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수주전 '약진' HD현대, 삼성·한화 '긴장'

[프라임경제]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2차 수주전이 본격 개막했다. 

HD한국조선해양(009540) 조선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329180)이 당초 예상됐던 것보다 많은 물량을 따내자, 삼성중공업(010140)과 한화오션(042660)이 긴장하는 모양새다.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는 오는 2027년까지 LNG 생산량을 기존 연간 7700만톤에서 1억2600만톤까지 증산하는 카타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LNG를 운반하는 선박이 필요한데 국내 조선 3사는 지난해 총 54척의 1차 물량을 수주했다. 전체 물량 65척 가운데 83%로 한국 조선사가 독차지한 셈이다. 

업체별로 각각 △한화오션 19척 △삼성중공업 18척 △HD한국조선해양 17척이었다. 나머지 물량인 11척은 중국의 후동중화조선에게 돌아갔다.

올해 하반기 2차 물량은 40척으로 1차 발주보다 줄었지만, 전체 발주 금액이 100억달러(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2차 물량에 대한 국내 조선사의 수주 규모는 △삼성중공업 16척 △한화오션 14척 △HD한국조선해양 10척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최근 HD현대중공업이 복병으로 떠올랐다. HD현대중공업이 지난달 27일 카타르에너지의 LNG 운반선 17척을 건조하기로 합의 각서(MOA)를 체결했기 때문이다. 예상 규모보다 7척이나 많은 LNG 운반선을 수주한 것이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 삼성중공업

HD현대중공업과 카타르에너지가 체결한 LNG 운반선 1척당 계약 금액은 2억3000만~2억4000만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장가인 2억6500만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해 1차 물량 대비 1500만달러가량 인상된 금액이다.

HD현대중공업의 약진으로 수주할 수 있는 LNG 운반선 규모는 30척에서 23척으로 줄어들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이 나머지를 모두 수주한다고 해도 당초 예상보다 작은 규모를 건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변수도 있다. 후동중화조선 등 중국 조선사가 수주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의 몫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번 수주전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국내 조선 3사의 연간 수주 목표치 달성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9월 일찍이 159억4000만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수주 목표치 3년 연속 조기 달성에 성공했다. 반면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아직 모자란 상태다.

삼성중공업은 연간 수주 목표 금액인 95억달러 중 66억달러(69%)를 채웠다. 한화오션은 연간 수주 목표 금액인 79억8000만달러 중 21%가량인 14억7000만달러를 확보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성과에 따라 연간 수주 목표 달성이 달려있고, 한화오션은 최대한 많은 물량을 확보하는 상황이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카타르에너지와 막바지 협상에 돌입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카타르 LNG 운반선 대량 발주가 예정된 만큼 올해 수주도 지난해에 이어 연간 목표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 3사가 이미 3년 치 이상의 잔량이 있기 때문에 급하게 일감을 채워야 하는 상황은 아닐 것이다"라면서도 "다만 연간 수주 목표가 설정돼 있기 때문에 남은 물량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