전에 찍은 첫 번째 시즌이 지금 공개되는 거예요. 그래서 아무런 기억이 안 나요. 내가 그 장면을 어떻게 연기했는지, 나는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박서준 선배의 연기는 어땠는지, 심지어 스토리조차 기억이 안 나요. 기억상실증에 걸려 눈을 떴는데 누군가 ‘당신이 2년 전에 찍은 영화인데, 이제 곧 개봉합니다’라고 말해주는 느낌이에요. 보면 아마 이런 반응이 나올 것 같아요. ‘엥? 제가 이걸 찍었다고요?’.(웃음) 그러고 나선 주관적 평가도, 객관적 평가도 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지겠죠. 찍은 게 기억은 안 나지만 눈에 보이는 건 누가봐도 ‘나’니까요.
아…어떤 느낌인지 조금 이해했어요.
제가 지금 시점에서 의지할 수 있는 건 감독님과 서준 선배뿐이에요.
〈D.P.〉나 〈킹덤〉처럼 시즌 1을 공개하기 전에 시즌 2 제작이 확정된 작품들이 있지요. 다들 명작이지요.
저희 작품도 지금 시즌 2 제작까지 마쳤으니, 명작이 될 거예요.
크리처들은 아직 못 보셨죠?
못 봤지요. 사실 저는 이번처럼 그린 스크린 앞에 서서 크로마키 촬영을 하는 건 처음이었어요. 처음엔 쉽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오히려 사람이 아닌 벽이 있는 상황이 나중에는 긴장이 덜 될 때도 있고 상상력이 더 극대화되는 것 같은 경험도 했어요.
소희 씨가 맡은 윤채옥은 직업이 특이하죠.
네. 사람 찾는 데 도가 튼, 못 찾은 사람이 없는 ‘토두꾼’으로 나와요. 아마 지금까지 보여드린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일 거예요.
팬들이 너무 오래 기다린 건 알죠? 그동안 공개된 작품이 너무 적어서요.
알죠 알죠. 그런데 방법이 없었어요. 계속 촬영이 있었거든요.(웃음)

세드나trade; 골드 베젤과 브레이슬릿에 346개의 다이아몬드를 촘촘하게 세팅한 화이트 오팔 다이얼의 컨스텔레이션 오메가. 스트라이프 니트 드레스 키코 코스타디노브 by 무이.

세드나trade; 골드 베젤과 브레이슬릿에 346개의 다이아몬드를 촘촘하게 세팅한 화이트 오팔 다이얼의 컨스텔레이션 오메가. 스트라이프 니트 드레스 키코 코스타디노브 by 무이.



FASHION EDITOR 윤웅희 FEATURES EDITOR 박세회 PHOTOGRAPHER 박종하 STYLIST 조보민 HAIR 한수화 MAKEUP 강예원 ASSISTANT 최지훈/신동주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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