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인터뷰] '거미집' 정수정 "재능에 대한 고민은 늘, 그저 최선을 다할 뿐"

[K-인터뷰] '거미집' 정수정 "재능에 대한 고민은 늘, 그저 최선을 다할 뿐"

한류타임스 2023-09-28 13:30:34 신고

3줄요약

배우 정수정이 김지운 감독의 신작 ‘거미집’에 출연, 1970년대 영화계의 떠오르는 스타 한유림으로 분했다. 그는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박정수, 장영남 등 쟁쟁한 선배들과 한 작품에서 연기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을 얻었다. 그뿐만 아니라 ‘거미집’은 올해 5월에 있었던 ‘제76회 칸영화제’ 공식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고, 덕분에 정수정은 인생 처음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거미집’은 정수정에게 배우로서 잊지 못할 선물이 됐다.

정수정은 김지운 감독과 첫 만남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김지운 감독님을 수년 전 행사장에서 우연히 만났을 때 멋있는 감독님이라 여겼었는데, 막상 작품으로 만나게 됐을 때 무척 긴장했었다”고 전했다.

“김지운 감독님의 작품이라 어떤 역할이라도 무조건 하고 싶었다. 어떻게 어필을 할까 고민하다 ‘가장 나다운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막상 감독님과 만났는데, 작품 이야기를 하나도 안 하시고 수다만 떨었다. 그런 적은 처음이었다. 당시에는 좋았는데, 미팅이 끝나고 걱정됐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다 좋은 사인이었던 것 같다. 감독님이 대화를 나누면서 나에 대해 알게 되고, 유림이랑 접점을 찾으신 것 같다”

‘거미집’은 정수정에게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었다. 1970년대가 배경이라 기존에 해왔던 연기와 다른 결을 보였고, ‘거미집’이 영화 속 영화의 구조를 띠고 있었기 때문에 대사 톤도 새로 익혀야 했다.

“어떤 작품을 선택할 때 이미지 변신이나 새로운 역할에 대한 걱정이나 두려움은 늘 없었다. 오히려 더 하고 싶었다. 나 또한 늘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소화하고 싶은 욕심이 있고, 새로운 걸 하면서 재미를 느낀다. ‘거미집’은 제목을 들었을 때부터 느낌이 좋았고, 대본을 읽어보니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역할이 있었다. 안 할 이유가 없었던 작품이었다. 촬영하면서도 민폐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자칫 유림이가 너무 아이 같고 철없고 징징거리는 것처럼 보이면 안 되니 조금은 사랑스럽고 밉지 않게 풀어내려 고민했다. 현장에서 감독님께 질문도 자주했다”

‘거미집’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배우들의 앙상블이다. 정수정에게 쟁쟁한 선배들과 호흡은 어땠는지 물었다.

“송강호 선배님은 ‘진짜 송강호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내 앞에서 연기하는데, 스크린을 보는 것과 같이 현실감이 없었다. 연기하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연기해야겠다’라는 고민이 절로 됐다. 모두에게 영감과 영향을 줬다. 처음에는 베테랑 선배님들과 연기를 하니까 많이 긴장했다.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아예 긴장하지 않게끔 항상 유도해 주셨다. 모두 모니터 뒤에서 수다를 떨다가 촬영에 들어갔다. 늘 긴장도를 낮추고 촬영했었다. 수다 타임과 스낵 타임이 많이 도움됐다. 덕분에 긴장하지 않고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정수정은 실제로 드라마 촬영 중에 ‘거미집’을 촬영했다. 극 중 한유림도 드라마 촬영 중에 ‘거미집’ 재촬영에 응하게 된다. 우연이었지만, 상황 자체가 비슷하게 맞아떨어졌다.

“유림이처럼 연기 욕심이 많고, 그걸 또 해내고 싶어하는 모습은 나와 비슷하다. 드라마와 영화 촬영이 2개월이나 겹쳤었다. 잠을 못 자니까 정말 어려웠다. 그렇게 활동했던 적이 없었다. 드라마 촬영이 끝나면 영화 세트장으로 이동해서 촬영했다. 난 진짜 유림이의 삶을 살고 있었다. 김지운 감독님이 맨날 ‘또 놀러 와’라고 말씀하셨었다. 다행인 건 ‘거미집’이 세트장 한 곳에서만 촬영해서 편했다. 한 세트장에서만 촬영한 것도 처음이었다”

극 중 김열은 데뷔작 이후 이렇다 할 히트작이 없는 데다, ‘거미집’ 재촬영도 여러 이유로 방해를 받자 자괴감에 빠진다. 그는 자신의 재능을 의심하기에 이른다.

“솔직히 재능에 대한 고민은 매번 한다. 해내야 할 때는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지만, 뒤돌아서 후회할 때도 있다. 모니터할 때도 나 자신에게 아쉽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이런 고민은 나뿐만 아닐 거다. 늘 ‘나는 왜 잘 못했을까’라는 고민을 하는 것 같다. 일단 ‘나는 그때 최선을 다 했어’라고 후회하지 않게 실행해버리고, 후회하지 않으려 한다. 힘들어지거나 죄책감이 들까 봐 모니터를 엄청나게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만족했던 부분을 꼽기 어렵지만, ‘거미집’을 하고 나서 다행히 죄책감은 안 들었다. 나에게 어려운 장면들이었기에 ‘무사히 해냈다’라는 생각이 항상 들었다”

바쁜 일정과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엄격한 편이었기에, 정수정에게 ‘거미집’은 매 순간이 도전이었다. 하지만 고생한 만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경험들과 즐거운 순간들도 많았다.

“모니터에 보이는 내 캐릭터가 정말 좋았다. 언제 이런 메이크업을 해볼 수 있겠나. 매일 핼러윈 코스튬을 한 것 같았다. 진짜 영화 찍는 기분이 들고, 영화배우로서 느낌이 나게 하는 분장이었던 것 같다. 그런 마음으로 임할 수 있게 해줬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선배들의 연기를 보며 감탄했던 적이 많았다. 이 현장에 있다는 자체가 나에게는 발판이자,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배웠고 성장할 수 있었기에 더욱 소중했던 현장이었다”

정수정에게 있어 ‘거미집’은 선물 같은 작품이다. 그의 연기 커리어에 있어서도 중요한 그뿐만 아니라 됐다. 더불어 정수정의 여러 모습을 한 작품 안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 준다.

“관객분들에게도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빵빵 터지는 재미를 주는 작품이라 좋은 추석 선물이 될 것 같다. ‘거미집’은 하나의 티켓으로 두 가지 영화를 볼 수 있다. 엄청난 배우분들을 한 작품 안에서 만날 수 있고, 70년대 비주얼과 연기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은 흔치 않다. 이런 기회를 놓치는 건 아쉽다고 생각한다”

정수정에게 경험과 성장이라는 특별한 선물을 안겨준 ‘거미집’은 현재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조정원 기자 jjw1@hanryutimes.com

Copyright ⓒ 한류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