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 반란'의 주인공 김상아(35)가 '휴온스 LPBA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첫 결승 진출에 우승까지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김상아는 LPBA 투어 준우승과 함께 자신의 선수 경력 중 역대 가장 많은 상금인 1000만원의 준우승 상금을 손에 넣었다.
결승전을 마치고 아쉬움이 가득한 눈빛의 김상아를 만났다.
첫 결승전을 치른 소감이 어떤가?
결승전이었는데 경기력이 많이 안 좋아서 보시는 팬들께 죄송한 마음이다. 이번 대회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많이 긴장 안 하려고 노력했다. 4강전까지는 별로 긴장을 안 했는데, 결승전은 많이 떨렸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이번 휴온스 대회는 잊지 못할 대회가 될 것 같다.
결승전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4강까지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번 대회에서 결승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항상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되게 많이 했다. 당구를 오래 쳐왔고, 꾸준히 연습도 하고 있는데, 꼭 대회만 나가면 경기력이 연습했던 대로 안 돼서 그동안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이번 대회는 정말 편하게 치자, PPQ에 탈락해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출전했다. 오히려 위 라운드로 올라갈수록 점점 더 안 떨렸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이전에도 한 번 8강에 오른 적이 있다. 그때와 이번 대회를 비교하자면?
그때는 LPBA 투어 초기라 인원도 많지 않았다. 물론 그때도 서바이벌부터 시작해서 쉽지는 않았지만 비교하자면 이번 대회가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이전 대회 애버리지가 0.6 정도였는데, 이번 대회에서 0.8~9로 올라갔다. 급격하게 좋아진 이유가 있나?
보통 연습할 때 평균 애버리지가 0.8~9 정도 되는데, 항상 대회 때는 0.5 이하로 치고 탈락하곤 했다. 이번 대회는 운도 많이 따라줬고, 테이블 컨디션도 좋아서 뱅크샷이 잘 들어갔다. 덕분에 애버리지도 이전 대회보다 잘 나온 것 같다.
올 시즌을 위해 기술적으로 준비한 것이 있나?
기본 공 위주로 많이 연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직도 부족한 게 많다고 생각한다. 임정숙 선수와 같은 구장에서 연습하고 있는데, 언니가 많이 도와줬다.
결승전은 이전 라운드보다 확실히 중압감이 있었나?
많았다. 4강까지만 해도 목표한 것 이상으로 이뤘다고 생각해서 마음 편하게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는데, 결승전은 맘 편하게 하자고 아무리 생각해도 잘 안되더라. 이렇게 많은 관중들 앞에서 경기를 한 것도 처음이라 시야도 좁아지고, 중압감도 심했다.
임정숙, 김세연, 강지은 등 친한 선수들이 다 LPBA 챔피언들이다. 친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좀 조급했을 것 같은데.
친한 선수들이 많지 않은데, 공교롭게도 친한 선수들이 다 우승자들이다. 그렇다 보니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 특히 임정숙 선수는 나처럼 아이 엄마라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결승전 시작 전에 임정숙 선수가 어떤 이야기를 해줬나?
'할 수 있다' '아무 생각 없이 평소처럼 해라' 이런 이야기를 해줬다. 어떤 욕심이나 이런 게 들어가면 안 된다고도 조언해 줬다.
일단 목표한 바는 이뤘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꽤 오래 걸렸다. 어떤 점이 어려웠나?
아이를 키우면서 당구를 치는 게 쉽지 않았다. 남편도 당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지원해 주고 내가 없을 때는 아이들 케어도 해줘서 너무 고맙다. 하지만 매일 연습하는 게 쉽지 않았다. 주로 아이들 학교 갔을 때 연습하고 집에 올 시간 되면 들어와서 밥 챙겨 주고, 애들 재우고 나서 밤에 다시 나가서 연습을 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엄마가 당구선수인 걸 알고 있나?
초등학교 4학년, 6학년 아들 둘인데, 알고는 있지만 둘째 아이는 아직 어려서 엄마 빨리 떨어지고 집에 오라고 한다.
이번 대회에서 얻은 게 있다면?
이전까지는 방송 경기에서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이번 대회 8강전에서 강지은 선수랑 방송 경기를 했는데, 꼭 이기는 모습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쳤다. 그동안 카메라 앞에서 경기하는 게 불편하고 낯설었는데, 이번 대회를 계기로 다음 대회는 더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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