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없는 무대, 다시 울려 퍼지는 거리의 음악 [다시, 버스킹①]

지붕 없는 무대, 다시 울려 퍼지는 거리의 음악 [다시, 버스킹①]

데일리안 2023-09-28 07:56:00 신고

3줄요약

방역 수칙 완화로 버스킹 문화도 다시 확산

"자유로운 형태로 소통할 수 있는 무대"

‘뜨는 상권을 찾으려면 거리 공연(버스킹, Busking)이 열리는 곳을 찾으라’는 말이 있다. 대중음악을 통해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유동인구가 늘어나면서 상권에도 생기가 돌게 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버스킹의 성지로 불리는 ‘홍대걷고싶은거리’는 1년 365일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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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수년간 버스킹 문화가 침체를 겪긴 했지만, 최근 방역 수칙 완화와 엔데믹 이후 홍대를 비롯한 지역 곳곳의 거리에선 다시 음악이 울려 퍼지고 있다. 지자체들도 상권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버스킹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이는 버스킹이 공연문화로 자리 잡은 것을 넘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수단으로써의 역할까지 하게 됐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길거리 공연을 뜻하는 버스킹이라는 단어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때는 2000년대 후반부터다. 2008년 팀 이름도 없이 덜렁 악기만 들고 거리에 나섰던 4인조 밴드가 팀이름을 묻는 관객에게 ‘그냥 좋아서 하는 밴드에요’라고 대답하면서 이름을 정하게 된 좋아서 하는 밴드의 일화도 매우 유명하다. 거리 공연의 정석처럼 여겨지던 기타와 젬베 조합의 밴드를 시도했던 것도 이들이다.

버스킹 문화의 붐을 일으킨 건 단연 십센치(10CM)다. 2010년 단지 연습할 곳이 없어 홍대거리 길바닥에 주저앉아 연습을 시작했고, 같은 해 8월 발매한 디지털 싱글 ‘아메리카노’가 대박을 터뜨리면서 버스킹의 대표주자로 이름을 알리게 된 케이스다. 이후 2011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3’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버스커버스커까지 등장하면서 버스킹 문화는 홍대 인근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홍대거리가 ‘버스킹의 성지’가 불리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한강 버스킹에 나선 십센치 ⓒMBC

홍대거리의 버스킹 문화는 이후 지역 곳곳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서울만해도 홍대거리를 비롯해 신촌, 건대, 여의도‧뚝섬‧망원‧반포 등 한강공원 등에서 버스킹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고 부산 해운대와 광안리해수욕장, 서면, 남포동, 대구 동성로, 수성못, 김광석거리, 광주 유스퀘어, 여수 해양공원 등지에서 버스킹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버스킹이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배경은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순기능들 덕분이다. 버스킹은 누이 좋고 매부도 좋은데, 조카까지 좋은 일석삼조 그 이상의 효과를 낸다. 관객은 공짜로 공연을 즐길 수 있어 좋고, 지역상권은 버스킹이 길거리를 홍보하는 문화상품의 역할을 충족하면서 유동인구가 모일 수 있어 좋다. 더해 공연의 주체인 버스커에게도 버스킹은 자신을 알리는 홍보 수단으로 작용한다.

소규모 기획사를 운영 중인 A씨는 “최근 반포 한강 공원에서 평일 오후 7시에 버스킹을 했는데 300명 이상의 시민들이 있었다. 좋은 음악과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 삼아 여유를 즐기는 시민들도 좋고, 불특정다수의 관객들 앞에서 공연하면서 아티스트를 홍보할 수 있어서 기획사 입장에서도 좋다”면서 “실제로 유튜브용 영상 촬영도 진행했고 현장에서 팔로우 이벤트도 진행했다. 실제로 팔로워 수가 크게 늘었다”며 웃었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윤동환 회장 역시 “버스킹은 정해진 무대나 관객이 아닌, 자유로운 형태로 아티스트와 관객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퍼포먼스다. 관객의 신청곡에 따라 레퍼토리가 달라지기도 하고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다른 공연을 펼치기도 한다. 신인인 경우 내가 하는 공연이 관객으로부터 어떤 반응이 있을지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 전에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이며, 아티스트에 대해 알지 못하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나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홍보 방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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