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 두고 가요” CCTV 인증한 학생...주인 ‘감동’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연일 무인 매장에서 절도 행각을 벌이는 10대 청소년의 소식이 전해오는 가운데 한 학생이 가게에 되려 1500원을 현금으로 두고 간 사연이 알려졌다.

CCTV에 돈을 비추고 있는 학생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

서울 중랑구에서 무인 라면 가게를 운영 중인 A씨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게 정리하는데 휴지 케이스 안에 돈이 들어있었다”며 “무슨 돈인가 싶어서 CCTV를 돌려보고 감동했다”며 사연을 밝혔다.

A씨에 따르면 폐쇄회로(CC)TV에는 한 남학생이 가게 문 앞에서 망설이다 가게로 들어오는 모습이 담겼다. 학생은 외부에서 사 온 컵라면을 A씨 가게에서 먹었다.

라면을 다 먹은 남학생은 지갑에서 1000원과 500원을 꺼내더니 CCTV에 비추고 휴지 케이스 안에 숨겨뒀다.

A씨 가게에서도 라면을 팔고 있지만 카드 결제만 가능한 탓에 학생은 이곳에서 라면을 구입할 수 없었고, 다른 곳에서 사 온 라면을 먹고만 가기 미안했던 학생이 일종의 ‘자릿세’를 지불한 것이다.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

A씨는 “동네 편의점에 라면 먹을 공간이 없다. 아이들이 놀이터나 길거리에 앉아 컵라면을 먹더라”며 “영상 찍힌 당일에 비가 내리고 추워서 그랬는지 망설이다 들어와서 먹고 돈을 두고 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에 이런 학생이 있다니. 이 아이는 분명 큰 사람이 될 거다. 오늘 아침부터 기분 좋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달에는 어른 4명이 옆 가게에서 샌드위치를 사서 들어와 먹고만 갔다”며 “그땐 참 씁쓸했는데, 오랜만에 마음이 예쁜 아이를 봤다. 귀엽고 착하고 어른보다 더 대견하다”고 감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